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야간 골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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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야간 골프 이야기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1.09.3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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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카이72골프&리조트 제공(72홀 중 36개 홀을 야간에 비추기 위해 조명 총 2700개가 설치돼 있다.)

8인의 골프 마니아가 경험담을 생생하게 털어놓았다. 즐겁고 안전하게 야간 골프를 즐기기 위한 꿀팁 총망라. 

▶ 부킹 전 체크리스트 
‘라이트 후기 & 프로모션’

부킹 전 꼭 살펴보는 것이 있다. 만년 명랑 골퍼인 나에게 코스 공략도를 미리 살펴보는 건 사치. 대신 부킹 사이트에서 ‘라이트 후기’를 꼼꼼하게 챙겨 본다. 라이트가 밝고 좋은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기 때문. 더불어 골프장마다 진행하는 야간 프로모션 유무도 확인할 것. 야간에 간식과 저녁을 제공하는 골프장이 꽤 있다. 기대 없이 갔다가 이런 이벤트를 경험한 적이 있는 데 은근 기분이 좋더라. 자, 이제 예약 클릭!(김선정, 회사원)

▶ 골프장 가는 길
‘쾌적한 야간 라운드 기대’

탄력 근무제를 시행하는 회사에 다니며 좋은 점은 4시 반에 업무를 마치고 야간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것. 골프장으로 향할 때 늘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오늘처럼 무더운 날엔 낮보다 밤에 쾌적하게 라운드를 할 수 있어 좋다. 출발 전 확인할 점은 로커룸 이용 가능 여부이다. 늦게 끝나면 로커룸이 마감되는 곳도 있기 때문. (임정연, 회사원)

▶ 로커룸
‘오늘은 네온 컬러 룩’

오늘의 룩은 블랙 컬러 셔츠에 네온 컬러 스커트이다. 네온 컬러는 어두워진 필드에서 눈에 잘 띈다. 포인트 룩으로 컬러를 매치하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세련된 룩을 완성할 수 있다.(이화성, 사업가)

▶ 카트 탑승 20분 전
‘자외선 차단 필수’
열 체크를 하고 스타트 하우스로 향한다. 골프장에서 준 모기 퇴치제를 발목에 붙였다. 모기가 얼마나 독한지 복숭아뼈를 물었다. 때마침 소독차가 코스를 한 번 훑고 지나간다. 심리적으로 위안이 되는 기분이다. 출발 전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바른다. 네 번째 홀까지는 해가 저무는 시간인데 생각보다 자외선이 강하다. 조명도 자외선을 내뿜기 때문에 선크림을 바르는 건 필수다.(김호준, 자영업)

3번홀 
‘눈뽕 조심, 공 위치 살피기’

산자락 지평선 너머로 해가 기울기 시작한다. 붉은 노을이 되더니 금세 어둠에 묻힌다. 해가 완벽하게 진 후에는 공이 잘 보이지만 해가 지기 직전에는 ‘눈뽕’이 온 것처럼 날아가는 공이 잘 보이지 않는다. 가장 조심해야 하는 순간이다. 동반자들은 서로의 볼을 함께 관찰할 필요가 있다.(박석, 회사원)

주간에도 마찬가지지만 야간에는 더욱더 플레이하지 않은 동반자보다 앞으로 나가면 안 된다. 라이트에 공을 치는 동반자도 안 보일뿐더러 날아오는 공은 더욱더 안 보여 위험하다. 공이 코스를 벗어나면 무조건 ‘포어’를 외쳐줘야 한다. 플레이 중 ‘포어’ 소리가 들리면 손으로 머리를 감싸 보호한다.(신용철, 골프 인플루언서)

▶ 4번홀
‘티는 낮게 꽂고 그림자 조심’
티를 평소보다 낮게 꽂았다. 낮은 탄도로 볼을 보내기 위해서다. 라이트보다 볼이 높게 뜨면 어디로 날아갔는지 놓칠 수 있다. 또 라이트로 생긴 자신의 그림자를 타인의 공이나 샷 방향에 드리우지 않도록 주의한다.(고윤성, 프로 골퍼)

▶ 5번홀
티 박스 ‘어둠 속에 찾기 쉬운 컬러 선택’
스크래치 골퍼인 동반자는 블루티에서 플레이한다. 너무 깜깜하다. 전반적으로 라이트 상태는 괜찮은데 유독 블루 티만 조명이 약하다. 후기를 열심히 봤지만 이번에는 실패다. 레드 티에서 날린 나의 티 샷은 러프로 향했다. 볼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무광 옐로 컬러 볼 발견! 야간에는 무광 컬러볼을 사용한다. 유광볼은 라이트에 빛이 반사돼 잘 보이지 않아 잘 사용하지 않는다.(김선정)

가능하면 화이트 컬러 볼로 플레이하는 걸 선호한다. 짙은 컬러의 볼은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신용철)

8번홀 페어웨이
‘스윙은 3/4만 하기’
라이트로 인해 경사나 라이가 잘 보이지 않는다. 세컨드 샷을 할 때 완만한 라이는 평지라고 생각해서 토핑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샷을 할 때도 스탠스 높이가 가늠이 안 가므로 스탠스를 선 뒤 라이를 잘 느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스윙을 100% 다 하지 않고 3/4 스윙만 한다.(공민아, 골프다이제스트 소속 프로)

9번홀
‘쇼트 게임은 좀 더 과감하게’
땅거미가 지면 급격히 잔디가 축축해지면서 무거워진다. 따라서 쇼트 게임을 좀 더 과감하게 한다. 어프로치에 캐리 거리를 좀 더 핀에 가깝게 설정하고 퍼팅할 때 거리를 추가로 계산한다.(공민아)   

주간보다 그린 손상이 더 심한 상태다. 러닝 어프로치로 쇼트 게임을 하기보다 짧은 거리라도 볼을 가급적 높이 띄워서 세운다. 여름에는 잔디가 금방 자라는지 아침보다 저녁 잔디가 조금 더 긴 편이어서 그린 스피드가 느려진다. 평소보다 조금 더 강하게 스트로크를 가져가는 편이다.(박석)

모래 등 이물질이 주간보다 많이 묻는다. 볼 타월을 준비하면 쾌적하고 빠른 진행이 가능하다.(신용철)

10번홀
‘간식 타임’
일부 골프장 중에 그늘집을 운영하지 않는 곳이 있다. 운영하더라도 나인 홀 이후 쉬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럴 때 허기질 수 있어 미리 잘 챙겨 먹는 편이다. 오늘은 밥을 챙겨 먹지 못해 간단한 간식을 챙겨 왔다.(박석)

12번홀
‘모기 퇴치제 필수, 향수 금지’
호수 뷰가 기가 막힌 시그너처 홀이다. 호수 근처나 러프는 모기 유충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지켜보는 건 아름답지만 해저드 근처로 갈수록 몰려 있는 비행 물체가 눈앞을 가린다. 역시나 모기. 해저드 근처에서 물린 부위가 가려워서 스윙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다음 야간 라운드에는 모기 퇴치제를 넉넉하게 준비해야겠다.(임정연)

야간 골프 시 진한 향이 나는 로션이나 향수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다. 향기에 벌레가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신용철)

▶ 14번홀
‘바람막이 재킷 긴급 소환’
야간 골프는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바람이 부는 등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가 있다. 낮에 덥더라도 야간에는 바람막이를 꼭 준비해야 한다.(이화성)

16번홀
‘로스트 볼 준비하길 잘했어’
좋은 공보다는 잃어버려도 마음이 좀 덜 아픈 공을 갖고 나가는 걸 추천한다. 로스트 볼을 넉넉히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라이트 아래에서는 거리나 조명에 의한 착시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 기온도 차이가 나서 비거리에 영향을 준다. 라이트가 아무리 밝다고 해도 주간보다 어둡고 페어웨이를 벗어난 깊은 러프에 들어가면 공을 못 찾는 경우가 많다. 깊은 러프나 경사면 등 라이트가 비치지 않는 곳은 굉장히 위험하다. 이런 곳에 떨어진 공은 과감히 포기한다.(신용철)

18번홀
오늘도 뿌듯한 하루’
지친 업무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느꼈다. 온전하게 골프에 몰두하다 보니 정신 건강을 회복하는 기분이다. 모기와의 싸움은 피곤했지만 오늘 한 타를 줄였다는 생각에 뿌듯하다.(임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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