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내내 전투였다” 정신력 버틴 매킬로이, 세계 1위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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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내내 전투였다” 정신력 버틴 매킬로이, 세계 1위 자존심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3.01.3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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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

“우승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미레이츠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DP월드투어 히어로두바이데저트클래식(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DP월드투어 통산 15승째이자 롤렉스 시리즈에서 거둔 첫 승이다.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우승한 그는 “하루종일 전투였다. 솔직히 일주일 내내 전투였다. 일주일 동안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지만 영리하게 잘 플레이했다”고 되돌아봤다.

우승 소감만 들어도 매킬로이가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여러모로 얼마나 힘들었을지 느껴진다. 악천후로 인해 대회도 하루 연기됐고 패트릭 리드(미국)와 대회 전 실랑이가 있었다. 라이더컵을 앞두고 유럽 팀 대표 선수로서 DP월드투어에는 자신감을 걸고 나서는데 여기에 리드나 이언 폴터(잉글랜드) 등 LIV골프 선수들이 출전해 활약하니 내내 신경 쓰였을 터다.

이번 대회에서 매킬로이와 리드의 신경전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LIV골프의 싸움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대회 전, 연습하고 있는 매킬로이에게 리드가 찾아가 인사를 했는데 매킬로이가 받아주지 않았다. 

대회장에서 포착된 패트릭 리드와 로리 매킬로이.
대회장에서 포착된 패트릭 리드와 로리 매킬로이.

그러자 리드는 갖고 있던 LIV골프 Aces 로고가 찍힌 나무 티를 매킬로이에게 던졌다. 이후 호텔에서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는 하지만 현지 언론은 이를 ‘티 게이트’라고 표현할 만큼 크게 다뤘다.

3라운드만 하더라도 3타 차 단독 선두인 매킬로이가 큰 이변 없이 우승할 거라는 예상이 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달랐다. 매킬로이는 전반 1~8번홀 동안 한 타도 줄이지 못하며 계속 파를 이어갔고, 그 사이 리드가 버디 3개를 잡으며 단숨에 공동 선두로 따라왔다. 

3타 차였던 격차는 공동 선두, 혹은 1타 차로 쫓고 쫓기는 싸움이 계속됐다. 매킬로이는 앞조에 있는 리드를 체크하며 경기했다. 쫓기는 입장이니 압박이 셀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계 1위는 1위다. 그는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13번홀(파5)에서 리드가 버디를 잡자, 매킬로이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투 온에 성공하며 이글을 시도했다. 퍼트가 홀 앞에서 멈춰 버디로 마무리하긴 했으나 리드가 봤다면 간담이 서늘했을 이글 시도 퍼트였다.

18번홀에서 티 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질 뻔한 위기를 넘기고 두 번째 샷을 시도 중인 매킬로이.
18번홀에서 티 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질 뻔한 위기를 넘기고 두 번째 샷을 시도 중인 매킬로이.

매킬로이는 15번홀(파3)에서 파 퍼트를 놓치며 1타 차 2위로 내려 앉았으나 17, 1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승기를 잡았다. 손에 땀을 쥐게 했던 홀은 18번홀(파5)이다.

18번홀에서 매킬로이가 드라이버로 티 샷을 시도했는데 지난 세 라운드보다 거리가 더 나가고 말았다. 좌 도그레그에 우측에는 기역 자로 워터 해저드를 끼고 있는 홀이었던 18번홀에서 매킬로이의 티 샷은 해저드 바로 앞에서 멈춰서고 말았다. 

겨우 러프에 걸려있던 공을 보던 매킬로이는 또 위기를 맞았다. 전날 3라운드 당시 18번홀에서 시도한 세컨드 샷이 그린 앞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작년에도 빠진 적이 있다. 리드는 버디를 낚은 후 기다리고 있었다. 매킬로이에게 어떤 때보다 압박이 심했을 상황.

매킬로이는 무리하게 투 온을 공략하지 않았다. 스리 온 공략으로 끊어간 그는 세 번째 샷으로 그린에 공을 잘 올린 뒤 버디로 마무리하며 리드의 추격을 뿌리쳤다.

그는 경기 후 “티 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지 않아 다행이다. 내겐 너무 어색한 샷이었다. 드라이버는 크고 3번 우드로는 거리가 부족할 것 같았다. 쉬운 샷이었는데 날이 너무 더웠다”면서 “작년, 어제 두 번이나 물에 빠졌다. 세 번 속지 않을 것이다. 확률 높은 플레이를 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18번홀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오늘 정신적 강인함을 보여준 것 같고, 올 한 해 동안 쌓아야 할 무언가를 보여줬다. 나는 즐길 것이다. 하지만 아직 준비할 게 더 있다는 느낌이 들지만 한 해를 시작하는 좋은 출발이다”고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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