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프리뷰]② DJ의 모든 것…“그냥 질러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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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프리뷰]② DJ의 모든 것…“그냥 질러버렸어요”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1.04.08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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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질러버렸어요”
수행의 기질은 어려서부터 보였지만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스윙과 평온한 기운만으로는 부족하다. 원석의 잠재력과 잘 다듬어진 위대함은 다르다. 존슨의 놀라운 잠재력은 코스탈캐롤라이나대학을 졸업하고 스물세 살의 나이에 턱수염을 기른 채 투어에 나왔을 때부터 분명했다. 스윙 속도, 쇼트 게임 감각 그리고 거리낌 없는 태도까지. 하지만 투어는 선수들의 단점을 노출하는 재주가 있고 존슨의 경우는 불안정하다는 것이었다. 그는 거의 모든 샷이 드로 샷이었고 압박감이 심하면 왼쪽으로 크게 휘었으며 그의 전략(그걸 전략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은 무모함에 가까웠다.

“그는 자유분방했다.” 부치 하먼은 말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모든 홀에서 ‘그냥 질러버렸다’. 그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철저하게 공격적으로 샷을 했다.”
2010년에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 PGA챔피언십이 열렸을 때 부치와 존슨은 기 싸움을 벌였다. 존슨은 10번홀에서 첫 라운드를 시작했다. 드라이버 샷이 가능한 파4홀이었고 그린이 지독하게 까다로웠다. 하먼은 존슨이 드라이버 샷을 그린에 올릴 수 있고 그가 그렇게 하고 싶어 하리라는 것도 잘 알았지만, 당시 스물여섯 살이던 제자에게 거의 애원하다시피 레이업을 한 후에 페어웨이에서 어프로치를 하라고 말했다. 그 그린을 드라이버 샷으로 공략했다간 스리 퍼트를 하게 되는 게 거의 기정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질러버리는 스타일이고 그린까지 드라이버 샷을 할 거예요.” 아니나 다를까, 그의 볼은 앞쪽에 떨어졌고 스리 퍼트를 했다. 부치는 말했다. “그게 당시의 DJ였다.”

그 대회에서 존슨은 72번째 홀에서 벙커에 클럽을 댔다가 벌타를 받고 플레이오프에 나갈 기회를 잃었다. 그는 워낙 재능이 출중했기 때문에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선두권에 오르고 또 우승할 수도 있었다. 그는 투어에 진출하고 첫 5년 동안 여섯 대회에서 우승했고 여러 번의 메이저 대회에서도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도 그랬지만, 그해 초에 페블비치에서 열린 US오픈도 마찬가지였다. 그 대회에서는 3타 차의 선두로 일요일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82타를 하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2011년 디오픈에서는 2번 아이언 샷이 푸시 슬라이스가 나면서 OB가 나는 바람에 대런 클라크(Darren Clarke)를 끝까지 추격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어떤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프로 골퍼로서 대단한 출발이었다. 그러나 존슨은 여느 골퍼가 아니었고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은 그가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감지했다. 그즈음이던 2013년에 그는 폴리나 그레츠키(Paulina Gretzky)와 사귀기 시작했다.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딸이었다.

“가족으로서 우리가 그에게 준 건 어떤 대회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믿음이다.” 웨인 그레츠키(Wayne Gretzky)는 말했다. “1년에 1승을 거두는 것도 훌륭하지만 그 정도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보다 훨씬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존슨이 잠재력을 완전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뭔가 변화가 필요했고, 2010년 중반은 그가 지금의 빛나는 선수로 변신하게 된 과도기였다. 일단 폴리나와 그레츠키 가족이 그의 인생에 들어왔다. 그리고 폴리나가 2014년에 첫아들을 임신했을 때 그는 ‘일신상의 문제’에 전문적인 도움을 얻겠다는 이유로 투어를 잠시 떠났다. “나는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다 겪어봤다. 그러니까 내 평정심을 휘저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건 매우 힘들다.”

2015년에 복귀한 후 그는 큰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할 최고의 기회를 맞았다. 체임버스베이의 파5인 마지막 홀에서 두 번의 완벽한 샷을 구사한 존슨은 US오픈 우승이 걸린 3.6m 이글 퍼트를 앞뒀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62초가 지나고 그는 짧은 파 퍼트를 홀에 넣었고, 조던 스피스는 두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 승리를 거두었다. 존슨이 영영 회복하지 못할 타격을 입었을 거라는 우려가 있었다. 최소한 외부에서는 그렇게 생각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직전까지 갔다가 주저앉은 게 벌써 네 번째였다. 상심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온 세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3.6m 거리에서 스리 퍼트를 했으니 충격이 엄청날 것이 분명했다. 대회 기간에 머물던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는 폴리나와 오스틴, 당시 오스틴의 여자 친구였고 지금은 부인이 된 서맨사 그리고 오랜 에이전트인 데이비드 윙클이 타고 있었지만, 차 안에는 적막이 흘렀다. 아무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다들 크게 한 방 맞은 기분이었다. 윙클은 모든 게 다 괜찮을 거라는 듯이 운전대를 잡은 DJ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드렸다. 존슨은 말 없는 위로의 제스처에 신물이 났고, 차를 갓길에 세우고는 자신의 측근들에게 확실하게 말했다. “다들 기운 내! 왜들 그래, 이건 그냥 골프일 뿐이야.”

다음 날 존슨은 아이다호주에 있는 그레츠키의 여름 별장으로 가서 웨인을 비롯한 여러 사람과 21일 내리 라운드를 하면서도 그 스리 퍼트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뭘 어떻게 한들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수 없는데, 그렇다면 그걸 왜 생각한단 말인가?

“그건 마치 내가 7차전에서 패한 후 2주일 동안 친구들과 매일 간이 하키 게임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레츠키는 말했다. “들어본 적 없는 일이다. 그는 게임을 그 정도로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그가 체임버스의 패배를 이겨낼 거라고 확신했다.”

전환점이 된 건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는 셔우드 컨트리클럽의 연습장에서 새 테일러메이드 우드를 테스트한 그해 12월이었다. 그와 부치는 티에서 페이드 샷을 구사해보려고 시도했지만, 연습장에서와는 달리 코스에서는 왠지 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늘 구사하던 훅 샷으로는 도저히 드라이버 샷을 정면에 유지할 수 없자, 페이드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날 61타 정도를 기록했던 것 같다. 괜찮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존슨은 모든 플레이를 페이드 샷으로 했다. 62타. 다음 날 역시 페이드로만 해서 62인가 61타를 기록했다. 사흘 연속. “괜찮구나, 이제 페이드 샷을 해야지 싶었다.” 실제로 이렇게 간단했다.

투어 선수 대부분은 뭔가 중요한 변화를 시도할 때 런치 모니터로 이런저런 테스트를 하고, 코치의 조언을 듣고 장비를 조정하고 온갖 승인 절차를 거친다. 그러니 이때의 변화만큼 어지러운 구석 없이 잘 정돈된 DJ의 마음가짐을 더 잘 보여주는 사례는 없을 것이다. 그때 그의 나이는 한창 전성기인 31세였고, 세계 랭킹 8위이자 PGA투어에서 9승을 기록 중이었다. 그리고 그때까지 그는 평생 드로 샷만 해왔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들과의 라운드를 앞두고 연습장에 있다가 그 흔한 런치 모니터나 교습가조차 없는 상태에서 컷 샷으로 바꿔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후로는 페이드 샷을 구사하고 있다. 그렇게 간단했다.

[글_대니얼 래퍼포트 / 정리_김성준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kimpro@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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