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고 싶어 울었어요” 중압감 받아들이자 우승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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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고 싶어 울었어요” 중압감 받아들이자 우승이 왔다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2.05.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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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경기)=한이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처음 갤러리 앞에서 1번홀에 올라가니 ‘아, 도망가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15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NH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에서 우승한 박민지는 모처럼 환하게 웃어보였다. 시즌 첫 승이자, KLPGA투어 통산 11승. 그리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우승 부담을 단번에 털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즌 6승을 올렸던 박민지는 시즌 초반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 셰브론챔피언십 출전을 포기하고 개막전에 나서려고 했으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말 일주일 넘도록 끙끙 앓았다는 박민지는 후유증도 꽤 컸다.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에서는 컨디션 저하로 어쩔 수 없이 기권해야 했다. 시즌 출발이 좋지 않으면서 빨리 우승해야 한다는 조급함, 내가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하는 압박감에 초조했다.

또 3년 만에 들어온 갤러리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부담도 컸다. 박민지는 “되게 많이 울었다. 코로나19에 걸려 대회도 못 뛰고 기권하면서 울보처럼 울었다. 얼른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나를 응원하러 오셨는데 초조했다”고 되돌아봤다.

압박감을 이겨내는 방법은 그냥 견뎌내는 것이었다. 박민지는 “울고 싶을 때는 울면서 부담을 안고 나가는 방법을 찾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시간이 있어서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게 됐고 조급함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또 대회를 치를수록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샷도 좋아졌다. 경기가 잘 풀리니 덩달아 빨리 우승을 해야 한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초조함도 없어졌다.

평소와 달리 퍼포먼스도 크게 했다. 갤러리와 즐기며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박민지는 “주변 어른들이 ‘박 프로는 공은 잘 치는데 퍼포먼스가 약하니까 퍼포먼스를 하면 인기가 더 좋을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버디하면 손을 들어 올리고 했더니 환호성이 좋더라”고 웃었다.

박민지는 지난 비시즌부터 새 시즌 목표로 ‘첫 승’을 꼽았다. 프로 선수인 만큼 우승은 늘 간절하지만 또 정상에 오르면 지난해 6승의 압박을 이겨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박민지는 자기만의 방식대로 중압감을 떨쳐내고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다음 대회도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선다. 그는 “거만할 수도 있는데 이번 대회는 우승에 자신 있었다. 다음 주 역시 우승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기회가 오는 대로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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