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식 칼럼] 첫인상이 주는 특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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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칼럼] 첫인상이 주는 특별함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2.01.2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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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링턴컨트리클럽 와이번 코스 6번홀. 티잉 에어리어에 있는 여섯 개의 티는 플레이어의 기량에 따른 다양성을 제공하고 샷 가치를 높인다. 사진_웰링턴컨트리클럽 제공
웰링턴컨트리클럽 와이번 코스 6번홀. 티잉 에어리어에 있는 여섯 개의 티는 플레이어의 기량에 따른 다양성을 제공하고 샷 가치를 높인다. 사진_웰링턴컨트리클럽 제공

골프는 클럽을 휘둘러 운동에너지를 공에 전달해 날려 보내는 스포츠다. 테니스, 탁구, 야구, 당구 등과 같이 도구를 이용하지만, 여러 개의 클럽을 사용하는 것이 다른 스포츠와 다르다. 또 매우 단단하고 작은 공을 사용하며 규격화되지 않은 경기장을 사용하는 점도 다르다. 동일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는 동반자와도 서로 다른 거리의 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 특별한 스포츠다.

이는 제각각 다른 여러 개의 티잉 에어리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골프의 매력이자 특별한 점이다. 타격의 보상과 시각적 성취를 동시에 추구하는 스포츠인 것이다. 골프 코스에서 티잉 에어리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골프 경기에서 중요한 덕목인 ‘공정(Fair)’을 위해 각기 다른 계층 간에 핸디캡을 적용할 수 있다. 또 티잉 에어리어의 위치에 따라 코스는 서로 다른 조망을 제공하여 심미적 만족도를 높이고, 공략 지점의 다양화로 경기의 역동성이 배가된다. 이 구역은 골프 코스에서 유일하게 평평한 부분이며, 티 마커를 기준으로 부분적으로 규격화된다.

제대로 설계된 코스의 경우 보통 네 개 이상의 티를 갖는다. 홀까지 거리상 가장 뒤의 토너먼트 티, 아마추어 대회의 블루 티, 일반 골퍼의 레귤러 티, 여성 혹은 시니어의 티가 기본이다. 이것을 세분하여 두세 개를 더 넣으면 선택의 폭이 넓고 다양해 좋다. 골프 코스의 심미성을 높이기 위해 각 티는 직선으로 배치하기보다는 곡선의 배치를 권한다. 단순한 거리 차에 따른 직선 후방보다는 양 측면 후방으로 두는 것이 좋다. 다양한 티 각도를 제공해 낙구 지점(랜딩 에어리어)의 다각화와 여러 개의 공략 루트를 제공하는 설계가 좋다.

하지만 여러 개의 티잉 에어리어가 있고 유연한 곡선으로 좌우로 배치했을지라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티로부터 페어웨이 커팅 지역까지 비관리 지역의 너비가 너무 넓어서는 안 된다. 낙구 지점의 페어웨이가 티잉 에어리어에서 가시적으로 보여야 한다. 티잉 에어리어에서 낙구 지점까지 경사가 너무 가파르게 되어 있어 고저 차가 커도 좋은 홀로 보기 어렵다.

티잉 에어리어의 크기는 설계학적으로 최소한의 공간을 규정하기도 하나, 이는 우리나라와 같이 산악 지형이 대부분이고 입장객이 많은 곳에서는 다른 적용이 필요하다. 티의 각도는 타구 및 클럽 사고로부터 안전을 고려해야 하며, 너비도 안전사고 및 입장객에 의한 잔디 손상을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 또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가 모두 평평한 곳에서 가장 긴 클럽인 드라이버를 부담 없이 휘두를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티잉 에어리어에 인공 매트를 깔아 한곳에서만 티 샷을 할 수밖에 없도록 강요하거나 여러 개의 티가 있음에도 개방하지 않는다면 최악의 골프장으로 봐도 무방하다. 베스트 코스를 지향하면서도 일반 골퍼에게 모든 티잉 에어리어를 개방하지 않고 소수의 특정인에게만 개방하는 일부 골프장도 있다. 티잉 에어리어는 절대 관상용이 아니며 엄연한 코스의 일부다. 이런 골프장은 절대 좋은 골프장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티잉 에어리어는 골퍼가 코스를 처음 접하며 경기를 시작하는 지역이다. 첫인상으로 코스의 전반을 평가할 수도 있는 매우 특별한 부분이다. 티잉 에어리어는 항상 최고의 상태로 관리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든 골퍼에게 개방해야 하는 중요한 곳이다. 

* 강명식은 외과 전문의로 한국미드아마골프연맹 부회장을 지냈으며, 골프다이제스트 골프 코스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골프 소설 <레드재킷>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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