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의 천국 모르셨수? 모리셔스! [해외코스: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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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의 천국 모르셨수? 모리셔스! [해외코스:1301]
  • 김기찬
  • 승인 2013.01.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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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의 천국 모르셨수? 모리셔스! [해외코스:1301]
1   <톰소여의 모험> 을 쓴 미국 문학의 거장 마크 트웨인은 1897년에 여행기  <적도를 따라서>에서 모리셔스를 여행한 소감을 이렇게 썼다. ‘신은 모리셔스를 창조한 다음 천국을 만들었다’. 글_남화영   2 아프리카 대륙에서 남쪽 큰 섬인 마다가스카르에서 동쪽으로 750킬로미터 지점에 동서 45킬로미터, 남북 65킬로미터로 제주도만한 크기와 모양의 섬나라가 모리셔스다. 12〜4월의 여름과 6〜9월의 겨울로 나뉘며 연 평균 기온 20〜27도로 따뜻하다. 제주도처럼 화산 활동에 의해 형성된 섬이지만, 내륙은 사탕수수밭이 지천이고 177킬로미터 해안선 주변으로 산호초가 있어 잔잔한 비취빛 해안이 섬을 둘러싼다. 잔잔하고 맑은 산호초 해안이 기막히게 아름다워서인지 유럽인의 겨울철 고급 휴양지로 이름 높지만 우리에게는 몰디브 Maldive와 함께 이국적인 신혼 여행지로만 알려져 있다. 마크 트웨인이 천국처럼 느꼈던 모리셔스는 대대로 유럽인이 전리품처럼 다퉈 차지하려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모리셔스엔 지금은 흔적조차 없어진, 날지 못하는 도도 Dodo새만 있었다. 1507년 포르투갈인이 이 땅을 처음 밟았지만 1598년 국제 무역국으로 성장한 네덜란드의 모리스 왕자가 이 섬을 식민지로 만들어버린다. 나라 이름인 ‘모리셔스’, 불어로 ‘일모리스 Ile Morrice’는 ‘모리스의 섬’이란 단어에서 유래했다. 1715년부터는 네덜란드가 허술한 틈을 타고 프랑스가 치고 들어와 1810년까지 지배한다. 모든 지명이 불어인 건 이 무렵 정착됐다.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수입하고 인도로부터 이민이 이루어져 인구가 늘었다. 19세기가 되자 산업혁명에 성공한 영국이 쳐들어와서는 150여 년이 흘렀다. 3모리셔스는 1992년 공화국으로 정체를 변경하면서 영국으로부터 완전 독립했다. 현재 인구 120만여 명의 구성을 보면 원주민은 아프리카인과의 혼혈인 크레욜이 27퍼센트이고, 인도계가 68퍼센트를 이루지만, 공식 언어는 프랑스어와 영어다. 산업도 유럽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 직물 가공, 사탕수수 재배업이 주를 이룬다. 산호초 해안선을 따라 줄줄이 들어선 리조트만도 족히 70여 곳이 넘는다. 그리고 그 해안선을 이용한 시사이드 골프장이 생겨났다. 이 조그만 휴양 섬에 골프장만 12곳에 이른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남아공이 골프장 450곳으로 가장 많고, 모리셔스는 좁은 면적에 비하면 골프장이 넘쳐나는 편이다. 면적으로는 그보다 수십배 넓은 마다가스카르에도 골프장은 4곳 뿐이다. 이웃한 섬나라 셰이셸군도에도 코스는 2곳 뿐이다. 게다가 모리셔스에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까지 있다. 골프가 인도양 한 가운데 조그만 섬 모리셔스에서 풍성하게 꽃피울 수 있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유러피언투어 여는 섬나라

4큰 나라도 아니고, 제주도만한 크기의 섬나라에서 유러피언챔피언스투어가 4년째 개최되고 있다. 내가 신혼 여행지로만 알려진 이곳을 가게 된 것도 대회 취재가 첫 번째 이유였다. 또 하나는 모리셔스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관광객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홍콩이나 두바이, 혹은 싱가포르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고 비행 시간이 거의 14시간이 걸리는 곳이지만 여행사의 특별한 프로모션 없이도 여행자가 급격히 늘었다. 이에 몰디브 등 인도양의 휴양지마다 럭셔리 리조트를 운영하는 콘스탄스호텔익스피리언스 Constance Hotels Experience는 한국 사무소를 개설한 뒤 한국의 대표 골프 미디어를 통해 모리셔스를 일주일간 취재하도록 했다. ‘유러피언’+‘시니어 투어’를 여는 것은 전략적인 계산도 있었다. 모리셔스는 유럽의 부유한 이들이 겨울 휴가를 보내는 곳인만큼 타깃이 잘 맞았다. 계절이 북반구와는 반대라서 모리셔스는 12월이면 열대의 바다, 산호초 라군 Lagoon을 따라 이어진 비취빛 해변에 선탠을 하면서 한두 주일 휴가를 보내는 부유한 유럽인으로 꽉 찬다. 콘스탄스호텔이 모리셔스에 운영하는 두 곳의 리조트는 각각 특색이 있다. 네덜란드의 모리스 왕자가 상륙한 지 400년 만인 1998년에 개장한 르프린스모리스 Le Prince Maurice는 프라이비트한 고품격 리조트다. 네덜란드의 상징처럼 리조트의 주요 색깔은 상큼한 오렌지 빛이며 모리셔스에서 유일한 프라이비트 비치(숙박객 전용 해변)가 있다. 독립 빌라와 엄청난 규모의 다채로운 와인, 물 위의 수상 레스토랑 등 색다른 휴식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웃한 벨마플라주 Belle Mare Plage는 보다 활동적인 젊은층에게 적당하다. 윈드서핑, 패러세일링, 스노클링, 낚시 등 해양 레포츠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대중적인 객실부터 독립 빌라까지 선택의 폭도 넓다.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야외 레스토랑과 펍까지 합치면 식당도 총 7곳이다. 하지만 골퍼 입장에서 보자면, 이 두 곳의 리조트 모두 바로 앞의 레전드 Legend와 링크스 Links 코스란 18홀 골프장 두 곳을 언제든 무료로 맘껏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의 메리트다. 레전드 코스(파72, 6581야드)는 1994년 남아공의 선수 출신 설계가인 휴 바이어치 Hugh Baiocchi가 설계한 리조트 스타일 코스다. 업다운은 거의 없이 평탄하지만, 14번 홀만 빼고 매 홀마다 워터 해저드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위협적이다.5 시그니처 홀은 바다 건너 170야드를 쳐야 하는 파3 17번 홀이다. 부지는 원래 사슴 사냥터였고 지금도 코스 안에 백여 마리의 사슴이 노닌다. 물이 많은 탓에 사슴 뿐만 아니라 풀도, 피죵 등 아프리카산 새들이 코스 곳곳을 누비며 지저귄다. 콘스탄스호텔 투숙객만 배타적으로 이용하는 코스이며, 걸어서 라운드 할 수 있고, 캐디(최대 450루피)와 카트(1300루피)는 선택 사항이다. 본지에서 지난해 5월 발표한 ‘전 세계 베스트 코스’ 리스트에 따르면 모리셔스에서는 3위에 선정됐다. 5분 거리의 링크스 코스(파71, 6498야드)는 2002년 로드니 라이트 Rodney Wright와 유러피언투어 8승을 거둔 영국의 골프 해설가 피터 앨리스 Peter Allais가 공동 설계했다. 사탕수수 농장에 지어졌으며 화산암이 군데군데 위치하고 홀마다 업다운이 꽤 있다. 티잉 그라운드에 서 보면 모리셔스의 산악과 숲이 웅장하게 보이는 전망이 뛰어나다. 시그니처 홀은 18번(파4, 363야드)으로 숲을 건너 쳐야 하는 과감한 티 샷과 물을 건너는 정교한 어프로치가 필요하다. 이 코스는 노 캐디 플레이로 진행되며, 투숙객에게는 카트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 골프가 리조트 투숙객에겐 공짜인 혜택은 모리셔스의 다른 럭셔리 리조트도 대체로 비슷하게 적용된다.      

모리셔스의 베스트 코스들

6 모리셔스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코스는 아나히타 Anahita다. 럭셔리 리조트의 대명사인 포시즌 Fourseason이 08년 10월 동쪽 해안 보켐 Beau Champ에 리조트를 열면서 시사이드 18홀 모리셔스아나히타(파72, 6828미터) 코스를 함께 개장했다(fourseasons.com/mauritius/golf). 설계가인 어니 엘스는 챌린징한 코스 기준에 맞췄고, 동시에 리조트의 성격에 따라 넓은 페어웨이를 함께 추구했다. 엘스는 18번(파5, 512미터) 홀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마지막 홀’이라고 자신했다. 4, 8, 17번  홀에서는 비취빛 산호 바다와 남색으로 어우러지는 먼 바다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무려 6개 홀에서 해안선을 따라 라운드 한다. 홀마다 아프리카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식물군으로 차별화했으며, 9번 홀을 지나면 골프장에서 사육하는 수백살 된 코끼리 거북 두 마리를 볼 수 있다. 포시즌은 이 코스를 모리셔스의 최고로 만들기 위해 첨단의 골프 아카데미를 들여놨고, 카트걸 Cart Girl이 골퍼에게 수박 주스를 무료로 서비스한다. 카트마다 큼지막한 GPS 거리 측정기를 붙여놓은 것도 특징이다. 마케팅전이 치열한 한국에서나 가능할 법한 서비스를 이곳에서도 누릴 수 있다. 투숙객에겐 무료인 그린피지만 게스트로 방문하면 75유로(약 25만원)에 이른다. 성수기인 11~2월을 피해 겨울 비수기인 6~8월에는 가격 할인도 이뤄진다.   7 하지만 모리셔스에서 꼭 라운드 해야 할 골프장을 꼽으라면 아나히타 인근 일로셰  Ile Aux Cerfs에 있는 투스록 Le Touessrok(파72, 6452미터)을 꼽겠다(letouessrokgolf.com). ‘일로셰’란 우리말로 풀면 ‘사슴섬’이다. 사슴이 사냥꾼을 피해 이 섬으로 헤엄쳐 숨었다가 밤이면 뭍으로 건너가곤 했다는 곳이다. 섬 하나를 통째로 18홀 코스로 만든 것은 세계에서 유일할 것 같다. 투스록리조트 투숙객도 골프를 할 때면 15분간 보트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야 한다. 코스 주변의 흰 백사장은 서쪽 해안인 플릭앤플락 Flic en Flac과 더불어 모리셔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으로 손꼽힌다.8 코스는 독일의 베른하르드 랑거 Bernard Langer가 설계해 2003년 11월 개장했다. 섬 하나를 온통 골프 코스로 만든다는 건 좀처럼 쉬운 작업이 아니다. 독일인의 정교함을 유전자로 가진 랑거는 바다 뷰와 코스 매니지먼트를 잘 살릴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워낙 좁은 지라 도그레그 홀도 꽤 많다. 홀과 숲을 지나면서 나무숲 밖으로 보이는 게 모두 바다이고 해안이다. 어떤 이들은 ‘너무 어렵다’ ‘볼을 수십 개는 잃는다’고 불평한다. 카트에는 GPS도 달려 있지 않다. 하지만 거리와 방향을 골퍼의 실력과 멘탈로 극복해야 함을 이 코스에서 체험한다. 코스 설계자 랑거는 이런 해설을 남겼다. “투스록을 만들 때 내 모든 감각을 다 살렸다. 이 놀라운 자연 속에서 누구에게나 기억될만한 게임이 되도록 했다.” 이곳에서는 ‘티 샷을 아이언으로도 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14개의 클럽 모두를 잘 써야 하며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이곳은 코스 전체를 바닷물에 강한 파스팔륨 잔디로 식재했다. 바다와 너무 가까이 붙은 까닭에 몇 개의 그린은 소금에 쩔은 탓인지 맨땅처럼 드러나 흰색으로 변색된 곳도 있다. 영국 골프 월간지인 <골프월드>는 이 코스를 ‘전 세계의 아름다운 코스 베스트 10’에 꼽았다.9 모리셔스 동쪽에 위치한 타마리나 Tamarina(파72, 6886미터)는 모리셔스 베스트 코스 5위에 올라 있다(tamarina.mu). 2006년 11월에 개장했는데 부지 면적으로는 모리셔스에서 가장 넓다. 이곳 역시 원래는 사냥터였던 탓에 코스 곳곳에 사냥꾼의 망루 등 아프리카 흔적이 물씬 나는 사바나 스타일 코스다. 시그니처 홀인 13번 홀(파3, 186미터)은 내리막인 데다가 그린 모양이 아프리카 대륙을 빼닮았다. 라운드 중에 뿔닭을 보는 건 일도 흔하고, 사슴에 원숭이에 몽구스까지 있다. 골프장은 ‘킹콩산’으로 불리는 램퍼트 Rempart산을 배경으로 코스가 이어진다. 또한 바로 옆은 카셀라자연공원이다. 카셀라공원에서는 훈련된 사자와 함께 걸어가거나 나무 위에 올라간 사자 밑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아프리카 최고령 코스

  수도 포트루이 Port Louis 남쪽 바코아 Vacoas에 위치한 짐카나클럽 Gymkhana Club(파68, 5025미터)은 1844년 개장한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 오래된 코스다(+230-698-6302). 영국이 식민지를 넓혀 나가던 시절, 영국 해군 사령부 막사 인근에 지은 9홀 코스였다. 1950년대에 9홀을 증설해 지금은 18홀 코스로 운영된다. 붉은 지붕의 2층 클럽하우스가 옛 건물의 자취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1844년 개장이라면 골프 종주국 영국 이외에서는 4번째 오래된 코스에 해당한다. 가장 오랜 곳은 호주 태즈매니아의 라토 링크스 Latho Links로 1822년에 개장했다. 그 다음은 인도의 로열캘커타 Royal Kolkata로 1829년, 로열봄베이가 1842년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짐카나가 최초임에는 분명하다. 남아공의 최초 코스 로열케이프 Royal Cape만 해도 1885년으로 한참 뒤에 생겨났다. 클럽하우스 벽에는 각종 대회 기록이 수없이 많은데, 그중 가장 오랜 것이 1905년에 클럽챔피언전을 치른 기록이 나온다(그해 한국에선 을사조약이 체결됐다). 15번 홀 오른쪽 벽을 따라 모리셔스 군용 건물이 아직도 있으니 영국 해군 막사 부지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파68에 5025미터인 데다 평지로 이뤄져 있는 평탄한 워킹 코스다. 풀 카트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라운드 하며 대체로 캐디를 쓴다. 캐디 중에 올해 61세인 압바 Apbadw의 캐디 경력은 47년에 이른다. ‘초짜’라는 내 캐디 가스 Gas의 경력도 12년이란다. 볼 찾는 데 귀신이며 레슨까지 해준다. 모리셔스의 오피니언 리더가 모이던 곳이 짐카나클럽이었다. 골프뿐만 아니라 테니스와 스포츠센터, 수영장이 갖춰진 사교 공간인만큼 회원 가입이 상당히 어렵고, 외부인에게 개방하지 않는 프라이비트 클럽을 유지했으나 지금은 비지터도 라운드 가능하다.   a

나는 마침 모리셔스의 유일한 한국인 회원과 라운드 하는 행운을 누렸다. 모리셔스 서쪽의 멋진 해안인 플릭앤플락에는 지난 2001년 8월 정착한 최초의 한국인 부부가 살고 있다. 정수영(48세), 강지현(46세) 부부는 ‘생활의 기반만 마련된다면 모리셔스는 천국에 가깝다’고 말한다. 정 씨는 섬유용 염료제조회사에 근무하다가 아프리카를 새로운 거점으로 개척할 목적으로 이곳에 들어왔다. 처음 몇 년간 정착하느라 숱한 고생을 했지만 지금은 기반을 잡았다. “현지 사람을 사귀기 위해 회원 가입을 했고, 라운드를 마치고나서 가볍게 술 한 잔 할 수 있는 곳은 모리셔스에 이곳 뿐이다.” 게스트로 부킹하면 그린피 1500루피에 캐디피 500루피 정도지만 회원과 동반 라운드를 하면 그린피가 상당히 절약된다. 강지현 씨는 지난 06년 8월부터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모리셔스 여행 안내 카페(cafe.naver.com/mauritiusjinny)를 운영하고 있는데 모리셔스에 신혼여행을 오는 한국인 젊은 부부의 맏언니 역할을 한다. 예컨대 섬의 특정 여행지를 가거나 호텔 이용 정보와 편의를 샅샅이 제공한다. 취미 삼아 가이드 역할을 하던 강씨는 정식 가이드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한국 토종 입맛을 가진 남편의 한국 음식 공수를 위해 가이드를 시작했다. 이곳에 무턱대고 찾아오는 신혼 부부가 많았고, 이들을 위해 가이드, 게스트하우스, 호텔 예약을 도왔다. 그렇게 하다 보니 지금까지 600쌍은 만난 것 같다.”

  c 머나먼 인도양 섬나라에서 만나는 한국인이라 동생처럼 도와주다보니 그녀의 카페는 도움과 정보를 요청하는 이들과 모리셔스의 꿈같았던 체류의 기억을 나누는 이들로 늘 북적인다. 매년 한 번 정도인 정기모임을 한국에서 열면 거의 100명 가까이 모일 정도다. 초기에 인연을 쌓은 부부 중에는 벌써 둘째 아이도 있다고 한다. 저녁 무렵 그들 부부와 함께 걸어서 일몰을 구경하러 나갔다. 플릭앤플락 해안가에선 파인애플 나무에서 나는 달콤한 향이 진했다. 걸어 산책할 수 있는 집 앞이 그야말로 멋진 해안이라니. 모리셔스에선 일상이 한 폭의 그림이다. ‘천국에 가깝다’는 부부의 말이 딱 맞았다. 국내엔 신혼여행지로만 알려져 있으나 모리셔스는 나같은 골프 유랑객이 보기에 환상적인 골프 여행지다. 리조트에 묵으면 골프가 공짜다. 그것도 기막힌 시사이드 코스가 즐비하다. 골프는 이곳에선 마치 해수욕과도 같은 자연스러운 레저였다. 날씨로 인해 라운드를 못하는 적이 없고, 인도양 한 가운데 있는 섬이라 공해라곤 찾아볼 수조차 없다. 나는 모리셔스에서 혼자서 쳐보았고, 둘이나 혹은 셋, 네 명이 조인해서도 라운드 했다. 한국처럼 티타임에 쫓기지 않고, 한 명이 라운드 해도 개의치 않고, 처음 보는 외국인과도 즐겁게 어울려 라운드 했으니 이게 골프의 천국 아닌가. 마크 트웨인이 ‘천국보다 모리셔스를 먼저 만들었다’고 한 말이 오늘날 골프에도 딱 들어맞았다.  

MCB투어챔피언십 : 유러피언시니어투어의 최종전

 d MCB투어챔피언십은 94년 모리셔스의 벨마플라주 오픈 기념으로 레전드 코스에서 40여 명 프로가 출전한 모리셔스골프오픈에서 시작했다. 15년이 지난 09년부터 유러피언챔피언스투어로 확대되었고, 모리셔스상업은행 MCB(Mauritius Commercial Bank)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국제 규모로 확대됐다. 4회째를 맞은 올해는 미국챔피언스투어 상금 랭킹 1위(찰스슈왑컵)에 오른 미국의 톰 레먼이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해 유러피언챔피언스투어 상금 선두이던 로저 채프먼과 승부를 벌인 것이 관전 포인트였다. 지난 12월7일부터 벨마플라주 레전드 코스에서 3일간의 열전에 들어간 결과 2011년 이 대회 우승자인 남아공의 데이비드 프로스트(사진 가운데)가 3일 연속 선두를 달려 피터 파울러를 한 타 차로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7번 홀에서 파울러가 버디를 잡으며 동점 상황까지 갔으나, 프로스트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선두를 지켰다. 유러피언챔피언스투어 최종전을 겸한 이 대회를 마친 뒤 올해 상금랭킹 1위에게 수여하는 존제이콥스컵은 미국 시니어US오픈과 미국 시니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로저 채프먼(사진 맨 오른쪽)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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