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훈훈한 정환의 각오

2018-08-29     인혜정 기자

뛰어난 실력뿐만 아니라 훤칠한 체격, 선 굵은 외모로 국내 최고 스타의 반열에 오른 이정환. 최근 물오른 아이언 샷으로 하반기를 접수하겠다는 각오다.

하반기가 시작됐다.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나?
때가 올 때까지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하려고 한다. 투어 활동을 하면서 어려울 때가 많았지만 포기를 몰랐다. 그 결실은 지난해 첫 우승으로 이어졌다.

결실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다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항상 가까운 타깃을 정해야 한다. 너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룰 수 있는 수준으로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하반기에 승수를 추가하는 걸 목표로 잡았다. 하반기 대회가 남았으니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기술적으로 달라진 점은 있나?
사실 올해 초 아이언 샷이 조금 불안정했다. 백스윙 톱이 전보다 플랫해지면서 클럽이 더 뒤에 머무르게 됐다. 그러다 보니 스윙이 낮게 들어오면서 감기는 샷을 유발했다. 올 초 백스윙 톱을 조금 더 높이고 스윙이 너무 뒤에서 내려오지 않게 보완하는 데 힘쓰고 있다. 거리 편차가 줄었고 샷의 방향성이 좋아졌다. 80~110m 거리에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언 샷이 장기다. 아이언맨이라는 별칭도 얻었는데, 그 비결은 무엇인가?
클럽과 궁합이 잘 맞는다. 지난해 클럽을 교체한 뒤 샷 정확도가 크게 좋아졌다. 후원 클럽사에서 진행하는 퓨어링 시스템으로 샤프트 중심축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피팅할 수 있어 좋았다.

최근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은?
쇼트 게임을 할 때 손목의 움직임에 신경을 쓴다. 기존엔 어프로치 샷을 구사할 때 손목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양 손목 사이에 끼운 골프공을 떨어뜨리지 않는 연습을 했더니 몰라보게 정확성이 좋아졌다. 손목을 많이 사용할수록 거리가 들쭉날쭉한데 이 연습을 한 뒤 일정한 스윙을 구사하게 됐다. 특히 10~20m의 짧은 샷에서 효과를 봤다.

투어 내에서 큰 키를 자랑해 많은 팬이 장타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히 거리 욕심은 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워낙 부드럽게 치는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갑자기 폭발적인 장타를 치기란 어려울 것 같다. 트랙맨의 데이터에서 확인한 나의 볼 속도는 160~165마일가량이다.

지난 5월 잭니클라우스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2타 차로 우승을 놓쳤다. 많이 아쉬웠을 텐데?
사실 3라운드까지 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최종일 16번홀에서 드라이버를 당겨 치면서 러프로 공을 보내 보기를 기록했고 (이)태희 형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태희 형이 마지막까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아쉬웠던 점은 그날 코스가 어려워 무리하지 않고 플레이를 했는데 좀 더 공격적으로 임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하반기 우승을 노려보겠다.

어떤 코스를 선호하는가?
유독 바람이 부는 코스에 강한 편이다. 지난해 우승한 코스도 바닷 바람이 많이 불었다. 변별력 있는 코스를 선호한다. 어려울수록 노련함이 필요하고 더 많은 기술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은?
크게 기복이 없다. 성적이 좋을 때 들뜨지 않는다. 화가 날 때 역시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다. 오히려 플레이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인기를 꾸준히 지속하는 비결은?
나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최대한 마음을 표현하려고 한다. 사소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 사인을 원하거나 사진을 함께 찍고 싶어
하면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응하려고 한다. 성숙한 팬 서비스를 하는 것도 프로 골퍼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은?
1년 전부터 대회마다 나를 응원하는 부부가 기억난다. 이 두 분은 먼 곳에서 대회가 열려도 빼놓지 않고 응원해주신다. 창원에서 꽃게집을 운영하셔서 근처에서 대회가 열릴 때 나는 부부의 식당을 방문한 적도 있다. 종종 함께 식사도 하고 연락도 하고 지낸다.

나의 골프 패션은?
화려한 룩보다 단정하지만 포인트가 있는 룩을 좋아한다. 후원사 PXG어패럴의 깔끔하고 세련된 스타일이 내 취향과 잘 맞는다.

[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ihj@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