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도 겨울에 추위를 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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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도 겨울에 추위를 탈까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2.01.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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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시형
사진=김시형

기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추운 날씨. 평소와 다름없이 라운드를 나가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겹겹이 두꺼운 옷을 껴입은 경직된 몸은 내 마음 같지 않다.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는 장비도 제 역할을 못해 마냥 믿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고무가 주원료인 골프공은 기온 변화에 가장 민감하다. 골프공만 잘 관리해 사용해도 겨울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조건 하나는 갖춰진다. 추워도 식지 않는 겨울 골프 시즌을 위한 고민. 골프공도 추위를 탈까?

◇ 공기 온도↓ 비거리↓

추운 날씨가 골프공에 영향을 미칠까. 이 질문으로 시작하면 정답은, “그렇다”. 골프공이 낮은 기온에 노출되면 비거리 손해가 생긴다. 2018년 코치 캠프 콘퍼런스에서 실시한 트랙맨 테스트 결과 드라이버 볼 스피드 약 150mph 기준으로 약 5℃의 기온 변화에 따라 캐리 거리 약 2야드의 차이가 발생했다. 프랭크 토머스 전 미국골프협회(USGA) 기술 디렉터도 이같이 주장했다. 쉽게 말해 약 26.6℃ 기온에서 드라이버로 251.9야드를 보내는 골퍼가 약 4.4℃ 기온에서는 244.3야드에 그쳐 7.6야드의 비거리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골프공의 온도가 아닌 낮아진 공기 온도에 따른 영향이다. 차가운 공기가 따뜻한 공기에 비해 밀도가 높아 골프공에 가해지는 양력과 항력에 모두 영향을 끼쳐 큰 저항이 발생해 비거리가 짧아진다. 아무리 골프공을 따뜻하게 관리하더라도 외부 공기의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에 비거리 손실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 온도를 인위적으로 올릴 수는 없다. 골프공을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비거리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골프공 자체의 온도가 낮아졌을 때다. 골프공의 온도가 차갑게 낮아지면 고무 소재의 복원력과 탄성이 떨어져 비거리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 골프공 온도↓ 비거리? 

낮은 기온에서는 골프공이 딱딱해진다. 그렇다면 소프트한 골프공이 유리할까. 필 미컬슨은 “추운 날씨에는 컴프레션이 낮은 소프트한 공으로 바꿔 사용한다. 소프트한 공이 추위에 더 쉽게 압축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컴프레션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던 약 10년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근거가 아주 없어 보이진 않는다. 결국 컴프레션이 골프공 성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 골프공 제조업체마다 여전히 컴프레션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컴프레션은 공의 경도를 의미한다. 골프공을 0.1인치 압축시키는 데 필요한 힘으로, 컴프레션이 100이면 100kg의 압력이 필요하다는 수치다. 보통 컴프레션은 100, 90, 80, 70, 60 등으로 표시하는데 이 수치가 낮아질수록 부드러운 공이다. 다만 최근 골프공 제조업체는 모델마다 컴프레션을 특정하지 않는 추세다. 컴프레션이 골프공 성능에 직접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윙 스피드에 따라 다른 컴프레션의 골프공을 사용해야 한다는 오해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타이틀리스트는 컴프레션은 단지 공이 전체적으로 얼마나 딱딱한지 혹은 부드러운지 등에 대한 하나의 수치일 뿐, 골프공의 퍼포먼스나 성능보다는 타구감에 따른 선호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강조한다. 테일러메이드도 낮은 컴프레션의 골프공을 사용하면 비거리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말에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마케팅으로 치부한다. 낮은 기온에 고무가 경화되어 타구음이 높게 들리기 때문에 비거리가 줄어든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골퍼의 느낌으로 표현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골프공 성능은 코어 사이즈와 소재, 레이어 수와 종류, 커버의 재질과 두께, 딤플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이지, 단정적으로 겨울철에 소프트한 공을 사용한다고 도움이 되는 부분이 없다는 의미다. 

반면 또 다른 브랜드는 컴프레션이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캘러웨이는 기온이 낮아지면 골프공의 복원력이 떨어지고 동시에 컴프레션이 단단해지기 때문에 평소 사용하는 공보다 소프트한 컴프레션의 공을 사용하라고 추천한다. 이에 앞서 비거리 증가에 목적을 둘 것인지, 스핀 컨트롤을 강화할 것인지 자신의 필요에 맞는 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릭슨도 단단해진 고무로 인해 클럽 페이스와 공이 임팩트 때 마찰력이 낮아져 스핀양이 줄고 컨트롤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임팩트 시간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컴프레션이 낮은 부드러운 공을 사용해야 유리하고, 스핀양을 유지하면서도 부드러운 타구감을 만들 수 있는 세럼 코팅이 되어 있는 골프공을 권장한다. 떨어진 탄성의 복원력 향상 효과도 있지만 부드러운 타구감으로도 보다 나은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골프공 브랜드마다 컴프레션과 성능의 상관관계에 대한 의견이 제각각이다. 최근 김광혁 스포츠산업기술센터(KIGOS) 연구원에 따르면 “스윙 로봇으로 임팩트 순간 골프공의 찌그러진 정도를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하고 포어사이트 GC쿼드로 비거리 변화를 테스트한 결과 컴프레션이 골프공 성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소프트한 골프공이 단단한 골프공에 비해 더 찌그러진 건 사실이지만 비거리에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연구원은 “차가운 온도의 골프공도 마찬가지로 컴프레션이 성능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예측 가능하다”고 말했다. 

◇ COOL TIP 

① 평소 차량 트렁크에 보관할 경우 골프공의 표면뿐 아니라 코어 중심부까지 단단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실내 상온에서 보관하기.

② 재킷이나 바지 주머니에 골프공 여러 개를 넣어 다니거나 샷하기 전 양손으로 감싸쥐어 골프공 온도 지켜주기.

③ 카트 내 보관 박스나 파우치에 골프공과 함께 핫 팩을 넣어 온도 유지하기.

④ 같은 골프공 한 개를 고집하지 않고 각 홀마다 서로 다른 골프공 교대로 사용하기.  

⑤ 갈변된 잔디나 페어웨이가 눈으로 쌓인 경우 시각 효과를 얻기 위해 컬러볼 사용하기.

⑥ 윈터 룰에 따라 골프공에 묻은 진흙이나 눈 등을 닦아가며 플레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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