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를 한 날보다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잖아요.”
티 샷이 떨어지는 지점. 10살 가까이 어린 후배보다 드라이버 티 샷이 4야드는 더 나갔다. 젊은 선수들과 비거리가 얼마 차이 안 나는 건 ‘피나는 노력’ 덕분. 안송이(33)가 메이저 우승을 향해 달린다.
안송이는 올해 7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컷 통과했다.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여자오픈에서는 6위를 차지하며 톱10에 들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컷 통과하며 상위권을 노리고 있다.
1990년생 안송이는 어느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맏언니’ 뻘이 됐다. 나이로 순서를 따져보면 김보경(37)과 안선주(36), 김해림(34)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하지만 경기력만큼은 젊은 선수 못지않다. 평균 티 샷 비거리는 238.06야드, 전체 이득타수는 1.60타로 전체 14위에 달한다. 티 샷부터 그린까지 이득타수도 1.65타로 10위다.
시즌 초반부터 좋은 컨디션을 자랑할 수 있던 비결은 전지훈련 때 흘린 구슬땀이다. 안송이는 “두 달 동안 베트남으로 전지훈련을 갔는데 정말 열심히 했다. 한 날보다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서 프로 생활할 때까지는 정말 열심히 하자 싶어서 했는데 덕분에 성적이 나오더라”고 전했다.

특히 달라졌다고 체감하는 것은 비거리다. 안송이는 “작년에 내가 손목 부상 때문에 비거리가 확 줄었다. 그래서 몸무게를 늘려야겠다 싶어서 3~4kg 정도 찌웠고 근력 운동을 많이 했다. 그래서 샷할 때 부담이 안 생기니 성적으로 직결됐다. 비거리도 늘었고, 아이언 샷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아이언 샷이 좋아야 버디 찬스를 많이 만들 수 있지 않나”하고 설명했다.
하체 쪽, 특히 엉덩이 근력 운동도 큰 도움이 됐다. 안송이는 “투어에 뛰면 많이 걸어야 한다. 또 하체 쪽에 근육이 붙으니까 어드레스할 때 안정감이 든다. 그래서 아이언 샷 비거리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2000년대생 선수들과 비거리에서 지지 않을 자신 있다”고 웃던 안송이는 “여기선 내가 나이가 많은 편인데, 나이가 많다고 열심히 안 하면 바로 은퇴해야 한다. 남은 기간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게 목표다”면서 “2승을 했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어서 올해는 꼭 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