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밸리의 은근한 코스 개조 [국내코스: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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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밸리의 은근한 코스 개조 [국내코스:1308]
  • 김기찬
  • 승인 2013.08.1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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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밸리의 은근한 코스 개조 [국내코스:1308]


▲카트길이 호수 밖으로 돌면서 캐디의 서비스 동선이 애매한 문제점을 고쳐 코스 옆으로 길을 낸 레이크 6번 홀.

 

스카이밸리의 은근한 코스 개조





경기 여주의 36홀 코스 스카이밸리가 알 듯 모를 듯 업그레이드 됐다. 골프장 업계 CEO 중에 대표적인 ‘솔선수범형’ 코스 개조 전문가인 이정호 대표가 2년 만에 바꾼 변화다. 글_남화영



1998년 9월 개장한 대영루미나는 4년 뒤인 2002년 4월 36홀로 확장하면서 코스 이름도 스카이밸리로 바꿨다. 초기에 골프백은 레일을 통해 날랐으나 늘어나는 골퍼의 수요에 맞추기 위해 개장 10여 년 뒤인 07년엔 전 홀에 카트 길을 냈다. 하지만 애초 골프장을 건설할 때 카트길을 생각하지 않았기에 페어웨이와 새로 만든 카트길 사이는 높낮이 차이가 엄청났다. 그린에서 홀아웃을 하면 거의 매홀 마다 계단을 타고 오르내려야 했고, 캐디는 클럽을 일일이 들고 뛰어다녀야 했기 때문에 이직률도 높았다. 여주 블루헤런과 여주CC에서 코스 리노베이션으로 명성을 얻은 이정호 사장이 지난해 초 스카이밸리에 부임하면서 시도한 3가지의 은근한 코스 개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카이밸리처럼 90년대 개장한 골프장에겐 대폭의 코스 리노베이션보다는 개조 비용을 줄이면서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비용 고효율 개조 이 대표 부임 후 시도한 첫 번째 개조는 카트길을 페어웨이나 그린 등 코스의 높이와 일치시키는 평탄화 작업이었다. 또한 레이크 6번 홀처럼 카트길이 호수 밖으로 돌면서 캐디의 서비스 동선이 애매한 문제점을 고쳐 코스 옆으로 길을 냈다. 이에 따라 그린 주변 플라스틱 받침대가 하나둘 사라졌고, 맨땅이 줄었다. 가시적인 홀 레이아웃의 변동은 없었지만 코스가 좋아졌다는 회원의 반응이 점차 들어왔고 캐디의 이직률도 줄어들었다. “스카이밸리는 올드 코스가 아니어서 대폭 고치기보다는 주어진 여건을 개선해야 했다. 카트길을 그린하고 같은 높이로 조정하니까 골퍼가 한 곳만 집중적으로 밟아 답압의 피해가 크던 곳부터 개선됐다. 캐디가 힘들게 클럽을 들고 오르내렸던 동선이 줄어드니 내장객에 대한 서비스도 더 나아졌다. 더 안전해지면서 진행의 부담도 줄었다.” 이 사장이 두 번째 추진한 개조는 예전에는 잔디로 관리되던 페어웨이 법면을 화단으로 조성하면서 관리 지역을 효율적으로 줄인 점이다. 페어웨이 법면은 골퍼 입장에서는 볼이 잘 굴러 내려오고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골프장 입장에서는 관리를 해야 하는 지역이다. 이 사장은 볼이 잘 가지 않는 법면과 경사지를 화단으로 변경하면서 비관리 지역으로 바꿔나갔다. 시각적으로는 더 아름다워지면서 관리 비용을 줄였다. 또한 홀마다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사과나무 등 다양한 과실수를 심었다. 세 번째로 개편한 건 잔디 관리였다. 40여 년간 골프장에서 살면서 그린키퍼 이상으로 잔디의 생육 조건과 관리 노하우를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린키퍼가 잔디 상태가 나빠지면 교체하자고들 하지만, 사실 중요한 건 물 조절이다. 부분적으로 너무 많이 줘서 문제인거다. 관리 기법상의 문제인 경우가 더 많다.” 그는 잔디 교체 계획을 보류한 뒤 코스의 급수 시스템을 세밀하게 체크해나갔다. 에어레이션을 통해 적절하게 통기를 해주는 방식으로 잔디를 교체하지 않으면서도 그린 상태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처럼 그의 스카이밸리 개조는 비용을 줄이고 효율은 높이는 방식으로 특징지어진다.

 

변하는 골프장 환경   스카이밸리는 400명까지 수용하는 넓은 레스토랑으로 인해 연부킹 행사가 자주 이뤄지는 골프장이다. 정원(마운틴-레이크), 하늘(스카이-밸리) 코스로 이뤄진 36홀 규모여서 단체 아마추어 내장객의 선호도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많은 코스가 생겨나면서 내장객이 예년보다는 줄어드는 추세다. 회원 수 2000여 명이 넘지만 예전과 달리 주말에도 비는 시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서울 근교 골프장에서도 이런 현상은 이미 두드러지고 있다. 이정호 사장은 혹서기 이벤트와 골프상품권 등 종전의 마케팅 방식에 더해 오후 팀은 18홀 종료 후에 일몰까지 추가로 라운드 하는 익스트림 라운드, 캐디 없는 셀프 라운드 등의 방식을 부분적으로 도입했다. “IMF 시절에 내장객이 급격하게 줄었을 때 하던 마케팅이다. 캐디 선택제 등 골프장이 향후 대비해야 할 부분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500개 코스 시대를 맞아 지방 골프장 도산과 코스 구조 조정이 거론되는 시절이다. 40여 년 베테랑인 그의 방식이 새삼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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