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에서만 볼 수 있는 난감한 상황 [마스터스]
  • 정기구독
오거스타에서만 볼 수 있는 난감한 상황 [마스터스]
  • 한이정
  • 승인 2023.04.06 0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평한 라이에서만 연습하면 안 되는 이유: 오거스타내셔널에서 플레이하는 이 선수들처럼 아마추어 골퍼도 어색하고 어정쩡한 라이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글_데이비드 레드베터(David Leadbetter) / 정리_론 카스프리스크(Ron Kaspriske)

오거스타내셔널에 대해 사람들이 하는 말은 사실이다. TV 화면에는 그곳의 실체가 제대로 담기지 않는다. 내가 말하는 것은 그곳의 아름다움뿐만이 아니다. 그곳의 지형도 화면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 그곳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곳이 얼마나 언덕이 많고 기복이 심한 코스인지 실감할 수 없다. 그곳은 페어웨이에서조차 까다로운 라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대부분 주말 골퍼들은 평평하고 안정적인 표면에서 연습하기 때문에 마스터스를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하고 어색한 라이에서의 플레이에 필요한 기본기를 상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타이거 우즈가 솔잎 위에서 샷을 시도하는 멋진 사진으로 시작해본 이번 기사에서는 지난해 마스터스에 참가한 최고 선수들의 사진과 함께 그렇게 까다로운 위치에서는 어떻게 샷을 하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핵심 포인트만 기억한다면, 다음에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샷이 당황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불안정한 지면 라이: 발을 깊이 파묻고, 몸은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

타이거 우즈는 어떤 트러블 샷도 쉬워 보이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고, 5번홀의 솔잎 위에서 그가 시도한 샷도 아마 아마추어 골퍼가 비슷한 라이에서 플레이하는 것만큼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제일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이게 나무블록 빼기 놀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가까이 갈 경우 솔잎을 건드려서 그게 더 많은 솔잎을 움직이게 하고, 그러면 볼까지 움직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접근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불안정한 표면에서 플레이를 할 때는(솔잎뿐만 아니라) 발이 ‘지면을 파고든다’는 느낌으로 셋업을 한다.

솔잎은 미끄럽기 때문에 처음부터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스탠스를 넓게 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윙을 할 때는 발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지면과의 밀착력을 유지한다. 그리고 지금은 100%로 스윙을 할 상황이 아니다. 힘을 줄여야 한다. 우즈는 컨트롤을 보강하기 위해 심지어 아이언의 그립을 내려 잡았다.

솔잎에서의 플레이와는 관련이 없지만 우즈가 스윙을 끝내면서 ‘잠시 멈추는’ 듯한 이 자세는 그가 볼의 방향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조정하려 한다는 걸 말해준다. 이런 라이에서도 샷을 휘어지게 하는 것이 가능하며, 그린에도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골퍼라면 아무래도 볼을 인플레이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선결과제가 되어야 한다. 일단 인플레이 상태로 돌아가서 업-앤-다운으로 만회의 기회를 노려보자.

 

비탈진 벙커 라이: 무릎을 구부린 상태로 유지한다

윌 잴러토리스는 파5 2번홀에서 티 샷을 이 거대한 벙커에 빠트렸고, 라이도 아주 까다로운 상황에 처했다. 페어웨이에서도 내리막이나 측면 경사의 라이를 접할 때가 있는데,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볼을 정확하게 맞히기가 어려운 가운데 하나다.  

고르지 못한 모든 라이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사의 기울기에 맞춰서 몸을 셋업해야 한다. 이 경우에 잴러토리스는 평소에 어드레스를 할 때보다 왼쪽 어깨를 더 낮추고 체중이 왼쪽에 더 많이 실린 느낌으로 셋업을 했을 공산이 크다. 내리막 샷도 어려운데 측면 경사까지 더해지면 볼이 발보다 아래 놓인다는 뜻이다.

중력의 작용으로 인해 몸이 볼 방향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하려면 스탠스를 조금 더 넓히고 사진 속의 잴러토리스처럼 무릎을 더 많이 구부리는 것이 현명하다.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스윙을 하는 도중에도 그렇게 평소보다 많이 구부린 무릎을 펴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볼이 벙커 턱을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에 다운스윙을 하면서 이 자세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건 잘못이다. 무릎을 구부린 각도를 그대로 유지하며 폴로스루를 약간 줄여서 피니시를 해야 볼을 제대로 맞힐 확률이 가장 높다.

 

내리막-측면 경사 라이: 볼을 쫓아간다  

잴러토리스의 내리막-측면 경사 라이와는 별도로, 캐머런 스미스가 9번홀의 페어웨이에서 마주한 라이는 셋업에서 또 다른 종류의 문제를 안겨준다. 그건 바로 스윙을 할 때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발을 지면에 깊이 파묻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때는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스탠스를 조금 더 넓게 벌려야 한다.

또 한 가지 핵심은 마치 의자에 앉으려는 것처럼 몸을 약간 더 낮춘 듯한 느낌으로 셋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윙을 할 때도 이렇게 ‘낮은’ 느낌을 유지한다. 이런 고르지 못한 라이에서는 평소보다 더 가파른 각도로 스윙을 하게 되기 때문에, 나는 이 라이를 백스윙이 지나치게 평평한 골퍼의 동작을 교정할 때 종종 활용한다.

이렇게 수직에 더 가까운 각도로 다운스윙을 할 때는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게 있다. 그건 바로 클럽 헤드로 언덕을 따라 볼을 쫓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기울기를 따라가는 다운스윙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주기 때문에 샷을 한 다음에 실제로 페어웨이를 따라 내려가더라도 상관이 없다. 또 한 가지 유념할 것은 볼이 평소보다 낮게 날아가며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왼손잡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그걸 염두에 두고 타깃을 정하고 클럽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윙을 제한하는 라이: 동작을 줄인다

나무나 그 밖의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이 너무 가까이 있어 그걸 맞힐까 봐 겁이 나면 플레이하는 데 심리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9번홀에서 대니얼 버거는 그런대로 정상적인 스윙을 할 수 있을 만큼 이 나무와 충분히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왼손잡이라면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볼을 제대로 보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스윙을 줄여야만 하는 라이를 접했을 경우, 또는 사진 속의 버거처럼 라이가 의심스러울 때는 스윙을 줄여야 볼을 정확하게 맞힐 수 있다. 제일 먼저 조정해야 하는 것은 발의 움직임이다. 마치 평발이 된 것처럼 스윙하는 내내 하체를 비교적 가만히 유지한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 버거가 그립을 조금 내려 잡은 것도 눈여겨보기 바란다. 이것 또한 컨트롤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 밖에 유념해야 할 것은 한 단계 높은 클럽을 선택하는 대신 속도를 낮춰서 스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 역시 볼을 최대한 정확하게 맞히기 위해서다. 버거는 다운스윙을 가파르게 구사하는 것처럼 보이며, 볼의 위치를 평소보다 스탠스에서 훨씬 뒤로 조정했다. 두 가지 모두 볼을 먼저 맞히는 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샷은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꼼짝달싹 못하는 라이: 초점을 작게

로리 매킬로이가 페어웨이 우드로 2번홀의 그린을 노리는 이 사진에서는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그의 플레이에 담긴 탈출의 측면이다.

여러분도 이렇게 볼을 인플레이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리까지 노려볼 기회를 접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도 있다. 일정한 ‘틈새’로 볼을 통과시켜야 하며, 그 틈을 벗어날 경우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곳에서 다음 샷을 하게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투어 선수들은 바늘귀를 통과하는 듯한 이런 샷을 어떻게 그토록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걸까? 일단 그들은 저 나무를 맞히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매킬로이 같은 선수들은 샷의 출발점을 정확하게 의식한다. 샷을 하기 전에 그걸 머릿속으로 그리고, 그걸 실현하기 위해 전념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실수는 그 틈으로 볼을 인도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아주 작은 틈을 선택한 후 전혀 억지로 이끄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풀스윙을 해야 한다. 고개를 너무 일찍 들지 말고, 끝까지 스윙을 마무리한다. 한 가지 더 유념할 것: 볼이 날아가서는 안 될 곳을 걱정하는 대신 앞을 가로막은 장해물들 사이에 화살의 과녁이 있다고 상상하고 거기에 집중한다.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칩 샷 라이: 시뮬레이션을 먼저 한다

그린 주변에서 퍼팅면에 볼을 올리기 위해서는 스탠스와 스윙에 약간의 조정을 가해야 할 때가 있다. 15번홀(파5)에서 볼이 그 유명한 연못 옆의 가파른 둔덕에 떨어진 조던 스피스가 그와 비슷한 경우였다. 오른발을 왼발보다 훨씬 아래에 놓고 서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으니 스피스는 그래도 운이 좋았지만, 한쪽 발이 다른 쪽에 비해 훨씬 높은 라이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균형감이 느껴지는 자세로 발을 딛는 게 중요하지만, 구사해야 할 샷을 미리 연습해보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다양한 스탠스를 시도하면서 어떤 것이 가장 편안한지 느껴본다. 가장 편안한 스탠스를 확인했다면, 볼에서 한발 물러나서 가장 근접하게 리허설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은 다음 연습 스윙을 하며 샷의 감을 익혀본다. 이제 볼 앞에 서서 방금 확인한 느낌대로 샷을 구사한다. 스피스는 여기서 화려한 플레이를 시도하지 않았고, 여러분도 그래서는 안 된다. 영웅적인 쇼트 게임 샷을 시도하기보다 퍼트로 만회할 기회를 노려야 한다.

 

오르막-측면 경사의 페어웨이 라이: 한 단계 높은 클럽을 내려 잡는다

평소에 마스터스를 챙겨 보는 사람이라면 스코티 셰플러가 왼쪽 도그레그 파5 13번홀에서 접한 라이가 아주 익숙할 것이다. 볼이 발보다 위에 놓였을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타깃이다. 이 라이에서는 드로나 훅 샷이 나오기 쉽기 때문에 오른손잡이라면 궁극적으로 볼을 보내고 싶은 지점보다 오른쪽을 겨냥하고, 왼손잡이는 더 왼쪽을 겨냥해야 한다.  

어드레스 때 볼이 발보다 위에 있으면 그립을 내려 잡아야 팻 샷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지형에서는 평평한 잔디에서 플레이를 할 때보다 더 높고 더 부드러운 샷이 나오기 때문에 한 단계 높은 클럽을 선택한다. 셋업에서 또 한 가지 조정해야 하는 것은 몸이 오르막 경사와 수직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윙을 할 때는 체중을 타깃 쪽으로 옮기는 게 힘들다는 걸 유념한다. 체중이 타깃 반대쪽 발에 더 많이 실린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동작을 줄이면 볼 뒤쪽으로 몸이 기울어지는 걸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잡지사명 : (주)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제호명 :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2, 6층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사업자등록번호: 516-86-00829    대표전화 : 02-6096-2999
잡지등록번호 : 마포 라 00528    등록일 : 2007-12-22    발행일 : 전월 25일     발행인 : 홍원의    편집인 : 전민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 전민선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민선
Copyright © 2024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ms@golfdigest.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