켑카, 스텐손, 저스틴 토머스, 리키 파울러, ‘식단에 과학을 도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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켑카, 스텐손, 저스틴 토머스, 리키 파울러, ‘식단에 과학을 도입해’
  • 전민선 기자
  • 승인 2020.09.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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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에는 체력 소모가 심한 다른 종목 운동선수처럼 훈련하고 먹는 선수가 가득하다.

켑카와 스텐손, 저스틴 로즈와 게리 우들랜드 같은 엘리트 선수는 유러피언 축구나 프로 미식축구 같은 종목 선수들처럼 전문가의 도움으로 식습관을 완전히 개조한다. 아라 수피아 박사가 그런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센트럴플로리다대학 임상의학 조교수인 수피아 박사는 올랜도에서 기능성 스포츠의학 분야의 일인자로 손꼽힌다.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 그리고 LPGA투어까지 10여 명의 선수가 그의 도움을 받고 있다.

수피아는 연구를 통해 수분 공급과 혈당 수치가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치며 라운드 후반부에서 그런 경향이 특히 두드러진다는 걸 확인했다. 그의 말이다. “조금이라도 탈수 증상이 있으면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감정 컨트롤과 판단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심하다. 보기를 기록하거나 실망스러운 샷을 했을 때 또는 운이 나빴다고 판단할 때의 반응은 혈당이나 체내 수분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들랜드는 라운드 중 언제 뭘 먹는지가 특히 후반 나인 홀에 미치는 영향을 일찌감치 파악했다. “우리가 코스에 나가 있는 시간이 5시간 반 정도다. 마지막 네다섯 홀에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신체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한 건 당연하지만 올바른 판단력을 지니기 위해서라도 몸에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우들랜드는 말했다.

수피아는 의뢰를 받을 경우 새 클라이언트의 오전과 오후 라운드에 동행해서 혈당과 체내 수분 수준을 몇 홀마다 점검한다. 그 데이터를 혈액 검사 결과와 결합해 해당 선수의 염증 수치와 결핍된 영양 성분, 음식 민감성 등에 대한 정보를 축적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당 선수가 뭘 먹고 뭘 먹지 말아야 할지 그리고 언제 먹어야 할지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한다. 거기에는 라운드 중 에너지가 풍부한 단백질 셰이크를 언제 먹을지에 대한 정확한 시점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시금치를 멀리하라는 권고도 포함될 수 있다. 해당 선수에게는 그 음식이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 민감성이라고 하면 대부분 알레르기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건 전혀 다른 것이다.” 수피아는 말했다. “나는 갑각류에 알레르기가 있어서 그걸 먹으면 곧바로 에피펜(자가 주입식 주사기 형태기의 알레르기 응급처치 약)을 투약하거나 병원에 가야 한다. 쌀이나 붉은색 고기는 먹어도 아무렇지 않지만 다음 날 몸이 처진다. 그런 음식에 몸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운동 선수에게는 이런 정보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예가 저스틴 로즈다. 그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해서 오거스타내셔널 같은 곳에 갈 때마다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봄마다 대회를 앞두고 수피아는 히스타민 성분(몸의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성분)이 적은 음식으로 로즈의 식단을 구성한다. 히스타민 성분이 많은 음식으로는 맥주, 가공육, 치즈, 감귤류 그리고 시금치 등이 있다. 신선한 생선, 달걀, 채소와 올리브 오일은 히스타민 함량이 낮다. 

메이저 대회에서 2승을 거둔 안나 노르드크비스트는 잠을 설치기 시작한 2014년부터 수피아의 도움을 받았다. 몇 번의 테스트를 통해 그는 글루텐과 유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식품에 알레르기와 민감성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노르드크비스트가 토너먼트 기간에 라운드 중 먹는 음식은 듣기만 해도 지루하다. 단백질 셰이크, 구운 닭고기와 연어를 에어비앤비의 주방에서 직접 만들고 그럴 여유가 없을 때는 치킨 부리토를 주문하되 치즈와 콩, 쌀과 살사를 뺀다. 덕분에 코스에서 느낌이 한결 좋아졌다. 수면의 질과 연습 효과도 향상됐다. 부상 위험 없이 체력 단련을 할 수 있게 됐다.

수피아는 혈액 검사 그리고 팔목 밴드를 통해 지속해서 선수의 혈당 수치를 체크하는 기기를 활용해 적절한 식단을 구성한다. “아미노산과 비타민 수치를 확인해 전략적으로 보충해야 할 성분을 제시해줄 수 있다. 브룩스 켑카는 대회에 요리사를 대동한다. 그 사람과 원활한 소통을 하며 메뉴를 구성할 수 있다.”

켑카와 조던 스피스, 리키 파울러 그리고 저스틴 토머스는 같은 요리사를 공유하기 때문에 외부 식당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마이클 파커는 켑카의 스윙 코치인 클로드 하먼 3세의 아카데미가 있는 더플로리디언에서 식당을 운영했다. 이들은 대회 출전 기간 같은 집에 모여서 식사를 하거나 필요한 경우 파커가 각각 집을 돌면서 식사를 준비해주기도 한다고 파울러는 말했다.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오전 티 타임일 경우 위에 부담을 주는 식사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때 요리사가 큰 도움이 된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이런 점을 매우 중시해왔다.”

글_매슈 루디( Matthew Rudy) / 정리_전민선 골프다이제스트 기자(jms@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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