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다가 우승한 ‘골프 천재’ 김효주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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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다가 우승한 ‘골프 천재’ 김효주의 부활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1.05.0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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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26)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60만 달러)에서 약 5년 3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점심을 먹다가 우승 확정 소식을 알게 됐다.

김효주는 2일 싱가포르의 센토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1타 차로 정상에 올랐다.

LPGA 투어 우승으로 따지면 지난 2016년 2월 퓨어 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우승 이후 무려 5년 3개월 만에 따낸 LPGA 투어 통산 4승째다.

8언더파를 몰아치고 선두 해나 그린(호주)에 1타 뒤진 2위로 경기를 마무리한 김효주는 선수 라운지에 앉아 그린의 경기가 끝나길 기다렸다.

그린은 14번홀(파4)에서 샷 이글을 낚아 김효주와 공동 선두를 만들었고 16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김효주를 1타 차 선두로 따돌리던 차였다.

김효주는 선수 라운지에서 지은희(34), 최운정(30) 등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식사하기 시작했다. 그린이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공동 선두가 된 때였다. 연장전을 준비해야 하는데 김효주는 빠르게 식사를 계속했다. 마지막 18번홀(파4) 그린이 연속 보기를 범하며 김효주의 1타 차 우승이 확정됐다. 김효주는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동료들의 샴페인 세례를 받으며 5년 3개월 만의 우승을 즐겼다.

김효주는 우승 후 "노보기 플레이로 끝내서 기분이 너무 좋은 나머지 배가 아주 고팠다. 그래서 앉자마자 주문하고 점심을 맛있게 먹는 도중에 알게 됐다"고 돌아봤다.

김효주는 "파스타를 먹으며 당연히 연장전에 갈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빨리 배를 채운 후에 연장전에 나갈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5타 차 공동 8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해 5타 차의 격차를 뒤집고 대역전 우승을 차지한 김효주는 "타수 차이가 엄청 많이 나진 않았기 때문에 나는 물론 다른 선수들한테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전반에 실수가 많이 안 나오고 좋은 플레이를 하다 보니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우승)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있는 리더보드는 다 보고 다녀" 그린이 14번홀 이글로 단숨에 공동 선두가 된 것도 알고 있었다는 김효주는 "우승을 예감한 순간은 없었다. 그린이 나보다 한 타 잘 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노력을 다했다. 원하는 만큼 성적을 냈고 운도 따랐기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효주는 이날 경기 내내 복면을 쓴 모습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목 쪽에 심한 햇빛 알레르지가 있는 데다가 선크림을 안 발라도 돼서 정말 편하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선글라스나 마스크를 착용하면 내 표정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경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효주는 마지막 날 페어웨이 안착률 92.9%(13/14), 그린 적중률 88.9%(16/18), 퍼트 수 26개 등 정확한 샷, 퍼트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뽑아내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3라운드에선 짧은 퍼트를 놓쳐 보기를 6개나 했지만 최종 라운드에선 그런 실수가 단 하나도 없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승(메이저 1승)을 거두긴 했지만 LPGA 투어로 따지면 2016년 이후 첫 우승이다.

김효주는 "올해 LPGA에서 뛰면서 우승 한 번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우승이 나와서 다른 목표를 잡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 한국에서 뛰면서 부족한 점을 많이 보완해 LPGA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점들을 준비했다. 생각했던 것이 잘 됐기 때문에 일찍 우승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활동한 게 확실히 도움이 됐다. 운동도 많이 했고 드라이버 샷 비거리를 늘리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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