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김세영,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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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김세영,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다
  • 김기찬
  • 승인 2015.02.1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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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김세영,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다

김세영(22,미래에셋)이 미국 진출 이후 첫 승을 신고했다. 바하마의 파라다이스아일랜드골프장에서 열린 퓨어실크-바하마LPGA클래식 마지막 날, 유선영, 에리야 주타누간(태국)과의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영은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를 통해 “너무 긴장해서 게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지금은 딱히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냥 울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올림픽 대표 팀에 들어가는 것을 원한다”며 “이제 올림픽을 향한 첫 걸음을 뗀 것 같다.”고 우승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골프다이제스트> : 골프를 하면서 실패를 경험한 적이 있었나?

김세영 : 국가대표 때는 골프가 가장 쉬웠고 정말 재미있었다. 플레이도 쉽게 했다. 하지만 프로에 입문했을 때 골프를 좀 더 알고 싶다는 마음에 여러 가지를 시도하다가 실패를 경험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에 내가 가지고 있던 스킬이 최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궁리했다.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골프는 끊임없이 배우고 실패를 하는 과정에서 단련되는 것 아닌가.

Q. 무엇을 배웠나?

바꾸려고 시도했던 모든 것이 계속해서 실패를 하니까 ‘이건 안 되는 거구나’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국가대표 때는 자아가 채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 골프만 했는데 스무 살이 넘어가면서 나를 제3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생기기 시작하니 혼란스러웠고, 많은 정보와 부딪혔던 것 같다. 모든 것이 기초 체력을 다지듯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기술적인 부분은 계속해서 진화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끝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

Q. 프로 데뷔가 무척 빨랐다.

당시 동기였던 장하나, 양제윤이 대표 에이스였는데 모두 국가대표를 포기하고 프로로 전향했다. 나 역시 이듬해에 열리는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었지만 더 큰 꿈이 있었다. 나는 아시안게임이 아닌 2016년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었다. 빨리 프로 무대에 적응을 해서 올림픽 대표로 선발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Q. 프로 무대는 어땠나?

2010년에 한국LPGA 2부투어에서 활동하면서 정회원이 됐다. 아무리 2부투어였지만 미스 컷도 많이 했다. 그때 고민을 굉장히 깊게 했다. 그런데 고민만 하다가 2부투어가 끝나버렸다. 이후에 시드순위전을 5위로 통과하면서 11년부터 본격적으로 1부투어에 왔지만 역시 내 스윙은 정상이 아니었다. 너무 틀에 얽매인 스윙만 고집하고 있었고, 성적도 좋지 않았다. 루키 시즌이 끝날 때쯤 ‘다시 첫 단추를 꿰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고 12년은 메이크 컷이 목표가 됐다. 마음가짐을 낮추고 차근차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니 성적이 좋아졌다.

Q. 욕심이 많은 편인가?

몸을 움직이면서 땀을 흘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승부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겨루고 승부를 가리는 데서 희열을 느끼고 즐기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그런 편이다. 그걸 나는 ‘승부근성’이라 보지만, 그러다 보니 가끔은 욕심이 과할 때도 있다. 대충 쳐서 파를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버디를 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치기도 한다. 그러면 주위에서는 긴장된 모습으로 바라보곤 한다. 아버지도 ‘그렇게 하면 되겠냐’고 하신다. 그러면 나는 ‘선수가 대회장에서 못해보면 어디서 해보라는 말이냐’고 맞받아친다.

Q. 체력은 정말 좋은 것 같다.

걷기 시작할 때부터 태권도장에서 놀기 시작했으니 그럴 것이다. 운동 감각이 좋은 편이다. 태권도 3단으로 유연성과 파워는 지금 골프를 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2013년 하반기에는 매주 열렸던 4라운드 대회로 인해 ‘체력이 달린다’는 느낌이 있었다. KB금융스타챔피언십을 앞두고는 정말 멍한 상태였다. 결국 체력적인 문제는 시즌 막판까지 집중력을 흐트러트렸고, (장)하나와의 상금 랭킹 경쟁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었다.

Q. 골프를 하지 않을 때는?

초등학교 때부터 단짝인 (이)민영이와 만나서 밥을 먹으며 수다를 떤다. 가끔 탁구도 하고 등산도 함께 간다. 남자 친구도 만날 시간이 없어서 이러다가 결혼은 할 수 있을까 싶다.

Q. 일상 생활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골프는 내 직업이고, 일이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되 판단은 순전히 내 몫이다. 남의 이야기에 귀를 닫지도 말아야 하고 또 거기에 휘둘려서도 좋지 않다. 백 마디를 들어서 한두 마디만 내 것으로 만들어도 내게는 큰 득이 된다. 하지만 내 것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고 판단이 되면 백 마디가 내게는 잘 들리지 않는다.

Q. 올해 목표가 있다면?

욕심을 부리고 덤빈다고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축구나 농구나 태권도는 욕심을 부려서 푸시를 하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골프는 그렇게 마음을 먹는 순간 자멸을 하고 만다. 평정심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게 골프만의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올해는 편안하게 가려고 한다.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전전긍긍하지 않고 대회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다.

Q. 어떤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나?

골프 선수 김세영만의 컬러가 있으면 좋겠다. 애니카 소렌스탐을 떠올리면 그녀만의 강한 이미지가 먼저 생각나듯, 독특한 나만의 이미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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