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金 넬리 시대 오나…‘스포츠 로열패밀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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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 金 넬리 시대 오나…‘스포츠 로열패밀리 눈길’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1.08.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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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확정하고 언니 넬리 코르다(오른쪽)와 포옹하는 넬리 코르다(왼쪽)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확정하고 언니 넬리 코르다(오른쪽)와 포옹하는 넬리 코르다(왼쪽)

AFP 통신은 넬리 코르다(23·미국)의 가족을 두고 '코르다 왕조'라고 표현했다. 세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스포츠 가족 중 하나인 코르다 가족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스포츠인이다.

지난 7일 끝난 2020 도쿄 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 넬리가 금메달을 확정하자 그린 옆에서 동생을 지켜보던 언니 제시카 코르다(29)는 넬리에게 달려가 그를 껴안았다.

언니 제시카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6승을 한 선수다. 이번에 넬리와 함께 미국 대표로 출전해 공동 15위 기록했다.

한 달 전 막냇동생 서배스천은 처음으로 윔블던 4차전에 진출해 세계 랭킹 50위 안에 들었다.

아버지는 1998년 메이저 대회 호주 오픈에서 우승한 페트르 코르다이고 어머니 레지나는 체코 테니스 국가대표로 1988 서울 올림픽에 출전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활약은 넬리를 따라올 가족이 없다. 이제 23세인 넬리는 세계 랭킹 1위에 메이저 챔피언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까지 됐다. 이 모든 게 최근 2개월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넬리는 2016년 LPGA 2부 투어인 시메트라투어에서 활약하며 LPGA 투어 시드를 획득했다.

LPGA 투어 첫 우승은 2018년 대만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LPGA 타이완 챔피언십에서였다. 1998년 아버지 페트르의 호주 오픈, 2012년 언니 제시카의 호주 여자오픈, 2018년 동생 서배스천의 주니어 호주 오픈 우승에 이어 2019년 2월에 넬리마저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코르다 슬램'을 완성했다.

코르다 자매는 안니카-샬로타 소렌스탐 자매(스웨덴), 모리야-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LPGA 투어 자매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대회에서 연속 우승도 했다. 제시카가 1월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했고 그다음 열린 대회인 게인브리지 LPGA에서 넬리가 정상에 올랐다.

제시카와 넬리는 늘 돈독한 자매애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넬리는 "언니가 없었다면 뭘 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 언니에게 '내 선수 생활이 끝날 때까지 계속 활동할 거지? 날 떠나지 않을 거지?'라고 말한 적도 있다. 솔직히 언니의 존재에 매 순간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제시카 또한 동생이 LPGA 투어에 오게 돼 감사하고 그것이 자신에게도 열정을 다시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넬리 코르다가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넬리 코르다가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최근 출전한 5개 대회에서 3번이나 정상에 오른 넬리의 시대가 도래한 것 같은 느낌이다.

201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코르다는 당시에는 경험도 없고 미완성의 유망주였다.

그러나 투어 생활을 거듭하면서 260.71야드(26위)였던 드라이버 비거리를 올 시즌 273.78야드(10위)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데뷔 시즌에는 아이언 샷이 취약했다. 그린 적중률이 67.22%(95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아이언 샷 정확도가 향상해 그해 3위(76.50%), 지난해 4위(73.58%)를 기록했다. 올해는 적중률은 75%로 더 높아졌다(16위).

퍼팅 역시 지난해 평균 퍼팅이 30.20개로 71위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는 19위(29.35개)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올해 넬리 코르다는 드라이버 비거리는 10위(273.78야드), 그린 적중률은 16위(75%), 평균 퍼팅 19위(29.35개), 그린 적중 시 퍼트 13위(1.76개)를 기록하며 예년과 달리 샷, 퍼팅을 모두 정상권에 올려놓았다.

짱짱한 비거리에 정교함을 요하는 세부적인 기술까지 모자람이 없다.

올 시즌 홀로 3승을 거둔 코르다는 올해의 선수, 상금, 평균 퍼트 부문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도 코르다는 평균 251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날리며 전체 6위에 올랐다. 그린 적중률은 1위(81.94%)였고, 퍼팅으로 얻은 이득 타수는 9위(3.360타)였다.

반면 노메달에 그친 우리 선수들은 비거리부터 밀렸다. 김세영(28)이 25위(234.1야드)로 가장 멀리 나갔고 고진영(26)이 28위(231.1야드), 김효주(26)가 공동 40위(226.4야드)를 기록했다. 박인비(33)는 58위(208.4야드)에 그쳤다.

그린 적중률의 경우 고진영이 코르다와 함께 공동 1위(81.95%)를 기록했고, 김세영도 공동 3위(79.17%)로 높은 아이언 샷 정확도를 선보였다.

그러나 퍼팅 부진으로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코르다가 퍼팅으로 얻은 이득 타수가 3.360타로 9위였던 반면 고진영과 고진영은 이 부문에서 -1.0타(38위), -1.6타(39위)를 기록했다. 유독 우리 선수들이 퍼팅에서 크게 고전했다.

사실 한국 여자 골프의 올림픽 노메달은 다소 충격적이긴 하다. 먼저 비거리 차이가 컸다. 도쿄 올림픽 2라운드는 무더운 날씨로 선수들의 경기력이 저하될 것을 우려해 티잉 에어리어를 앞으로 바짝 당겨 놓았다. 전장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비거리가 멀리 나가는 코르다는 이날 9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로 도약했다. 사실상 2라운드가 올림픽 금메달의 발판이 됐다.

비거리에 정확한 아이언 샷, 정교한 쇼트게임, 거침없는 퍼팅, 점차 쌓여가는 경험에 자신에게 주어진 건 해내고 마는 멘탈, 엘리트 스포츠 DNA까지. 넬리의 시대가 온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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