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GD 에디터 시점: 셀프 라운드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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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GD 에디터 시점: 셀프 라운드 체험기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1.04.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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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피 15만원 시대가 열렸다. 그린피도 치솟아 주머니 사정이 낭패다. 비싸도 울며 겨자 먹기로 즐길 자신이 있는가. 그렇더라도 한 번쯤 셀프 라운드를 즐길 것을 권한다. 이곳은 또 다른 세상이니까. 

셀프 라운드를 즐기는 골퍼는 두 부류로 나뉜다. 캐디 없이도 동반자와 함께 오롯이 골프를 만끽하고 싶은 도전적인 골퍼, 값비싼 캐디피에 반기를 들고 저렴하게 골프를 즐기고자 하는 골퍼. 나는 두 가지 부류에 모두 포함된다. 이유야 어찌 됐든 노 캐디 셀프 라운드를 체험한 ‘설’을 풀어보려고 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어느 정도 경제적인 안정을 찾은 뒤 골프를 시작한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는 셀프 라운드가 낯설다. 캐디피는 그린피와 카트피에 포함된 패키지 상품으로 여기기 마련이다. 물론 나도 그랬다. 첫 라운드를 나갔을 때(이른바 머리를 올렸을 때) 지출한 비용이 30만원이던 시절, 이건 내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물론 라운드 후 필수 코스인 점심값은 제외한 금액이다.

이런 쓰라린 기억을 안고도 캐디가 없는 골프장에 나간 건 한참 뒤의 일이다. 처음 셀프 라운드를 경험한 곳은 9홀 퍼블릭 골프장이었다. 한여름 무더위에 전동 카트를 끌고 산악형 골프장의 언듈레이션에 몸을 맡긴 기억이다. 5번홀 티잉 에어리어 옆 벤치에 앉아 있던 어느 60대 골퍼의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젊은이들 체력 좋네. 난 포기야.”

그때는 고개를 끄덕일 만했다. 온도계가 33도를 가리키고 있었으니까. 원래 첫 경험은 혹독한 법 아닌가.

그 후로 1~2년 뒤쯤 마음에 맞는 30년 지기 친구들과 노 캐디 골프장으로 1박 2일 셀프 라운드 여행을 떠났다. 논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깐깐하게 골프 룰을 정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 당시만 해도 수중에 거리측정기는 없었지만 다행히 골프장에는 GPS 거리측정기가 카트에 마련돼 있었다.

첫날은 정신없이 18홀을 완주하고 둘째 날 비로소 동반자 모두 안정을 찾았다. 여유가 생기자 코스가 보이고 시작했고 공략법도 세웠다. 코스의 레이아웃과 홀의 특성 등을 복기하는 대화가 카트에 퍼졌다. 그린 경사를 읽을 때도 서로 팁을 주며 신중했다. 막걸리 잔이나 부딪치며 시시닥거리던 캐디제 골프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이후 이 친구들과는 종종 셀프 라운드를 즐기고 있다.

오히려 불편한 캐디를 만난 수많은 기억의 캐디제 골프장보다 셀프 라운드의 만족도가 훨씬 더 높을 때가 많다. 셀프 라운드를 제법 체험하면서 꼭 알아둬야 할 몇 가지를 공유한다. 셀프 라운드을 위한 10가지 에티켓 정도로 해두자. 

1. 라운드 전 코스를 꼼꼼히 파악하라. 동반자보다 스코어를 낮추고 싶다면.

2. 거리측정기, 수건, 롱·쇼트 티, 볼 마커, 음료수 등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겨라. 없으면 고생이다.

3. 캐디제 골프장보다 더 일찍 도착해 여유 있게 티 타임을 준비하라.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많다.

4. 정확한 로컬 골프 룰을 미리 정하고 논쟁의 여지를 남기지 마라. 도와줄 캐디는 없다.

5. 멀리건 혹은 투 볼 플레이는 한 번이 습관이 된다. 오염된 스코어카드는 절대 금물.

6. 자신의 거리를 과신하지 말고 클럽은 세 개씩 챙겨라. 카트까지 ‘X개 훈련’을 하고 싶지 않다면.  

7. 잃어버린 골프볼에 대한 미련을 버려라. 지연 플레이로 진행요원의 경고장을 받을 수 있으니.

8. 동반자 클럽은 내 것처럼 챙겨라. 그린에 올랐을 때 퍼터를 가져다준 동반자와는 평생 친구.

9. 동반자의 플레이를 내 샷처럼 신경 써라. 골프장 내 안전사고는 최대의 적.

10. 라운드 후 자신의 클럽과 용품은 두 번씩 확인하라.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다면. 

[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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