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년 역사의 LA 명문, 리비에라CC [해외코스: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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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 역사의 LA 명문, 리비에라CC [해외코스:1104]
  • 김기찬
  • 승인 2011.04.1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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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 역사의 LA 명문, 리비에라CC [해외코스:1104]


1927년 개장 이후 해마다 이른 봄꽃이 필 때면 팰리사이드 해안에 인접한 리비에라컨트리클럽(파71, 7279야드)은 LA오픈을 개최했다. 오늘날 노던트러스트오픈으로 이름을 바꾼 이 대회는 미국 PGA투어 선수와 골퍼에겐 ‘캘리포니아 드림’이다. ‘미국 100대 코스’ 중 31위의 리비에라는 오랜 역사만큼 명문 코스로도 이름 높다. 선수는 우승을, 골퍼는 멋진 코스에서의 라운드를 꿈꾸는 곳이다. 

글과 사진 남화영

 

서쪽으로 프랑스, 동쪽으로는 이탈리아에 걸쳐 산 언덕과 바다가 급박하게 이어지는 4계절 휴양지가 리비에라다. 니스, 깐느, 몬테카를로, 산레모 등 유명한 해안 관광지가 줄지어 마치 ‘목걸이’와 같다고 해서 ‘리비에라(Liviera)’란 이름이 붙여졌다. 롱비치, 산타모니카, 말리부 등 태평양의 환상적인 해안선을 가진 로스엔젤레스의 리비에라CC 클럽하우스 2층 베란다에서는 태평양 수평선이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이룬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 바다가 지척인 데다 산타모니카산이 북풍을 막아 겨울에도 춥지 않은 휴양지 리조트라서 이름을 리비에라로 지었나 보다. LA에 좋은 코스는 셀 수 없이 많다. 유명한 코스로는 벨에어, LACC, 트럼프내셔널, 란초 팔로버디스, 펠리칸힐스 등이 있지만 LA 해안과 산타모니카 계곡이 만나는 최고의 명당에 앉혀진 코스가 리비에라다. 마마스앤파파스의 히트곡 ‘캘리포니아 드리밍’ 가사처럼, 영화 <중경삼림>에서처럼, 잿빛 하늘과 겨울의 나날을 다 보내고 봄 기운이 샘솟을 찰라에 일상의 탈출구를 원할 때 그려지는 골프의 이상향이 바로 리비에라다. 할리우드가 지척이라 월드 스타가 이곳에서 라운드 하는 걸 보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84년 역사의 코스가 옛 모습을 우아하게 간직한 채, LA를 대표하는 PGA투어가 매년 봄에 열린다. 현장에서 선수를 보면 ‘저렇게 멋진 코스에서 나도 그림 같은 샷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는다. 그리곤 저마다 창고에 넣어뒀던 클럽을 꺼내 라운드 할 채비를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리비에라? ’라고 묻는다면 중요한 이유가 있다. 리비에라CC는 <골프 다이제스트>의 2009~10년 ‘미국 100대 코스’의 LA 소재 코스 중 가장 높은 31위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설계가인 조지 C. 토마스가 1921년 설계한 LACC 북 코스는 47위에 올랐고, 25년에 완공한 벨에어CC도 명문이지만 100대 코스에는 들지 못했다. 나는 지난 2월 중순, 노던트러스트오픈을 취재하면서 리비에라CC가 1만6000곳이 넘는 미국 골프장 중에서 어떻게 31위에 올랐는지, 올드 코스가 어떻게 현재 골프 트렌드에 맞춰 빛을 발하는지, 명문을 추구하는 우리나라 골프장이 참고할 점은 없는지를 살펴봤다. 국내에는 역사만 오래거나, 혹은 대회를 개최하지만 충분한 가치를 뽑지 못하거나 아예 쓸데없는 외양에만 치중하는 ‘명문 지향’ 코스도 많기 때문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최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에서는 골프 붐이 일면서 코스가 우후죽순 등장했다. 1922년 LA의 스포츠클럽 부회장인 프랭크 A. 가버트는 골프장 부지를 물색하다가 석유업계의 백만장자인 알폰조 벨과 합작해 산타모니카 계곡을 사들였다. 그리곤 막 벨에어CC 공사를 마친 촉망받던 코스 설계가 조지 토마스에게 ‘백지수표’를 주면서 최고급 코스 설계를 주문했다. 토마스는 공사 감독 윌리엄 P. 벨과 함께 설계와 공사를 서둘러 26년에 완공했다. 백지수표를 받았던 만큼 코스 공사비는 총 24만3872달러로 당시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싸게 만들어진 코스로 기록됐다. 그랜드 오픈은 27년 6월24일 했다. 30개의 객실을 가져 ‘골프의 그랜드호텔’로 불린 클럽하우스는 그 이듬해 열었고, 골프장 옆으로는 폴로클럽과 마상마술센터까지 조성한 초호화 골프 리조트로 출발했다. 골프장 운영을 맡았던 더글러스 페어뱅크는 초창기부터 ‘골프장 마케팅’을 펼쳤다. 할리우드 스타를 두루 코스에 초청했을 뿐 아니라 ‘이 코스에서 70타를 깨면 1000달러 준다’는 이벤트를 열어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골프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보비 존스마저도 여기에 참가했다. 하지만 73타를 치고는 자존심 좀 상한 듯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좋은 코스군요. 그런데 멤버는 어디서 라운드 하죠? ” 본격적으로 코스가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는 LA의 오피니언 리더 모임인 청년상공회의소가 총 상금 1만달러를 걸고 29년에 제4회 LA오픈을 유치하면서부터다. 이후 LA오픈은 85번의 대회 역사(훗날 닛산오픈, 노던트러스트오픈으로 명칭은 바뀌지만) 중 48번을 리비에라에서 개최하게 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식민지 한국이 해방을 맞이하던 45년. 그 한 해에만 18승을 거둔 바이런 넬슨이 우승하지 못한 대회가 LA오픈이었다. 아쉬움이 남았던 그는 46년에 이 대회에 기어코 출전해 우승한 뒤로는 선수 생활을 접고 텍사스로 낙향해 농장을 열었다. 넬슨은 이렇게 회고했다. “리비에라가 미국에서 위대한 코스라고 늘 생각했다. 30~40년대 여기서 열린 LA오픈이 메이저 대회만큼 중요했기 때문이다.” 리비에라와 가장 인연 깊은 골퍼를 꼽으라면 벤 호건이다. 그는 47년 이 코스에서 열린 LA오픈에서 우승하더니 이듬해 LA오픈과 US오픈까지 18개월 동안 무려 3개의 대회를 리비에라에서 연속 우승했다. 이후 리비에라는 ‘호건의 오솔길(Hogan’s Alley)’이란 별칭을 얻게 된다. 그의 동상이 클럽하우스 후원에 세워진 이유다. 50년대에 리비에라CC는 할리우드 영화 무대로도 자주 활용되었다. 51년 벤 호건이 차 사고로 죽음의 고비를 넘겨 재활하고 대회 우승을 이어간 실화를 영화화한 <태양을 따라서 :Follow The Sun>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캐서린 헵번과 스펜서 트래이시가 주연한<팻 앤 마이크>와 <캐디>, <마크 오브 조로>의 무대였으며 TV 시리즈 <베트맨 로빈>도 리비에라에서 촬영되었다. 코스 구석구석이 당대 스타의 추억으로 아로새겨져 있다. 12번 홀 그린 오른쪽의 무화과는 영화 <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가 LA오픈을 관전하던 자리여서 ‘보기의 나무’로 불린다. 보가트는 간이 의자에 앉아 보온병에 짐빔을 챙겨와 대회를 지켜보곤 했다. 바닷바람이 살랑거리고 볕 잘 드는 양지에서 위스키를 홀짝거리며 프로가 그린에서 죽 쑤는 걸 지켜보는 그의 모습이 연상된다. 리비에라는 83년에 다시 한 번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을 유치했다. 당시 25세 신예 할 서튼이 잭 니클러스를 한 타 차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80년대 후반 일본이 최고의 호황을 누리면서 뉴욕 록펠러센터나 페블비치를 사들이던 시절, 리비에라는 일본 자본에 인수됐다. 89년 일본의 부동산, 웨딩사업가인 와타나베 노보루 현 회장이 골프장을 매입하자 초기엔 ‘LA오픈이 열리는 미국의 전통 코스를 일본에 팔았다’는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와타나베 회장은 리비에라의 전통을 보전한다는 원칙을 세웠고, 대회도 계속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실현하면서 원성은 서서히 수그러들었다. 존폐 기로에 놓였던 LA오픈은 이후 일본 닛산이 메인 스폰서가 되면서 닛산LA오픈으로 변경되었고 이후 20여 년간 닛산오픈으로 명맥을 이어갔다. 95년에는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이 한 번 더 열렸고, 98년에는 US시니어오픈까지 개최됐다. 2008년부터는 시카고에 본사를 둔 금융그룹인 노던트러스트가 메인 스폰서가 되었고 대회 명칭은 노던트러스트오픈으로 바뀌었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 리비에라 코스는 바이런 넬슨, 벤 호건에서부터, 조니 밀러, 닉 팔도, 프레드 커플스를 거쳐 필 미켈슨, 스티브 스트리커에 이르기까지 당대 최고의 선수가 우승컵을 두고 다퉜던 고색창연한 전장이다. 뿐만 아니라 찰리 채플린을 시작으로, 험프리 보가트, 빌리 크리스탈, 캐서린 햅번, 래리 데이비드, 데니스 호퍼. 실베스타 스텔론이 회원으로 혹은 게스트로 이곳을 찾았고 할리우드의 숱한 영화가 만들어진 세트장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본의 국민 배우인 와타나베 겐,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 스즈키 이치로가 여기서 결혼식도 올렸다. 리비에라는 전설이 된 선수와 수퍼스타의 역사가 잘 간직되는 곳이다. 그렇게 세월을 뛰어넘어 과거와 오늘을 연결하는 것이 리비에라가 명문인 이유다.

 



리비에라가 PGA투어 대회를 꾸준히 개최하는 무대가 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코스 세팅이 선수의 미세한 기량을 가릴 정도로 공정하며, 홀 레이아웃에 다양한 전략과 도전의 묘미가 있어 멋진 샷을 갤러리에게 선보이기 때문이다. 샘 스니드는 리비에라를 이렇게 평했다. “골프의 가장 좋은 테스트 무대다. 트릭이 통하지 않고, 라운드가 즐거우며, 좋은 샷에는 당연한 보상을 준다. 내가 아는 한 이런 게 좋은 코스의 조건이다.” 모든 홀이 특징적일 뿐만 아니라 후대 설계가가 베끼는 클래식으로 존재한다. 당대의 최고 설계가로 백지수표를 받아 나온 조지 토마스의 애초 설계로 돌아가보자. 1번 홀은 20m 높은 언덕에서 평평한 페어웨이로 내리꽂는 시원한 티 샷의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2번 홀은 핸디캡 1번 홀로 조지 토마스는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 4타만에 홀아웃 하면 아주 잘한 거다.” 벤 호건은 48년 US오픈에서 우승한 뒤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4번 홀에 대해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파3 홀”이라고 상찬했다. 과감하고 힘 있는 골퍼는 바로 그린을 노리지만 힘 조절이 약간만 잘못되면 벙커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아마추어는 그린 앞 60야드까지만 보내 거기서 세컨드 샷을 어떻게 올릴까 고민하게 만든다. 6번 홀 역시 파3임에도 수많은 변수가 있다. 그린 중앙에 벙커가 덩그러니 놓여 있기 때문이다. ‘도너츠 홀’로 불리는데, 핀이 어디에 꽂히느냐에 따라 볼을 어떻게 굴려 붙이는지의 해법이 변화무쌍하다. 국내 몇몇 코스에도 있는 도너츠 홀의 원조를 리비에라에서 찾을 수 있다. 8번 홀은 갈라지는 두 개의 스플릿(split) 페어웨이를 가졌다. 가운데는 해저드이고 왼쪽 페어웨이를 택하면 폭은 좁지만 그린까지 가깝고, 오른쪽 페어웨이를 택하면 넓지만 길이 멀어 선택을 하도록 한다. 오늘날 리비에라에서 가장 유명한 홀은 10번으로 ‘드라이버블 파4 홀’의 정수로 꼽힌다. 315야드로 거리는 짧지만 세로로 길게 앉혀진 그린 양 옆의 움푹 파인 벙커로 인해 한 끗 차이로 버디와 더블 보기가 오간다. 잭 니클러스는 “나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홀을 좋아하는데 이 홀은 내가 아는 어떤 짧은 파4 홀보다도 다채롭다”고 평했다. 거리가 짧다고 우습게보면 가차 없는 징벌이 돌아온다. 11번 홀은 높이 30m가 넘는 쭉 뻗은 유칼립투스 나무가 페어웨이 양 옆으로 긴 열주(列柱)를 이룬다. 똑바로 쏘는 정확성 있는 샷의 중요성을 느끼는 홀이다. 13번 홀은 퍼팅의 귀재 벤 크렌쇼가 “설계자가 골프를 생각하는 게임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린 앞의 협곡이 투온을 노리는 골퍼에겐 모험에 따른 보상의 원칙을 확실하게 심어준다. 달리 말하면 만용에 따른 보복의 원칙에도 철저하다. 선수가 고민할수록 갤러리는 고소해한다. 15번 홀은 오후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방향을 알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해풍에 맞서는 홀이다. 하지만 이 홀의 진정한 승부는 그린에서 펼쳐진다. ‘넓은 그린이 더 어려운 그린’이란 말이 여기에 딱 적합하다. 앞 벙커는 턱이 높아 위협적이고, 옆으로 돌아가려면 오르막 내리막 굴곡이 크다. 잘 붙인 퍼팅 하나가 잘 맞은 드라이버 샷 하나 이상의 가치가 있는 홀이다. 마지막 세 개 홀은 개성이 강하다. 16번 홀은 고색창연하다. 번개에 맞아 쪼개진 사이로 생명력을 이어가는 고목 줄기 사이로 잔디가 뿌리를 내렸다. 그린이 좁고 주변이 벙커로 둘러싸인 이 홀은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이라 불린다. 17번 홀은 이 코스에서 가장 긴 590야드 오르막 파5 홀이다. 설계가는 “장타자보다는 정확성 높은 단타자에게 유리한 홀”이라고 설명을 붙였다. 힘만 가지고 덤비지 말라는 뜻이다. 18번 홀 역시 PGA투어에서 유명한 마지막 홀이다. 티 샷은 저 너머 보이지 않는 언덕으로 보내야 하고 세컨드 샷은 길고도 좁고 정확한 그린 공략이 요구된다. 그린은 클럽하우스 바로 밑으로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처럼 둥그렇게 조성돼 있다. 가급적이면 많은 갤러리가 선수의 마지막 승부를 지켜보도록 조성했다. 최고의 경기장다운 훌륭한 마무리다. 리비에라는 잘못 판단하면 반드시 처벌이 내려지고 전략을 짜고 생각하게 만드는 코스다. 오래 라운드해도 질리지 않고 장타자라고 무조건 유리하지 않다. 리비에라가 명문인 건 코스가(수많은 아류가 생겨나는) 클래식이기 때문이다.


리비에라는 역사와 전통의 골프 코스 뿐만 아니라 테니스클럽과 결혼식 등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시설을 갖춰 LA의 상류사회와 통하는 통로 역할도 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를 포함해 소수의 오피니언 리더가 친밀한 유대로 맺어져 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프라이빗뱅킹 분야에서 미국 2위의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금융사인 노던트러스트가 이 대회 메인 스폰서가 된 것도 골프장의 명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프레데릭 H. 와델 노던트러스트그룹 CEO는 리비에라에서 대회를 열게된 계기를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 미국 PGA투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가 모이는 대회다. 그런 대회를 여는 최고의 코스다. 둘째, 오랜 역사를 가졌고 멋진 전통을 잇는 골프장이다. 마지막으로 역사와 전통에 걸맞는 훌륭한 멤버들이 있다.” 89년 리비에라를 인수한 와타나베 노보루 회장은 점잖은 백발 신사다. 대학 시절 이 코스에서 라운드하고는 ‘멤버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고, 나중에 웨딩사업과 부동산업으로 큰 돈을 벌어 40대 초반에 이 골프장을 인수하면서 캘리포니아 드림을 이뤘다. “제가 해온 일은 설계자가 만든 좋은 코스를 잘 보존하는 것, 그리고 이제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이죠.” VIP 응접실에는 골프장 초기 설계도와 클럽하우스 도면까지 액자에 걸어두고 있었다. 와타나베 회장은 올해 노던트러스트오픈 기간에 아시아에서 본지와 싱가포르, 중국의 대표 미디어 3인을 초청했다. “리비에라는 미국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가 교류하는 곳입니다. 이제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포함하는 글로벌 멤버십으로 확대하려 합니다.” 종전까지 미국인과 소수 일본인에 국한되던 멤버십을 아시아로 넓히고 싶어했다. 배석한 사토코 부사장이 귀띔했다. “한국의 삼성그룹과 CJ그룹 회장님은 이미 회원이세요.” 와타나베 회장은 리비에라의 미래상을 글로벌에 두었다. LA에 기반을 둔 골프장으로 골프, 테니스, 문화를 통해 미국과 아시아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 그의 새로운 드림이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회원 가입비가 필요한지’ 물었더니 사토코 부사장이 조심스럽게 답했다. “우리 골프장은 단지 돈만으로 가입할 수 있는 클럽은 아닙니다. 신청하면 여러 가지 측면에서 회원 심사를 거치게 될 겁니다.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멤버십으로 보다 많은 아시아 리더가 참여한 클럽을 만드는 게 목적이니까요.” 코스가 해외의 새로운 가망 회원에게 어필하는 방식이 이렇게 고급스럽고 신중한 것 역시 명문 코스의 조건인 것 같았다. 명문 코스라면 회원 모집도 이런 식의 미션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그럴 만 했다. 리비에라 클럽하우스에는 30실의 객실이 있다. 거기에는 벤 호건 실이 있고, 월트 디즈니 실도 있다. 84년 전의 골조와 뼈대는 유지하면서도 최신 시설과 기기가 합쳐지면서 고아(古雅)한 느낌마저 준다. 세월을 거슬러 역사 속의 인물과 현재를 연결한 이 골프장이 이제는 공간적으로 미국과 일본과 아시아를 연결하려 한다. 그건 리비에라이기에 가능한 캘리포니아 드림인 것 같다.

Ps : 이탈리아풍 골프장은 음식도 이탈리아 스타일이다. 시실리 출신의 셰프 알도 사디의 수준 높은 데코레이션 풀 코스 요리는 LA에서 정평이 나 6년 전에 스카우트 되어 이 골프장의 숨은 자랑거리가 됐다. PGA투어가 끝난 다음날 그 세팅 그대로 코스에서 라운드 한 것만큼이나 사디의 코스 요리는 감미롭고 환상적이며 사디스틱한 매력이 있었다. 문의 therivieracountry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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