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캐디, “언어폭력에 대처하는 것도 투어 캐디가 감당해야 하는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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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캐디, “언어폭력에 대처하는 것도 투어 캐디가 감당해야 하는 일부분”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3.05.26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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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웨스트 코스트 스윙이 끝날 무렵 나와 내 선수는 승부를 플레이오프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버디가 하나 더 필요했다.

어프로치 샷을 앞두고 나는 훌륭한 9번 아이언 샷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힘을 빼고 부드럽게 치는 8번 아이언 샷을 원했다. 그가 최종 결정을 내렸고 그 샷은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났다.

나는 그 샷에 의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이유로 내 선수에게 한바탕 질책을 들었다. 그렇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의 일이지만 토너먼트당 280개가 넘는 샷에 100% 헌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의심은 언제나 존재하고 내가 할 일을 다 했지만 여전히 내 선수의 실패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누구도 그런 식으로 대우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정당하지 않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말은 정말 상처를 줄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한 선수는 우리의 의견이 맞지 않거나 나쁜 샷을 할 때마다 나를 ‘멍청이’라고 불렀다. 그는 농담조로 이렇게 말했지만 자신감을 유지하기 위한 빗나간 방법으로도 그렇게 했다. 계속해서 ‘멍청이’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나는 멍청이인지도 몰라’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조금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결국 나는 치료사를 찾아가 이를 받아들이는 방법과 멈추는 방법에 대해 상의했다. 내 선수에게 이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걱정스러웠다. 만일 그의 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 말이 새어나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나는 나약한 존재로 비춰지고 투어에서 내 명성은 끝장이 나게 될 것이다.

나는 이에 관해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었다. 내가 치료사와 상담하고 있을 즈음 내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 나는 조금은 심심하지만 예의 바른 남자의 가방을 맡기로 했고 그 후 지금까지 그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매주 TV에서 보는 사람들이 캐디를 질책하는 죄를 저지른 사람이 아닌 데에는 이유가 있다. 선수가 일상적으로 캐디를 공격하는 경우? 최소한 캐디를 탓하는 것이 카메라에 포착되는 경우 투어는 선수를 옆으로 데려가 “이봐, 진정하지”라고 말할 것이다.

투어가 우리를 걱정해서가 아니다. 유지해야 할 이미지가 있고, 나쁜 샷을 한 후 자신의 백을 든 사람을 씹어대는 슈퍼스타의 모습은 브랜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습관적으로 선을 넘는 몇몇 선수에 대해 네트워크는 지나치게 불쾌한 모습을 보이기 전에 잘라낼 수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저 30세 이하인 한 슈퍼스타의 반응을 결코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하자. 네트워크는 이들이 한 선수에게 너무 오래 머물러 있다 보면 자신의 캐디에게 욕설이 날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성질이 급한 것으로 악명 높은 이 선수를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는 라운드당 3~4번씩 캐디에게 소리를 지른다. 문제는 이 선수가 플레이할 때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 모든 사람에게 짜증을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몇 년 전 우승을 한 후 이 선수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캐디에게 차를 사주었다.  

반대로 캐디를 제외하고 모두가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자신의 캐디를 험하게 대한다. 그의 잘못은 결코 없으며 상황이 나빠지면 그는 상당히 기분 나빠 한다. 최악은 자신의 캐디 등 뒤에서 헛소리를 엄청나게 해대는 것이다.

그는 일이 벌어지고 난 뒤에 결정, 준비, 전략을 비판하지만 그다음에는 더 깊게 들어가 캐디의 외모와 행동, 심지어 느린 말투까지 가차 없이 흉을 본다. 특히 마지막 부분이 역겹다. 캐디의 느린 말투를 흉내 내며 그를 전형적인 촌놈으로 만든다.

이는 그저 값싼 웃음을 끌어내기 위해 자신의 캐디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비열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캐디는 왜 남아 있나? 이곳 골프계에서 일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전문적으로 캐디를 하는 것은 우리 대부분이 좋아하는 일이다.

나는 운 좋게도 아버지에게 통찰력을 이어받았다. 아버지는 프로 캐디는 아니었다. 그는 자라면서 많은 클럽에서 일을 했고 결혼했을 때에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부업을 했다.

내가 캐디 일을 시작했을 때 아버지는 일찌감치 다음과 같은 교훈을 심어주었다. 감수하거나 떠나라. 이 말은 언제나 내 머리 뒤에 달려 있었다. 내가 더는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을 때 내 자리를 차지할 기회에 수백 명이 뛰어들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공정하게 말한다면 우리도 성가대원은 아니다. 우리는 동료 캐디들에게 선수에 대해 흘린다. 다음번에 개인적으로 투어 대회를 볼 때, 캐디가 라디오나 TV의 현장 리포터와 웃고 있는 것을 본다면 우리 선수를 친근하게 욕하는 중일 가능성이 크다. 

글_조엘 빌(Joel Be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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