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회가 새롭지” 일일이 후배와 인사한 레전드, 호스트의 본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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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회가 새롭지” 일일이 후배와 인사한 레전드, 호스트의 본모습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2.07.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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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충남)=한이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아내 말 잘 들어!”

한장상(81) 고문이 아내를 캐디로 둔 이형준(30)에게 웃으며 외쳤다. 이형준은 씩 웃으며 꾸벅 인사했다. 한 고문이 1번홀 티잉 에어리어에서 경기를 앞둔 선수와 모두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이 모습을 본 갤러리 중에서는 “저 사람이 한장상 프로다”라며 조심히 셔터를 누르기도 했다. 어느 새 여든이 넘은 한 고문이 호스트로서 정정한 모습으로 대회에 나섰다. 선수 한 명, 한 명과 마주하는 모습은 출전 선수 뿐만 아니라 갤러리에게도 인상 깊은 듯 했다.

간만에 대회장에 나온 기념으로 지인에게 선물 받은 새 신발을 신었다고 자랑했다. 한 고문은 선수들의 티 샷을 보면서 “힘이 좋아. 젊음이 좋지. 채만 봐도 좋다. 나는 나무 채로 치던 세대다”고 껄껄 웃었다. 

황중곤(30)이 지나가자 “저 선수가 얼마 전에 연장 가서 우승했지?”하며 경기 내용을 상세하게 떠올렸다. 선수 특징이나 최근 대회에서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도 날카롭게 기억해냈다. 

KPGA 관계자는 “KPGA 대회 뿐 아니라 골프 대회는 거의 모두 챙겨보신다”고 귀띔했다. 한 달에 두 번은 라운드도 다닌다. 주흥철(41)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회에 출전하시지 않았나”하고 혀를 내둘렀다.

총상금 5억원. 규모는 턱없이 적지만 대회 의미는 뜻깊다. 한 고문의 이름을 건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KPGA에는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새로운 인비테이셔널 대회가 마련됐다.

KPGA 창립회원인 한 고문은 1968년 11월 12일 회원번호 6번으로 KPGA 투어프로에 입회했다. 통산 22승을 거뒀고 한국오픈 4연속 우승, KPGA 선수권대회 4연속 우승 등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이런 한 고문의 이름을 딴 대회는 젊은 선수들에게도 큰 본보기가 됐다.

한 선수는 “사실 한 고문님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알고보니 한국오픈에서 4년 연속 우승하셨더라.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좋은 대회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주흥민은 “워낙 KPGA에서 레전드이시고, 그 분의 인비테이셔널 대회에 나온다는 것도 영광이다. 이런 기회가 계속 있었으면 좋겠고 여전히 정정하신 모습도 대단하다. 계속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신상훈은 “정말 골프를 사랑하신다는 걸 느꼈다. 만나 봬서 영광이다”고 말했고, 김한별(26)은 “덕분에 지금의 KPGA가 있는 것 아니겠나”하고 얘기했다.

오랜 시간 티잉 에어리어에 머물며 선수들을 격려한 한 고문은 “감회가 새롭다”며 “프로라면 어느 정도 쇼맨십도 있어야 한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보여지는 게 있어야 하는 사람이다. 실력과 팬에게 보여지는 것도 신경 쓴다면 선수로서 오래 갈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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