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언니’ 박세리에게 궁금한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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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언니’ 박세리에게 궁금한 10가지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2.11.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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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 열정, 여유…. 박세리에게 ‘리치’는 부의 상징이 아니다. “나쁜 경험이란 없다”고 말하는 ‘리치 언니’에게 현재를 묻다.

●●● 박세리가 생각하는 레전드 박세리 이미지와 진짜 사람 박세리는?

똑같다! 나를 가장 잘 아는 내가 봤을 땐 항상 똑같은 사람이니까. 방송에서는 선수 생활 때의 모습과는 차이가 많이 나서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난 항상 똑같았다. 그동안 나에 대해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몰랐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나는 늘 같은 사람, 박세리였다. 

●●● 지난해 첫 에세이 <세리, 인생은 리치하게>를 발간하기도 했다. ‘리치 언니’가 생각하는 ‘리치’는? 

보통은 ‘리치’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생각한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욕심이 있는 사람인지는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리치’는 내가 갖고 있는 가치관, 내가 갖고 있는 열정, 내가 갖고 있는 여유다. 내가 나를 생각했을 때 나 자신만이 갖고 있는 것들이라고 할까.  

●●● 내 인생 최고의 ‘플렉스’를 했던 사건은? 

플렉스를 한 적은 있지만 나를 위해서가 아닌 그동안 나를 위해 고생을 많이 하신 우리 가족, 부모님, 언니, 동생에게 했다. 운동선수가 집안에 있다 보면 가족 모두가 운동선수가 된다. 모든 일상 자체가 똑같다. 부모님은 긴장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사셨고, 또 내가 대회가 있는 날에는 밤을 새우며 잠도 못 주무실 정도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 플렉스를 한다면 가족에게 했지만, 그건 솔직히 플렉스라기보다는 당연한 일이다. 굳이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엄마도 여자니까 주얼리를 좋아하시고, 아빠는 시계를 좋아하시고…. 그 정도 해드린 걸로 하자(웃음).    

●●● 현역 선수 시절로 돌아간다면, ‘노는 언니’로 이것만은 꼭 하고 싶다?

골프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여가 활동을 즐겨라. 이건 내가 선수 생활 동안 한 번도 못 했던 거고, 지금도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후배들한테는 꼭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항상 버릇처럼 얘기한다. 난 골프 선수였으니까 본업에 100%, 110% 열정적으로 집중하고, 대회든 연습이든 본업이 끝남과 동시에 바로 자신의 인생을 위해 나만의 시간을 갖는데 똑같이 열정을 110% 쏟으라고. 선수들이 가장 못하고 어려워하는 게 밸런스를 맞추는 일이다. 선수로서 목표가 있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개인적인 생활을 자제하거나 뒤로 미뤄야만 한다. 물론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는 없겠지만, 경기장 안에서 100%와 경기장 밖 휴식 시간 100%가 필요하다는 건 정말 중요하다. 내가 하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에 더욱 강조하고 싶다. 

●●● 전성기 박세리 VS. 세리키즈 맞대결 결과를 예상한다면? 

에이, 그건 얘기 안 해도 다 답을 아는 것 아닌가? 당연히 나는 ‘박세리’라고 생각한다(웃음). 나 스스로는 100% 전성기가 있었다고 느끼지는 못한다. 선수 생활 동안 계속 상승적으로 좋긴 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진짜 전성기는 솔직히 안타깝게도 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당시 나와 지금의 박인비가 맞대결을 한다면, 그래도 답은 그렇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얘기하고 싶다(웃음). 

●●● 죽기 전날, 단 하나의 음식을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면? 

이건 가장 어려운 질문인데…. 아, 먹는 걸 워낙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음, 정말 어렵지만 굉장히 좋고 맛있는 와인과 어울리는 훌륭한 안주. 딱 이렇게 콤비가 떠오른다. 그러면 가장 행복한 마음을 간직하고 이제 떠나도 되지 않을까. 

●●● 골프를 즐기는 법과 와인을 즐기는 법, 한 가지씩만 팁을 준다면?

이 두 가지는 똑같은 것 같다. 팁보다는 와인과 골프의 공통점이라고 할까? 골프와 와인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가 굉장히 크다. 골프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을 때 즐길 수 있다는 것, 와인도 딱 그런 분위기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여유 있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세 가지는? 

첫째는 지인들이 많이 묻는 질문인데, “연애는 하고 있나?”다. 더 이상 결혼 얘기는 안 하는 것 같다(웃음). “연애하고 싶다.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아직 안 나타났다.” 이렇게 대답한다. 꼭 결혼 상대가 아니어도 내 짝은 있을 거고 언젠간 나타나지 않겠나. 항상 기다리고 있다. 아직 시간도 많고(웃음). 연애를 하면서 즐기며 사는 것도 행복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반대로 지금의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결혼에 대한 개념도 많이 달라졌다. 주위에서 결혼한 사람들이 내가 살고 있는 삶을 좋아하는 걸 보면서 ‘꼭 결혼만이 전부는 아니구나’라고 느낀다. 난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현재는 ‘결혼보다는 연애를 하면서 즐기며 사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 전하고 있다(웃음). 

그다음 궁금해하는 게 선수 은퇴 후 제2의 인생, 박세리의 삶에 대해서다. 선수 시절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지만, 몰랐던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배우고 알아가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즐거움이 있다. 운동선수로 열정적이었던 것처럼 지금도 새로 시작하는 것에 대한 기대로 여전히 굉장히 바쁘게 사는 걸 즐거워하는 사람이라는 건 같다. 지금 내 인생의 시간이 즐겁다. 

마지막으로 많이 듣는 질문은 방송을 통해 얻은 ‘리치 언니’라는 별명이다. 처음엔 부담스러웠는데 앞에 얘기한 것처럼 내가 생각하는 ‘리치’라는 의미에 대해 얘기한다. 은퇴 후 내 삶의 폭은 더 넓어졌고 많이 보고 배우는 시간, 그리고 누군가와 같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점점 여유로워졌다. 그런 여유로움 자체가 ‘리치’에 포함되더라. 이 의미로 볼 때 여유는 내가 갖고 있는 가치관과 열정이 자신감으로 나타나면서 어느 순간부터 정말 편해졌다. 

●●● 박세리에게 예능이란? 

예능은 소소한 힐링이다. 예능은 나와는 다른 분야에 있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자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방송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이다. 이 또한 정말 재밌게 하고 있어서 나를 많이 웃게 만들어주는 즐거움 같은 것이다. 

●●● 박세리에게 골프란? 

박세리와 골프는 하나다. 이 ‘하나’라는 딱 한 단어로 뭉쳐지는 느낌, 이 말이 가장 어울리는 정의인 것 같다. 나와 골프는 직업과 선수 사이였고, 은퇴 후 골프도 새로운 삶을 위해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만드는 사이다. 은퇴하고 나서 또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도 모두 골프에 관한 것들이었다. 지금은 후배를 위해서, 후배들 때문에 시작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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