무서운 호랑이 눈빛에 흔들린 몰리나리?

2019-04-16     고형승 기자

마스터스 3라운드까지 2타 차 선두에 나서며 우승을 노리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는 대회 최종일 전반 9홀에서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맞바꾸며 이븐파로 마쳤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는 데 성공하며 몰리나리에 1타 차로 따라붙었다. 

타이거 우즈는 9번홀 그린에서 강렬한 눈빛으로 몰리나리를 쳐다보며 스쳐 지나갔다. 아주 찰나였지만 이 장면은 케빈 C. 콕스 사진 기자에 의해 포착됐다. 단 세 장의 사진에서 보인 우즈의 눈빛은 호랑이처럼 매서웠다. 

몰리나리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설명해주는 듯 보인다. 운명은 12번홀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타이거 우즈는 13번과 15번,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몰리나리는 12번과 15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며 무너져 내렸다. 

골프는 멘탈 싸움이기 때문에 사소한 요소 하나로도 상황이 뒤바뀔 수 있다. 물론 9번홀에서의 눈싸움(?)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겠지만 미묘한 순간을 잡아낸 사진 기자의 사진 세 장이 골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중요한 순간을 아주 잘 표현한 명작은 아닐까.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