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와” 고진영·박성현 등 언니들의 독려…최혜진·안나린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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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와” 고진영·박성현 등 언니들의 독려…최혜진·안나린이 간다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1.12.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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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임희정(왼쪽)과 고진영(오른쪽)이 이야기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지난 10월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임희정(왼쪽)과 고진영(오른쪽)이 이야기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2021년 세계 최강이던 한국 여자골프는 '위기론'에 휩싸였다. 11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무승에 그쳤고 도쿄 올림픽에는 한 국가당 최다 선수인 4명이 참가하고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8월까지 LPGA 투어에서 거둔 우승 승수는 3승에 불과했다. 세계 랭킹 2위 고진영(26)이 7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을 시작으로 9월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10월 커그니전트 파운더스 컵,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1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시즌 5승을 거뒀지만 이외의 선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해외 투어 활동에 제약이 생겼고 퀄리파잉 스쿨 등이 취소되면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섣불리 LPGA 투어에 도전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KLPGA 투어 규모가 매우 커진 것도 한 몫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박인비(33)는 "올해 (한국 여자 골프의)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걸 특별히 더 느낀다"고 인정했다. "선수 층이 다양해졌고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어린 선수들의 피지컬도 10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거리 차이도 워낙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LPGA 투어에서 활동한 지 14년이 된 박희영(34)은 "코로나19 여파가 컸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성현
박성현

LPGA 투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젊은 피' 후배들이 LPGA 투어에 도전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올 시즌만 5승을 쓸어담으며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에 오른 고진영은 재능 있는 후배들을 볼 때마다 LPGA 투어에 오라고 독려한다. 지난 10월 부산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 임희정(21)에 대해 "'희정이가 잘해서 미국에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희정이는 스윙이 너무 좋고 지금 당장 미국에 와도 좋을 경기력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좋은 후배들이 미국에 와서 함께 LPGA 투어를 누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KLPGA 투어 시드 순위전을 수석으로 통과한 손예빈(19)은 고진영에게 LPGA 투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자 골프 선수 중 가장 큰 팬덤을 갖고 있는 LPGA 투어 통산 7승의 박성현(28) 또한 "후배들이 미국에 갈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면 미국에 올 것을 한 번쯤은 권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6년 비회원 신분으로 LPGA 투어 상금 순위 40위 안에 들어 2017년 정식으로 데뷔한 박성현은 "LPGA 투어는 나에게 있어 제2의 골프의 시작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솔직히 한국 투어가 내 골프의 끝인 줄 알았는데 미국에 가니 또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물론 음식, 주마다 다니는 비행 등 어려움도 훨씬 많지만 더 좋은 환경 등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LPGA 투어에 꼭 가봤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골프 여제 박인비도 "KLPGA 투어가 활성화되면서 한국에서도 기량을 펼칠 수 있기 때문에 LPGA 투어에 도전하는 선수가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라며 "어린 선수들이 계속 넘어와 준다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지금 있는 선수들로 경쟁력을 채워나가기에는 부족하다. 어린 선수들이 LPGA 투어에 많이 도전해줬으면 좋겠다"며 현실을 직시했다.

박희영도 "내가 LPGA 투어에 갈 때만 해도 KLPGA 투어 대회가 11, 12개에 그칠 정도여서 해외 투어에 도전하는 선수가 많았다. 지금은 1년 스케줄이 꽉 차 있으니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은 힘들게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미국에 굳이 가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안타깝지만 이해한다. 하지만 잘하는 후배들이 매년 한두 명씩 LPGA에 와주면 굉장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진
최혜진

다행히 코로나19가 조금 완화되면서 올해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가 개최됐고, KLPGA 투어에서 뛰던 최혜진(22)과 안나린(25)이 퀄리파잉 시리즈에 도전했다. 지난주 펼쳐진 1~4라운드 결과 최혜진이 단독 2위(17언더파 269타), 안나린이 단독 3위(14언더파 272타)로 반환점을 돌았다. 오는 10일부터 나흘 동안 열리는 5~8라운드까지 45위 안에 들면 다음 시즌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어, 최혜진과 안나린은 큰 이변이 없는 한 LPGA 투어 시드를 확보하는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최혜진은 "2주차 경기까지 사흘 정도 시간이 있으니 보완할 점을 보완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안나린 또한 "지금까지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 아직 한 주가 더 남았기 때문에 조금 더 집중해 내 플레이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들 뿐만 아니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고진영과 연장 경쟁 끝에 준우승하며 경쟁력을 확인한 임희정도 LPGA 투어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임희정은 KLPGA 투어에서 더욱 실력을 쌓은 뒤 LPGA 투어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인지(27)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함께 플레이한 임희정이 LPGA 투어에 대해 물어보더라며 "희정이에게 '미국 투어에 도전하면 언니가 집에 물건도 받아주고 쉬었다 가게도 해줄 테니까 오라'고 했다"며 후배들의 LPGA 투어 도전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사진=LPGA/BenHarprin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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