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골퍼들의 꿈의 무대 [Feature :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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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골퍼들의 꿈의 무대 [Feature : 1611]
  • 김기찬
  • 승인 2016.11.1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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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골퍼들의 꿈의 무대 [Feature : 1611]

사진_조원범, 손석규, 김주원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골퍼들의 꿈의 무대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아시아-태평양아마추어챔피언십을 다녀왔다. 매년 해외를 돌며 열리던 대회가 이번에는 한국에서 개최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아마추어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량을 겨루는 이 대회는 남다른 스케일을 자랑한다. 글_고형승

규모만 놓고 보면 국내 프로 대회 못지않다. 아니, 어쩌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시아-태평양아마추어챔피언십은 흔히 US아마추어챔피언십과 함께 아마추어 골프의 메이저 대회로 불린다. 하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대회다. 2009년에 창설된 이 대회는 마스터스(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 그리고 아시아-태평양골프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매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40여 개 나라에서 120명의 남자 아마추어 골프 선수가 초청된다. 그동안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 태국, 호주 그리고 홍콩을 돌아다니며 개최된 아시아-태평양아마추어챔피언십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렸다. 지난해 프레지던츠컵이 열린 인천 송도에 위치한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파72, 7062야드)이 그 무대가 됐다. 지난 10월6일부터 나흘간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호주의 커티스 럭(Curtis Luck)이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자는 이듬해 마스터스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1 대회장 전경. 2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트로피. 3 빌리 페인 오거스타내셔널 회장(앞줄 왼쪽)과 우승자 커티스 럭을 비롯한 오거스타내셔널 회원들. 4 호주의 캐머런 데이비스. 5 한국의 양건. 6 한국의 이원준. 7 인도 선수가 맨발로 연습 라운드를 하고 있다. 8 파푸아뉴기니 선수단. 9 뉴질랜드 선수단.

 

규모도 최고, 대우도 최고! 롤렉스, IBM, 삼성, 3M, AT&T 등 세계 굴지의 기업이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는 대회인 만큼 물량 공세가 어마어마하다. 일단 대회의 진행과 장치 장식물 설치 등을 위해 투입된 해외 인력만 200명이 훌쩍 넘는다. 대회를 주관하는 세 단체의 직원들은 물론 오거스타의 원로 회원들 그리고 빌리 페인(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회장)과 마틴 슬럼버스(영국왕립골프협회 대표), 데이비드 체리(아시아-태평양골프협회 회장) 등 골프계 유명 인사들이 대거 대회장을 찾았다. 대회조직위원회에서는 참가 선수 전원과 스태프, 해외 초청 기자단에 매년 항공편과 숙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그 비용만 따져도 웬만한 국내 메이저 대회 총상금과 맞먹는다. 어디 그뿐인가. 전야제와 환송 파티에 들어간 비용도 만만치 않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후원으로 수요일에 진행된 전야제에는 출전 선수와 대회 관계자 300여 명이 초청됐다. 무대와 공연, 식사에 억 단위의 비용이 투입됐다. 토요일에 진행된 환송 파티는 오거스타내셔널과 R&A에서 마련한 자리였다. 이때도 인기 걸 그룹 마마무가 초청되는 등 그 규모에 참석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단순히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하는 조촐한 대회를 상상했다간 허를 여러 번 찔린다. 기자들이 대회 기간 내내 상주하던 미디어 센터의 규모도 국제 대회 수준으로 마련됐다. 일본과 중국, 호주와 뉴질랜드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들이 80석에 달하는 자리를 메웠다. CNN도 대회장을 방문해 한국의 골프 열기에 대해 취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리포터 벤 시미스터(Ben Simister)는 한국에서 국제 규모의 아마추어 대회가 열리는 데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에디터에게 물어오기도 했다. 중국도 골프다이제스트를 비롯해 여덟 명의 기자단을 파견하는 등 대회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2016년 대회 성적



순위

국적

선수명

스코어

1 호주 커티스 럭 70-69-70-67=276(-12)
2 호주 브렛 콜레타 67-67-68-75=277(-11)
3 뉴질랜드 루크 투메이 71-72-70-66=279(-9)
4 호주 캐머런 데이비스 65-70-69-77=281(-7)
5 일본 준야 가메시로 68-69-71-75=283(-5)
6 대만 천안유 71-71-73-69=284(-4)
7 태국 림바섯 68-71-73-73=285(-3)
8 한국 이원준 73-69-73-73=288(E)
9 중국 예천유안 73-72-74-70=289(+1)
10 일본 가즈키 히가 75-70-67-78=290(+2)
 

 

이런 일도 발생하네 대회 규정상 아시아-태평양골프협회 회원국의 상위 랭커 최소 두 명, 최대 여섯 명까지 참가할 수 있으며 개최국은 열 명까지 참가 가능하다. 개최국인 우리나라는 열 명이 출전했고 중국이 일곱 명(디펜딩 챔피언 진청 포함), 호주와 대만,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그리고 태국에서 여섯 명씩 출전했다. 출전국을 살펴보면, 이름도 생소한 키르기스스탄부터 오만, 파푸아뉴기니, 솔로몬까지 다양한 나라의 선수들이 출전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한국 방문이 처음이다 보니 이런저런 사건 사고도 발생했다. 원래 이번 대회에는 39개국 120명의 선수가 참가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모아 국적의 선수 두 명이 비행기 스케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불참했다. 쇼핑하다가 비행기 시간을 놓쳤다는 후문이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항공편이 많지 않은 나라라 대회 당일까지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아 결국 취소하고 말았다. 인도 선수 중 한 명은 한국으로 오는 도중 자신의 골프백을 분실하는 바람에 급하게 한국 타이틀리스트로부터 클럽을 전달 받았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이 있었으니, 그의 발이 문제였다. 평소 320mm의 골프화를 신는데 급작스레 항공모함 사이즈의 골프화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그는 연습 라운드 때 맨발로 18홀을 플레이했다. 다행스럽게도 수요일 저녁에 그의 골프백이 도착해 대회에는 지장이 없었다.

 



1 우승자 커티스 럭이 프레스룸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 우승자에게는 마스터스 출전권과 디오픈 퀄리파잉 시리즈 출전의 특전이 부여된다. 3 우승자 호주의 커티스 럭. 4 2위에 오른 호주의 브렛 콜레타(왼쪽)와 우승자 커티스 럭.

 



5 중계 부스의 모습. 6 웰컴 파티에서 진행된 마술 공연. 7 갈라 디너에서 선보인 국악 공연. 8 환송 파티에 모습을 드러낸 걸그룹 마마무. 9 참가 선수와 조직위원회 단체 사진.

 

‘오지’ 천하에 이원준 홀로 선전 ‘오지(Aussie)’는 호주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자신들을 스스로 ‘오지’라고 칭하기도 한다. 이번 아시아-태평양아마추어챔피언십은 오지 천하로 막을 내렸다. 올해 US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자이기도 한 호주의 커티스 럭이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호주의 브렛 콜레타)와 7타 차 단독 4위에 머물렀던 그에겐 대회 마지막 날 자신의 이름처럼 행운이 찾아왔다. 셋째 날까지 선두 그룹을 형성하던 오지 형제들이 모두 무너지고 말았다. 럭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합계 12언더파를 기록한 반면 브렛 콜레타(Brett Coletta)는 더블 보기를 두 개나 범하는 등 샷의 난조를 보였다. 전날까지 2위를 달리던 호주의 캐머런 데이비스(Cameron Davis) 역시 18번홀에서 트리블 보기를 범하는 등 후반 9홀에서만 다섯 타를 잃었다. 결국 1타 차 우승을 끌어낸 커티스 럭은 우승자 특전으로 내년 마스터스에 초청받게 됐다. 또 럭과 2위에 오른 콜레타는 내년도 디오픈의 퀄리파잉 시리즈 참가 자격까지 얻었다. 우승자 럭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높이 40cm의 트로피와 금메달이 수여됐다. 그는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 속하지 않은 게 플레이에 도움이 됐느냐는 에디터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건 명백하다. 분명 마지막 조로 출발하는 게 긴장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나는 그 긴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른 선수들이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다만 3라운드가 끝나고 리더보드를 보면서 생각한 게 있다. ‘마지막 날 내가 몇 타를 기록해야 우승할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또 역전 우승에 대한 소감을 묻자 럭은 아주 겸손하면서도 재치 있는 대답을 내놨다. “골프에서는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아주 운이 좋게도 이번에는 내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 골프는 자신이 최선을 다하더라도 상대 선수가 그 이상의 스코어를 적어내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브렛은 오늘 최선을 다했고 단지 그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한국 선수로는 이원준이 이븐파 288타를 기록하며 단독 8위에 올라 유일하게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장승보는 5오버파로 단독 14위, 양건이 6오버파, 공동 15위에 올랐다.

 



10 연습 그린에서 퍼팅을 하는 뉴질랜드 선수들. 11 2위 호주의 브렛 콜레타. 12 연습 그린 주변에 설치된 참가국의 국기들.

 

역대 우승자



연도 

선수명

국적

스코어

개최국

대회장

2009 한창원 한국 66-69-71-70=276(-12) 중국 미션힐스골프클럽
2010 마쓰야마 히데키 일본 68-69-65-67=269(-15) 일본 가스미가세키컨트리클럽
2011 마쓰야마 히데키 일본 67-71-65-67=270(-18) 싱가포르 싱가포르아일랜드컨트리클럽
2012 관톈랑 중국 66-64-72-71=273(-15) 태국 아마타스프링컨트리클럽
2013 이창우 한국 70-72-69-70=281(-3) 중국 난샨인터내셔널골프클럽
2014 안토니오 머다카 호주 69-68-67-71=275(-13) 호주 로열멜버른골프클럽
2015 진청 중국 62-68-69=199(-11) 홍콩 클리어워터베이골프앤컨트리클럽
2016 커티스 럭 호주 70-69-70-67=276(-12) 한국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
2017 ? - - 뉴질랜드 로열웰링턴골프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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