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스코어 줄이는 ‘코스 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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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스코어 줄이는 ‘코스 매니지먼트’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2.11.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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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매니지먼트는 18홀 라운드 동안 코스에서 맞는 다양한 상황을 운영하는 전략과 전술이다.
코스 매니지먼트는 18홀 라운드 동안 코스에서 맞는 다양한 상황을 운영하는 전략과 전술이다. 미국 뉴저지주 해밀턴팜골프클럽 4번홀. 2006년 HSBC위민스월드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출전한 미셸 위가 펼쳐진 벙커를 바라보며 두 번째 샷을 고민하고 있다.

골프 코스로 나서기 전 당신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현명한 루틴, 코스 매니지먼트다. 

생각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습관을 만든다. 필 미컬슨은 아마추어 골퍼에게 “언더파를 치려고 하지 말고 오버파를 치지 않을 생각을 해라”라고 조언한다. 실수를 줄이는 골프를 하라는 의미다. 골프는 멘탈 스포츠라고도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자연환경에서 사투를 벌여야 하는 골프는 멘탈이 스윙과 스코어에 큰 영향을 끼치곤 한다. 날씨와 지형, 잔디, 벙커, 페널티 구역 등 수많은 장해물을 극복하는 경기다.

샷 메이킹 능력으로 난관을 넘어설 수도 있지만, 대부분 아마추어 골퍼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런 것들을 극복할 수 있는 현명한 해결책이 바로 코스 매니지먼트다. 골프도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수년간 연습장에서 스윙을 가다듬는 고된 노동보다 빠른, 코스 설계가의 함정을 피하고 실수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 방구석 계획표

코스 매니지먼트는 18홀 라운드 동안 코스에서 맞는 다양한 상황을 운영하는 전략과 전술이다. 아무리 좋은 스윙을 갖추고 있더라도 코스 매니지먼트에 실패하면 한순간에 무너지기 십상이다. 구력이 짧거나 실력이 출중하지 않은 아마추어 골퍼라면 더더욱 자신의 스윙에만 집착해 코스 매니지먼트는 안중에 없다. 매 홀 1~2타를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기술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해서다.

코스 매니지먼트는 라운드를 나가기 전부터 시작해야 한다.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이 아니라면 대부분 골퍼는 다양한 코스를 접한다. 처음 가는 골프장이라면 막막한 숲을 헤쳐나가야 하는 것과 같다. 라운드를 나가기 전 골프 코스를 미리 둘러보는 것은 기본이다. 코스 레이아웃과 전장, 잔디 종류, 그린 상태 등을 살피면서 코스 설계가의 설계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스를 알아야 어떻게 코스를 공략할지 계획을 세우고 전략에 따라 클럽 세팅도 바뀔 수 있다.

또 최근 연습에서 가장 자신 있는 클럽을 중점적으로 코스 매니지먼트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령 80m 웨지 풀 샷이 자신 있다면 파5홀에서 전략적으로 거리를 계산해 세컨드 샷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짧은 어프로치 샷에 자신이 없는데 애매한 30~40m를 남겨 낭패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파3홀에서도 클럽 선택을 어떻게 할지 미리 정해놓으면 티 샷 전에 우왕좌왕하지 않고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스윙에 자신이 없다면 풀 스윙보다 한두 클럽을 크게 잡고 여유로운 리듬으로 콘택트에 집중하겠다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미리 하는 것이 좋다.

◇ 코스 따라 잔디 따라

우리나라 골프장은 대부분 산악지대에 조성된 파크랜드 코스다. 골짜기와 무성한 나무로 코스가 구성되어 있고 연못 등 물이 많다. 좌우 도그레그 홀이 많아 핀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홀을 자주 볼 수 있고, 다른 홀에 대한 개방성도 낮다. 또 페어웨이 너비는 좁고 언듈레이션도 심하다. 잔디는 수분이 많아 페어웨이에서 볼 구름이 적다. 이 때문에 코스 매니지먼트가 필수다.

장해물을 피해 안전한 공략이 중요하다. 너무 많은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티 샷을 할 때 멀리 보내는 것보다 가능한 한 페어웨이가 넓은 곳으로 정확한 티 샷을 하는 것이 좋다. 나무가 많은 곳에 떨어졌을 때에도 안전하게 레이업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무리한 도전이 무모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도그레그 홀에서도 장타자라면 꺾이는 능선을 넘겨서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홀이 꺾이는 반대쪽을 향해 공략하는 것이 세컨드 샷을 위한 시야 확보에 좋다.

해안지대에 조성된 링크스 코스는 우리나라에는 많지 않다. 바다의 영향으로 바람이 심하고 날씨가 변덕스럽다. 초목이 견디기 힘든 척박한 자연환경에 바닷가의 거친 바람을 견뎌 조성된 골프 코스이기 때문에 페어웨이가 단단하고 볼 구름이 많다. 그린도 단단한 편이어서 볼을 세우기 쉽지 않다. 천연 지형을 그대로 살린 코스이기에 모래언덕과 구릉이 넘실댄다. 모든 홀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개방성이 뛰어나다.

티잉 에어리어에 오르면 에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파크랜드 코스에 익숙한 아마추어 골퍼는 타깃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해 엉뚱한 곳으로 티 샷 실수를 할 수 있다. 산악지대가 아니기 때문에 갈대숲으로 사라진 볼을 찾을 길은 없다. 바람과 맞서야 하고 한쪽은 바다가 위치해 있는 홀이 많아 정확하고 똑바른 샷이 요구된다. 두세 클럽은 크게 잡을 각오도 미리 하는 것이 좋다. 그린 주변 잔디도 단단해 웨지보다 퍼터로 공략하는 것이 더 안전한 결과를 낼 수 있다.  

골프 코스에 깔려 있는 잔디는 종류에 따라 특성이 달라 공략법도 달라진다. 잔디 상태는 골퍼의 플레이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한국 잔디 혹은 조선 잔디로 부르는 난지형 잔디는 우리나라 골프 코스에서 주로 볼 수 있다. 한국 잔디는 잎이 직립형이라 뻣뻣하고 너비도 넓어 볼이 잔디 위에 살짝 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미스 샷에도 비거리 손실이 적어 샷의 일관성이 부족한 아마추어 골퍼 대부분이 선호한다. 또 찍어 치는 것보다 쓸어 치는 스윙을 구사하는 것이 유리하다. 스핀양이 양잔디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평소보다 비거리가 더 나는 경우도 있으니 클럽별로 정확한 거리를 따지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양잔디로 불리는 한지형 잔디는 사계절 내내 푸르름을 유지한다. 잎이 가늘고 부드러워 잔디 밀도가 높다. 따라서 볼을 정확히 맞히지 못하면 미스 샷의 결과가 참담하다. 두꺼운 샷은 잔디 저항으로 비거리 손실이 크고 볼이 떠 있지 않아 토핑 실수도 흔하다. 그린 주변 잔디는 더욱 짧고 단단하게 느껴져 어프로치 샷 실수에 주의해야 한다. 확실히 찍어 치는 다운블로 샷을 구사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어프로치 샷이나 쇼트 게임에서는 스핀양이 많아 그린에서 볼을 세우기 더 쉽다는 것도 유의하자.  

로리 매킬로이. 
로리 매킬로이. 

◇ 코스 매니지먼트를 위한 10가지 현실 조언 

① 빠르게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라. 멘탈 손실을 최소화하고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② 지름길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돌아가라. 코스 설계가는 핀을 향하는 지름길에 함정과 장해물을 설치하고 마음 약한 골퍼를 기다리고 있다.

③ 핀 위치는 잊고 그린 정중앙으로 샷을 하라. 제발. 핀 주변에는 항상 장해물이 있다.

④ 파3홀의 두 가지 설계 원칙을 기억하라. 짧은 파3홀에는 반드시 앞뒤로 장해물이 있고, 긴 파3홀에는 꼭 좌우로 장해물이 있다.

⑤ 티잉 에어리어에 오르면 티 마커가 향하는 방향에 속지 마라. 자신의 스윙 스타일과 구질에 따라 타깃 방향을 새로 설정해야 한다.

⑥ 그린을 공략할 때는 짧은 샷이 더 낫다. 그린 입구로 들어가는 길은 평탄하지만, 그린 뒤에는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⑦ 긴 홀을 맞이할 때 티 샷을 무조건 멀리 보내려고 하지 마라. 긴 파5홀과 파4홀에서는 페어웨이를 지키는 정확한 티 샷이 레귤러 온을 부르고 더 큰 위험을 피하는 방법이다.

⑧ 트러블 샷을 할 때 무모한 도전을 하지 마라. 당장의 위험을 모면하기 위해 무언가를 시도하려고 한다면 헤어나올 수 없는 더 큰 함정에 빠질 수 있다.

⑨ 익숙한 코스가 아니라면 베테랑 캐디의 말에 귀를 귀울여라. 캐디는 설사 불친절하더라도 초행길에 오른 당신을 안내할 최고의 코스 매니저다.

⑩ 라운드 전 코스 매니지먼트를 루틴으로 만들어라. 라운드 전날 연습장에서 무리한 스윙 연습을 하는 것보다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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