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 유럽이 미국을 혼쭐내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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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컵] 유럽이 미국을 혼쭐내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1.09.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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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라이더컵에 나서는 디펜딩 챔피언 유럽 대표 팀
2020 라이더컵에 나서는 디펜딩 챔피언 유럽 대표 팀

오는 24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위스콘신주 헤이븐의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 미국과 유럽의 남자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이 열린다. 1927년부터 시작된 미국과 유럽의 골프 전쟁. 올해로 43회째를 맞는 라이더컵 역대 전적은 미국이 26승 2무 14패로 앞섰다. 그러나 최근 10번의 대회에서는 유럽이 미국에 7승 3패로 크게 앞선다.

파드리그 해링턴(50) 단장이 이끄는 유럽은 세계 랭킹 1위 존 람(스페인)을 비롯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폴 케이시(잉글랜드),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티럴 해턴(잉글랜드),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셰인 라우리(아일랜드), 이언 폴터(잉글랜드),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로 팀을 구성했다.

원정 경기에서 유럽이 대회 2연패를 이어가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정리했다.

스포티비골프앤헬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라이더컵 전 라운드를 단독 생중계한다.

패배의 후폭풍: 닉 팔도는 2008년 대회 당시 선수들과의 소통 부족과 전술적인 실수로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패배의 후폭풍: 닉 팔도는 2008년 대회 당시 선수들과의 소통 부족과 전술적인 실수로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1. 효율적인 지도자가 될 것

라이더컵의 단장 역할에 정도는 없다. 세베 바예스테로스와 베른하르트 랑거, 샘 토런스, 그리고 이언 우즈넘 등이 각자의 소임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생각해보라. 그들은 모두 달랐다. 그런데도 모두 효율적이었고 모두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유럽 팀이 2008년에 발할라에서 얼마나 형편없는 플레이를 펼쳤는지를 생각한다면 단장의 중요성을 부인하기란 어렵다. "플레이 북이 필요하기나 할지 모르겠다." 참패를 당한 그 팀에서 뛰었던 한 선수는 말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곤 닉 팔도가 단장으로서 뭘 하는지 쳐다보는 것뿐이다. 그런 다음 반대로 하면 된다."

그렇다면 단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선수들과의 명확하고도 간결한 의사소통이다. 팀을 구성한 선수들을 속속들이 안팎으로 잘 파악하는 것을 선결 업무로 정해야 한다. 선수의 능력뿐만 아니라 성격도 파악해야 한다. 

팔도가 비난받은 이유 중의 하나가 그것이었다. 선수들은 전체적인 전략에서 자신이 맡은 위치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 2008년에는 그런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론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하면 된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대로 단장의 역할을 처리하는 것이다. 이런 접근법의 가장 좋은 사례는 아마도 우즈넘일 것이다. 그는 긴 회의로 긴장감을 조성하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정보를 쏟아내지도 않았다. 대신 자신감을 안겨주고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다. 대회를 하루 앞두고 그는 다음 날 스코어에 상관없이 모두가 출전하게 될 거라고 말했다. 

그런 확신은 중하위권 선수들의 사기를 크게 높여주었다. 우즈넘은 저 말을 할 때 몬티를 향해 말하지 않았다. 그것도 탁월한 전략이었다. 단장은 코스 위에서뿐만 아니라 코스 밖에서도 선수들을 통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자신에게 도취하면 곤란하다. 단장이 아무리 잘해봐야 팀이 못하면 소용이 없다.

2020 라이더컵에 출전하는 유럽 대표 선수들과 그들의 캐디.
서포트 시스템: 캐디들을 동등하게 대우하고 선수들의 심리 상태에 대해 그들의 조언을 구해야 한다. 2020 라이더컵에 출전하는 유럽 대표 선수들(뒷줄)과 그들의 캐디(앞줄).

2. 팀을 뒷받침하는 팀

이번에는 듣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위대한 팀의 뒤에는 항상 세 부류의 '또 다른 사람들'이 있었는데, 부단장들, 캐디들, 그리고 아내 또는 여자친구들이었다. 이들에게도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라이더컵에서는 재미가 빠져서는 안 된다. 재미있는 놀이를 마련하되, 선수들만이 아닌 캐디들도 고려해야 한다. 재미있고 유쾌한 분위기를 조성할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런 분위기는 저절로 조성되지 않는다. 만들어야 한다. 부단장을 뽑는 것도 그 일환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분위기를 띄우고 기분 좋은 농담을 해줄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내나 여자친구들에게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내들을 포함하되 너무 티 나게 해서는 안 된다. 선수들에게는 차분함도 필요한데 아내들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캐디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도 선수들과 똑같은 최고급의 의상을 지급해야 한다. 팀 룸도 마련해주고, 같은 음식을 제공한다. 그들과 매일 밤 회의를 하는 것도 좋다. 그들의 생각을 빌리기 위해서다. 그들의 말은 경청할 가치가 있다. 

2004년에 오클랜드힐스에서 믹 도너히(Mick Donaghy)는 폴터의 캐디였다. 폴터는 첫날 아침에 플레이하지 않았지만 도너히는 다른 선수들의 티오프를 지켜봤고, 다들 너무 일찍 나간다는 걸 알았다.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너무 오래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도너히는 폴터에게 출발 30초 전에 첫 홀에 올라가라고 말했다. 티를 꽂고 바로 출발했기 때문에 폴터는 그곳에 서서 복잡한 생각으로 머리를 어지럽힐 필요가 없었다. 훌륭한 조언 덕분이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조력자와 정보원은 당연히 부단장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잘 알고 있으며 나에게 필요한 말, 내가 듣고 싶어 하는 말, 그리고 때로는 내가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말을 해줄 거라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세월이 갈수록 이 역할이 커지고 중요해진 이유는 특별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라이더컵은 대회가 열릴 때마다 이전 대회보다 더 잘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태도는 중요하다. 상황은 개선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 핵심이다. 어쩌면 부단장의 증가로 인한 유일한 단점은 더 큰 팀 룸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수들의 존재가 '묻힐' 위험이 있다. 많은 것이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섬세한 리더십: 폴 맥긴리 단장은 선수들의 자존심을 잘 다독인 끝에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2014년 대회를 승리로 이끌었다.
섬세한 리더십: 폴 맥긴리 단장은 선수들의 자존심을 잘 다독인 끝에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2014년 대회를 승리로 이끌었다.

3. 팀 룸의 분위기 조성

이 점에서는 유럽 팀이 줄곧 우위를 보였다. 모든 면에서 유럽의 팀 룸은 종목을 막론하고 가장 행복한 선수들이 모인 공간이었다. 그건 자랑할 만한 점이다. 전임자들의 선례대로 따라 하면 될 것이다. 루키를 환영하고 베테랑들이 편안해할 분위기를 조성하면 된다.

중요한 건 팀 룸만이 아니다. 2016년에 단장을 맡았던 대런 클라크는 침실을 꾸미는 데 공을 들였다. 방마다 각 선수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진을 걸었다. 잉글랜드 출신인 크리스 우즈의 방에는 고향인 브리스톨의 클리프턴 현수교 앞에서 찍은 그의 사진을 커다랗게 인화해서 걸어놓았다. 그건 그의 자의식과 자신감을 크게 높여주었다. 그는 자신의 명예만을 위해 출전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의 머리맡에 놓인 아이패드도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그 안에는 친구들과 가족들의 영상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소름이 돋을 만큼 감동적이고 탁월한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 룸의 분위기이다. 선수들이 집처럼 여길 수 있을 만큼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2004년에 랑거는 호텔의 일반적인 회의실에서 첫 번째 팀 미팅을 했다. 누구보다 꼼꼼한 사람인 그에게서 볼 수 없었던 실수였다. 그 방에서는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았다. 전혀 의미 없는 공간이었다.
 
랑거의 실수는 이례적이었다. 토런스가 2년 전에 좋은 선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토런스의 회의는 10분을 넘지 않았다. 그리고 본인의 침실에 모이게 했다. 선수들은 침대에 눕기도 하고 바닥에 앉기도 했다. 이런 친밀감이 효과를 발휘했고, 맥긴리는 2014년에 다시 이런 분위기를 재현했다. 그리고 팀 룸에 U자형의 소파를 가져다 놓았다. 강력한 이미지와 활기찬 인용문으로 벽을 장식했다. 세베의 말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한 선수를 더 부각하지는 않았다. 스티븐 갤러처(Stephen Gallacher)의 사진 수와 매킬로이의 사진 수가 똑같았다. 

연단 뒤에는 역대 대회의 스코어와 우승 깃발을 표시한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선수들은 유럽 팀이 최근 9번 대회에서 7승을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목록의 다른 부분은 온통 성조기뿐이었다. 그 현수막의 의도는 명백했다. 유럽이 통산 전적에서 열세라는 것. 그리고 유럽 팀의 단장이라면 선수들에게 이런 심리를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환한 미소: 이언 폴터와 토미 플리트우드가 프랑스에서 열렸던 2018년 대회에서 유럽 팀의 17½-10½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환한 미소: 이언 폴터와 토미 플리트우드가 프랑스에서 열렸던 2018년 대회에서 유럽 팀의 17½-10½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4.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창출할 것

라이더컵에서는 상황이 잘 돌아갈 때조차 여러 일들, 미리 계획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당시 영국 팀이 미국을 마지막으로 이겼던 1957년에는 팀원인 해리 위트먼(Harry Weetman) 때문에 싱글 매치를 준비했던 것이 엉망이 되었다. 잉글랜드 출신으로 거구인 그는 단장을 맡았던 다이 리스(Dai Rees)가 자신을 누락한 것에 발끈하여 다시는 웨일스의 단신 단장 밑에서 플레이를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부정적인 기사가 쏟아졌고, 중요한 순간에 선수들의 집중이 흐트러졌다.

그로부터 20년 후, 영국과 아일랜드 연합 팀의 마지막 대회에서 단장을 맡았던 브라이언 휴제트(Brian Huggett)는 디 오픈과 US 오픈에서 우승을 거둔 토니 재클린과 사이가 틀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그들의 문제를 다른 팀원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나중에야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팀의 내분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다. 2014년에 폴 맥긴리 단장은 같은 팀원이자 아일랜드 동향인 매킬로이와 그레임 맥다월의 소송에서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맥긴리의 본을 받아야 한다. 그런 상황이 벌어질 때는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옳다. 

물론 가장 최근에는 대니 윌릿의 형이 2016년 헤이즐틴 대회가 임박했을 때 반미 칼럼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글을 잡지에 기고한 사건이 있었다. 그의 혹평으로 인해 클라크의 사전 계획이 엉망으로 꼬여버렸다. 첫 포섬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동생 윌릿은 벤치 신세가 되었고 나중에 출전해서도 최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통제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마도 라이더컵 주간에 벌어지는 '다른 일들'에 팀원들이 휩쓸리지 않도록 하는 게 아닐까 싶다.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몇 가지만 거론하면 다음과 같다.

라이더컵 주간에 '지나친 팀 행위'를 하지 말 것. 유대감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말 것. 놀이에 지나치게 몰두하지 말 것. 탁구 게임을 지나치게 많이 하지 말 것. 모두가 동시에 식사하지 말 것. 지나치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지 말 것. 하나 같이 투어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다. 그곳에 출전한 선수들은 그런 것들을 잘했기 때문에 팀에 합류한 게 아니었다. 그렇다면 라이더컵이라고 해서 그런 일들을 해야만 할까?
 
선수들은 개인 스포츠를 하는 개인들이다. 그들은 이기주의자가 되도록 훈련받았다. 그리고 그런 태도가 바람직하다. 그런 태도를 완화할 경우 그들이 애초에 그곳에 발탁된 이유인 역동성을 잃게 될 수 있다. 토너먼트 플레이에서 그들이 발휘했던 이기적인 태도를 잘 지켜야 한다.

감정적인 리더: 2018년 싱글 매치에서 2와 1로 타이거 우즈에게 승리를 거둔 존 람은 유럽 팀의 중심 선수였다.
감정적인 리더: 2018년 싱글 매치에서 2와 1로 타이거 우즈에게 승리를 거둔 존 람은 유럽 팀의 중심 선수였다.

5. 하나를 위한 전부? 천만에. 열둘을 위한 전부가 되어야 한다

본인도 자의식이 강한 사람이니 여러 슈퍼스타들의 자의식을 부드럽게 다뤄야 할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공정하게 판단해 봤을 때 역시 결속력에서는 유럽 팀이 뛰어난 면모를 보여왔다. 거의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는 성격상의 충돌도 잘 정리해왔다.

그 이유는 사실상 단순하다. 스타가 없기 때문이다. 모두를 똑같이 대우해야 한다고? 그런데 꼭 그런 건 아니다. 진정한 핵심은 각각의 선수를 대하는 올바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콜린 몽고메리가 완벽한 예다. 다들 알겠지만 이 거구의 선수는 허세가 있으면서도 이른바 유리 멘탈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유럽 팀에서는 최고의 선수로 손꼽혔다. 그러니 그의 기분을 백만 불짜리로 만들어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가 기분이 좋아서 적절한 반응을 보여주면 그 기운이 팀 전체로 퍼졌다. 그는 결국 5번의 우승팀에서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그의 그런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지금 내가 생각하기에는 람이 올해는 그 역할을 해줄 것 같다. 

또 한 가지 일반적인 문제는 단장 선발로 합류한 선수들이 자격지심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경고의 사인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셀틱매너에서 열린 2010년 대회 때 부단장이었던 맥긴리는 연습에 열의를 보이지 않는 루크 도널드 때문에 애를 태웠다. 그래서 그는 요주의 선수가 되었다. 대회가 열리기 전날 단장이었던 몬티가 도널드의 어깨를 감싸 쥐고 파5홀을 걸었다. 그 시간은 도널드가 자신이 팀에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를 분명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 주에 도널드는 유럽 팀에서 가장 많은 포인트를 획득한 득점왕이 되었다.
 
그러므로 선수들을 대할 때 '동등한 12명'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개념은 잊어버려야 한다. 그들을 각각의 개인으로 취급하되 그중에 누구라도 심지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한 선수라도 뭔가를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시켜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 그런 책임을 지워줄 이유가 없다. 생각해보라. 선발이나 조 편성에 대해 3명에게 물어보면 전혀 다른 3가지 대답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뿐만 아니라 또 다른 문제의 소지들이 있는데 하나같이 긍정적이지 않은 것들이다. 팀의 스타가 추천한 어떤 선수가 플레이를 잘하지 못해서 패했다고 해보자. 그러면 그는 책임감을 느낄 것이다. 반면에 최고의 선수에게 의견을 물어보고는 그걸 실행하지 않을 경우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단장이 자신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선수들에게 그들의 조언을 구하지 않겠다고 말해야 한다. 그런 일은 부단장들과 상의하면 된다.

홈그라운드의 이점: 휘슬링 스트레이츠는 미국 팀에 우세한 방향으로 셋업될 가능성이 높다. 넓은 페어웨이, 최소한의 러프, 그리고 부드러운 그린을 기대해볼 만하다.
홈그라운드의 이점: 휘슬링 스트레이츠는 미국 팀에 우세한 방향으로 셋업될 가능성이 높다. 넓은 페어웨이, 최소한의 러프, 그리고 부드러운 그린을 기대해볼 만하다.

6. 코스 셋업

이 얘기는 누가 듣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 여러 해에 걸쳐 확연히 드러났듯이 코스 셋업은 홈 코스의 이점을 강조하고 극대화하기 위해 어느 쪽을 막론하고 모든 단장이 활용하는 이른바 라이더컵의 검은 술수이다. 그리고 최근의 결과를 보면 거의 언제나 효과를 봤다.

미국 팀 단장 스티브 스트리커는 바보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포인트 시스템이 작동을 하지 못한 탓에 무려 여섯 명을 단장 선발로 뽑을 수 있게 된 만큼, 그는 자신이 몇 달 동안 고심한 코스 셋업에 가장 적합한 선수들로 팀의 절반을 채울 수 있다. 이번 코스는 틀림없이 페어웨이가 넓고, 러프는 그렇게 많지 않으며, 그린은 부드러워서 브라이슨 디섐보와 더스틴 존슨, 저스틴 토머스, 그리고 브룩스 켑카 같은 선수들이 마음 놓고 파워를 발휘할 수 있게 했을 공산이 크다. 유럽 팀으로서는 이걸 유념해야 한다 .

그러고 보니 2018년의 르골프내셔널이 생각난다. 스트리커가 단장인 짐 퓨릭, 부단장인 잭 존슨, 맷 쿠처와 함께 서 있었다. 그 4명은 모두 그 주에 플레이했던 미국 팀의 어떤 선수보다 그곳의 혹독한 코스 셋업에 더 적합한 스타일의 선수들이었다. 스트리커가 어처구니없는 그 상황을 마음에 깊이 새겼으리라는 건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2014년에 맥긴리는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언급도 없이 글렌이글스의 관계자에게 이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유러피언투어의 대회 때처럼 셋업을 하되 페어웨이의 폭을 달리하고 세컨드 컷으로 세미 러프를 조성해 달라고 부탁했다. 궁극적으로 맥긴리는 코스 셋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자신의 선수들에게 어떤 상황을 기대할 수 있는지 말해주었을 뿐이다. 

이보다 더 구체적으로 행동을 취한 단장들도 있었다. 벨프리에서 열렸던 2002년에 토런스는 약 285야드 지점 주변의 페어웨이 벙커 바로 뒤쪽으로 러프를 무성하게 조성해서 미국 선수들이 지닌 티 샷의 강점을 상쇄했다.
 
우즈넘도 2006년에 아일랜드의 K클럽에서 그 선례를 따랐다. 도그레그의 모서리에 나무를 더 심고 페어웨이 폭을 좁혔다. 비거리가 더 긴 미국 선수들이 드라이버를 선택하지 못하게 하려는 전략이었다. 그리고 그린의 속도는 스팀프미터 11에 맞춰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일반적인 수준보다 약간 더 느리게 했다.

물론 올해는 유럽 팀에서 이런 시도를 할 수 없지만 휘슬링스트레이츠가 전형적으로 유럽 선수들이 강점을 발휘할 만한 코스가 아니라는 건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스페인의 자객: 아홉 번의 라이더컵에서 25½ 포인트를 획득한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유럽 팀의 통산 최다 득점자이다.
스페인의 자객: 아홉 번의 라이더컵에서 25½ 포인트를 획득한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유럽 팀의 통산 최다 득점자이다.

7. 선수 선발과 조 편성

자동으로 출전권을 획득하는 선수 가운데 라이더컵 루키는 단 두 명만 포함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단장 선발권 가운데 세 개의 카드는 우승의 경험을 가진 선수들로 채우는 게 좋을 것이다. 토마스 비오른의 와일드카드 네 명(헨리크 스텐손, 세르히오 가르시아, 폴 케이시, 이언 폴터)은 2018년에 총 9½ 포인트를 합작했다. 이들은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데다가 위협에 굴하지 않는 선수들이다. 

더블 매치에서는 비슷한 성격과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지닌 선수들을 함께 묶어야 포섬과 포볼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최근에 많은 성공을 거둔 공식을 바꾸는 건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어이없는 실수들도 없지 않았다. 1995년의 오크힐에서 버나드 갤러허가 했던 실수만은 부디 반복하지 않기 바란다. 그는 페르 울리크 요한손(Per-Ulrik Johansson)과 랑거를 오전이 끝나갈 무렵에 내보냈다가 점심을 먹은 직후에 또 출전시키는 우를 범했다. 두 매치 사이의 간격은 단 25분뿐이었고 소화도 제대로 시키지 못한 채 플레이에 나서야 했다. 그래도 예상치 못한 일은 벌어지기 마련이고 패배를 하더라도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선수가 첫날 플레이에 나서야 할까? 물론 너그러운 시각에서 보자면 모두가 '게임을 치를 자격이 있다'.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전체의 이익이다. 선수 개개인의 자의식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무자비해야 한다. 그리고 싱글의 대진 순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뒤지고 있다면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먼저 내보낸다. 2002년에 토런스는 몬티, 가르시아, 클라크를 1, 2, 3번 순서로 배치했다. 반면에 미국 팀은 자신들의 강점(필 미켈슨과 타이거 우즈)을 맨 마지막으로 내보냈다. 때늦은 반격이었다.

정리_존 허건(John Hug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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