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디자인은 지금 ‘공기저항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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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디자인은 지금 ‘공기저항과의 전쟁’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2.12.0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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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공기역학자인 아이작 뉴턴이 4세기가 지나 스포츠 종목인 골프에도 공기저항에 대한 이론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상상이라도 했을까. 골프 클럽 가운데 공기역학 기술이 가장 많이 적용되는 건 가장 큰 헤드로 가장 멀리 보내야 하는 드라이버다. 2000년대 후반부터 탄력을 받은 공기역학 구조 설계는 여전히 드라이버의 헤드 스피드를 높이는 중요한 첨단과학 기술로 꼽힌다.

드라이버가 움직일 때 공기를 최대한 헤드에 밀착해 빠져나가게 해야 공기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협업을 하거나 모터스포츠 포뮬러 원(F1)에 사용된 공기역학 설계를 드라이버 디자인에 적용하기도 한다. 클럽 제조업체들은 지금도 뒤틀림 없이 더 빠른 클럽 스피드를 내기 위한 공기저항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공기역학은 유체역학에서 파생된 이론으로 물체를 감싸고 흐르는 기류에 대해 최대한 저항이 생기지 않도록 제품을 설계하고 적용하는 기술이다. 드라이버와 페어웨이 우드, 유틸리티, 골프볼 등 제품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과정에서 공기역학 구조를 감안하지 않고 설계하는 제품은 없다. 드라이버의 경우 공기역학 설계로 헤드 스피드를 증가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다운스윙 때 헤드의 저항감을 느끼도록 만들기도 한다. 

드라이버 헤드 체적이 300cc일 때만 해도 공기역학 설계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헤드 크기가 최대 460cc까지 커지면서 공기역학 설계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됐다. 헤드가 커질수록 공기저항도 증가해 헤드 스피드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300cc 헤드와 460cc 헤드의 용량 차이로 벌어지는 헤드 스피드는 시속 3~4마일 정도로 알려져 있다.

▲ CALLAWAY ROUGE ST MAX

캘러웨이는 우주항공 기업인 보잉과 협업해 드라이버의 공기역학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기류와 만나는 헤드의 리딩 에지를 공기저항이 최소화되도록 디자인했고, 이후 인공지능을 통해 크라운의 공기역학 설계로 더 빠른 헤드 스피드를 구현했다. 다운스윙에서 헤드의 떨림을 보정해 일정한 스윙 패턴으로 일관된 스윙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 TAYLORMADE STEALTH PLUS

SIM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비대칭 솔 디자인이 그대로 적용됐다. 이 기하학적 요소는 공기역학으로 헤드 스피드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테일러메이드는 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임팩트 직전 1m로 판단했다. 클럽 헤드의 가속이 가장 많이 붙는 이 구간의 공기저항을 줄이고 기류 흐름과 일치하도록 설계했다. 또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크라운과 솔을 높이는 대신 후방에 무거운 스틸 무게추로 무게중심을 낮춰 보완했다.  

▲ MIZUNO ST-Z 220

페이스 부분에서 기류가 부딪힐 때 크라운을 지나는 기류의 흐름이 좀 더 빠르게 지나갈 수 있도록 헤드 꼬리 부분으로 진행되는 크라운의 높이를 과감하게 낮췄다. 그 결과 다운 솔을 지나가는 느린 기류와 빠르게 만나 공기저항이 감소하고 헤드 스피드의 증가로 연결된다. 또 원형 운동을 하는 스윙에서 헤드가 바깥쪽으로 벗어나려는 성질이 있다. ST-Z 220은 토보다 힐 부분의 높이를 낮춰 기류의 흐름을 더 빠르게 만들어 공이 비행하는 방향으로 헤드가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했다.

▲ PING G425 MAX

공기역학 설계인 터뷸레이터는 보잉사와 합작해 만든 핑의 대표적인 특허 기술이다. 헤드 크라운에 여섯 개의 돌기가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역할을 해 헤드 스피드와 안정성을 높였다. 460㏄ 헤드로 스윙을 하지만 공기저항은 10년 전 360㏄ 헤드와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PXG PXG 0811 XT(GEN 4)

PXG는 꽤 오랜 시간 공기역학 설계에 투자했다. 미국 머슬카를 즐기는 밥 파슨스의 취향을 담은 다양한 가변 두께 크라운이 그 결과물이다. 0811 XT 모델은 빠른 헤드 스피드의 상급자를 위한 드라이버다. 크라운과 솔을 더 평평하게 만들어 공기저항을 줄였고, 토부터 힐까지 더 작게 디자인해 헤드 스피드 증가를 돕도록 했다. 

▲ XXIO X

젝시오는 공기저항을 줄이는 것이 아닌 공기 흐름을 안정시키는 공기역학 구조에 주목했다. 헤드 크라운의 힐 쪽에 항공기 날개에서 착안한 에어로다이내믹 설계인 액티브 윙을 새롭게 탑재했다. 공기 흐름을 안정시키는 스포일러 기능으로 볼 스피드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비행기의 꼬리날개는 외부 영향으로부터 기수의 흔들림을 제어해 안전한 비행을 가능하게 하고, 포뮬러 원(F1) 자동차의 윙도 공력 컨트롤을 통해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 직선을 달리게 하는 원리다.

▲ COBRA LTDX/MAX

코브라는 공기 역학적으로 효율성이 좋은 디자인과 낮은 후방 무게중심 배치의 동시성에 대해 부정적이다. 드라이버 디자인 자체에 변형을 시도했다. 더 큰 크라운은 페이스 경계를 둥글게 만들었고 두 개의 돌기로 공기저항을 줄였다. 또 스핀 감소와 헤드 스피드 증가를 위해 헤드 전방에 중량을 낮게 배치해 보완했다.

▲ KDX HYPER Q

KDX골프가 새롭게 출시한 이 모델은 매우 심플하게 볼 스피드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솔 부분에 적용한 다섯 개의 돌기가 도드라진 로켓 터뷸런스 기술은 공기역학 디자인의 집약이다. 페이스를 타고 넘어오는 기류의 공기저항을 줄이면서 유연하게 흘리는 방식으로 헤드 스피드의 감속을 방지한다. 

[사진=김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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