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특집] 장마에 대처하는 선수들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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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특집] 장마에 대처하는 선수들의 자세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1.07.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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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프로 선수에게 비는 큰 장애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선수들이 짜낸 ‘웃픈’ 에피소드와 이들이 추천하는 우중 라운드 꿀팁까지 모든 걸 공개한다. 아, 선수들은 비 오는 날은 라운드를 자제하길 추천했고 허인회는 “그냥 막걸리를 마시는 게 낫다”고 말했지만 말이다.

1. 장마에 대처하는 프로의 자세

* 최민철 : 비옷 입고 비 장갑을 물에 적셔서 연습한다.

* 함정우 : 일부러 비 올 때 라운드를 나간다. 비가 와도 경기는 하지 않나. 비옷 입고 스윙 연습도 겸한다.

* 이태희 : 맑은 날 연습장에서 비옷을 입고 연습한다. 비옷이 불편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선수는 비옷에 적응해야 한다.

* 권성열 : 선수는 18홀을 걸어 다니기 때문에 가벼운 우산을 구하려고 노력한다. 골프 양산을 쓸 때도 있다.


2. 선수들의 꿀팁 준비물

<준비물> 페이퍼 타월, 얇은 패딩, 방수용 버킷 해트, 레인 커버, 신발 건조용 드라이어, 비 장갑, 수건, 여분의 양말, 비옷, 멘탈, 그립 짧게 잡기, 풀스윙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 여유, 관대한 우리만의 로컬 룰

* 이태희 : 빳빳한 페이퍼 타월로 손과 그립을 닦는 것이 수건보다 더 도움이 많이 된다. 물을 훨씬 잘 빨아들인다. 요즘 기능성 제품이 많아 방수용 버킷 해트, 레인 커버 등도 챙기면 좋다.

* 문경준 : 페이퍼 타월이 최고다. 비닐봉지에 페이퍼 타월을 넣은 뒤 비닐봉지를 묶고 끝부분을 뜯어서 한 장씩 뽑아 쓰면 편리하다. 또한 신발 말리는 드라이어를 꼭 갖고 다닌다(이 외에도 최민철, 권성열, 김민선, 조아연 등 많은 선수가 페이퍼 타월을 추천했다).

* 김동은 : 비옷을 입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비옷을 입는 것과 안 입는 것이 1타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한다.

* 함정우 : 무조건 체온 유지가 중요하다. 옷을 따뜻하게 입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얇은 패딩을 착용하는 걸 추천한다. 비옷을 입으면 좋겠다. 추우면 샷이 더 흔들린다.

* 전재한 : 비가 오면 스윙이 불편해지기 때문에 그립을 짧게 잡고 낮게 치길 바란다. 그래야 미스 샷 확률이 낮다.

* 조아연 : 풀스윙을 하면 공을 맞히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풀스윙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라운드를 해야 한다. 무조건 한 클럽 길게 보고 그립을 짧게 잡고 공 콘택트에 신경 써야 한다. 잔디가 축축하기 때문에 조금만 잘못 맞아도 거리 손실이 엄청나다.

* 박현경 : 화창한 날은 잘 치고 싶은 마음에 조금씩 덤비는 경향이 있다. 비 오는 날 욕심은 금물. 정확성 위주로 또박또박 플레이하는 것이 좋다.

* 문도엽 : 멘탈을 잘 챙겨야 한다. 비가 오면 집중력을 잃게 되는데 그럴 때일수록 서두르지 말고 침착하게 플레이해야 한다. 많은 골퍼가 빨리 플레이해야 한다는 생각에 젖은 그립을 닦지 않고 성급하게 스윙하다가 미스 샷을 낸다. 젖은 그립으로 플레이하면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실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배경은 : 비 장갑을 쓰는 것이 유리하다. 합성피혁이 양가죽보다 저렴하고 재질도 면처럼 얇아서 그립이 덜 미끄럽다. 템퍼러리 워터는 피하고, 동반자끼리 로컬 룰을 관대하게 적용하길 추천한다.


3. 웃픈 에피소드

* 허인회 : 지난해 KPGA선수권대회 2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60cm 정도 퍼팅을 남긴 상황이었다. 갑자기 비가 너무 많이 왔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이 퍼팅을 마무리해야 다음 날 잔여 경기를 치르지 않을 수 있었다. 60cm 퍼트 하나 남겨놓고 오전 4시부터 일어나 대회장에 오려니 효율성이 떨어질 것 같았다. 고민하다가 홀아웃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경기 위원들이 물을 치워줘도 어드레스하면 다시 고이고.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가 그래도 60cm밖에 안 남았으니까 퍼팅을 했다. 힘껏 쳤는데 공이 반밖에 안 갔다. 잔여 경기 피하려다가 1타를 잃었다.

* 이태희 : 올해 GS칼텍스매경오픈 2라운드, 남서울컨트리클럽의 가장 어려운 홀인 16·17번홀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성적이 좋았다가 그 두 홀에서 스코어를 잃었다. 쉬운 홀에서 비를 맞았다면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을 텐데, 비에 따른 운때도 작용한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 김동은 : 중학교 1학년 중고연맹 대회 때 비가 정말 많이 왔다. 내 공은 해저드 라인 안에 자리했고 뒤에 공이 흘러내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쳐놓은 철조망이 있었다. 샷을 시도하다가 비 때문에 미끄러져 아이언이 철조망을 맞고 부러졌다. 마지막 홀이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 조아연 : 2년 전 제주삼다수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강풍이 부는데도 스코어를 많이 줄여 등수가 크게 올랐다. 대회 마지막 날 기대에 부풀어 대회장에 도착했는데, 경기를 취소하니 마니 할 정도로 비가 쏟아졌다. 나는 ‘무조건 경기해야 한다’고 우겼지만 결국 취소됐다. 비 때문에 경기를 못 해 욕하면서 집에 간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 배경은 : 여름에는 비로 인해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그런데 비옷을 벗으면 꼭 비가 오는 징크스가 있다. 그래서 홍란 등 동료들이 “언니, 제발 우리를 위해서 비옷을 벗지 말아주세요”라고 애원했다.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날이 푹푹 찌는데도 끝까지 비옷을 입고 경기했다.

* 김태훈·권성열·김민선 : 그립과 장갑이 다 젖었는데도 계속 플레이를 진행하다가 손에서 클럽이 빠져 날아갔다.


4. 비가 좋아요

* 박현경 : 2017년 송암배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3라운드에서 비가 많이 오는 가운데 11언더파를 몰아 쳤다. 이것이 계기가 돼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합계 29언더파 259타, 국내 72홀 최소타 신기록). 지난해 아이에스동서부산오픈에서도 비 오는 날 연장전에서 우승했다. 비에 좋은 기억이 많다.

* 김지영 : 비 오는 날은 단순하게 거리만 더 보면 되니 수월한 감이 있다. 홀로 우산을 쓰고 코스를 걸으며 플레이하기 때문에 생각도 더 깊이 할 수 있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차분해지는 장점이 있다.

* 배경은 : 비가 오면 그린이 잘 받아준다. 내가 불편하긴 하지만 그린 공략은 훨씬 수월해진다. 더위보다는 비가 낫다.

* 함정우 : 비 올 때 우승해서(2019년 SK텔레콤오픈) 비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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