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6승 박민지 “스스로 기대치 낮았던 나…통산 10승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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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6승 박민지 “스스로 기대치 낮았던 나…통산 10승은 기적”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1.07.1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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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박민지(23)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10승을 이뤄낸 것이 기적이라고 밝혔다.

박민지는 11일 경기 파주시의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3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 2위 서연정(26)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주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컷 탈락을 당한 뒤 바로 다음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시즌 6승을 달성한 박민지는 "지난주 대회에서는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면 이번 주는 컷 탈락을 하고 와서 더 편하게 플레이했다. 컷 탈락이 진짜 약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목표는 어떤 대회든 우승하는 것"이라며 "KLPGA 투어 최다승에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11개 대회에 출전해 벌써 6승을 쓸어 담은 박민지는 한 시즌 최다승인 신지애(33)의 9승(2007년)에 도전하고, 멀리는 KLPGA 투어 최다승은 고(故) 구옥희, 신지애의 20승도 바라본다.

박민지는 "올 시즌을 시작할 때는 2승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나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편이었다.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을까?', '1부 투어에 갈 수 있을까?', '우승은 할 수 있을까?' 이런 마음을 갖고 있었다. KLPGA 투어 통산 10승을 한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밝혔다.

매해 1승씩만을 기록했던 앞선 시즌과 달라진 점을 전혀 모르겠다는 그는 "나에 대한 기대치는 낮은데 샷감은 늘 좋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연습하면서 내공이 쌓였고 안에 있던 잠재력이 올해 빛을 발한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박민지는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기대치는 낮지만 반대로 늘 위만 보면서 살았다. (통산) 10승을 했지만 통산 승수가 높은 프로님들이 많이 계시고 그에 비해 나는 항상 모자라다. 은퇴 전에 20승을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민지가 이날 경기에서 꼽은 승부처는 7번홀 파 세이브였다. 드라이버 샷이 크게 벗어나 네 번 만에 그린에 올라간 뒤 4m 파 세이브에 성공한 박민지는 "여기는 버디를 해도 모자란 홀인데 절대 보기 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플레이했다. 이 홀에서 보기를 하지 않아 흐름을 타고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가슴이 철렁한 순간도 있었다. 17번홀(파3)에서 스리 퍼트 보기를 범해 서연정과 공동 선두가 됐을 때다. 박민지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4m 버디를 잡아 보기에 그친 서연정을 2타 차로 따돌리고 경기를 끝냈다.

박민지는 "17번홀 보기를 한 뒤 '역시 나는 인생이 쉽지 않구나'라고 느꼈다"며 웃은 뒤 "하도 이런 상황을 많이 경험해서 보기를 하고는 웃음이 나왔다. 기가 막힌다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다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을 갖고 18번홀로 갔다"고 말했다.

또한 박민지는 샷 일관성의 비결에 대해 "헤드업을 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지는 "헤드업을 안 하고 공이 똑바로 맞는 느낌을 잘 기억했다가 그 느낌대로 치면 원하는 대로 간다. 이 방법 하나로 통산 10승을 이뤄냈다"라고 설명했다.

"헤드업은 선수들이 다 안 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이 나오자 박민지는 "비결을 숨기려는 게 아니라 나는 진짜 이게 비결이다"라고 항변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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