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캐디] 투어에서 좋은 캐디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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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캐디] 투어에서 좋은 캐디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0.09.2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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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캐디가 다시 허용될 예정이라는 글을 읽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일정 재개에 나서면서 투어 규모를 줄이고 오직 선수만 참가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던 터였기 때문에 꽤나 위로가 되는 글이었다. 하지만 이 트윗 밑에 우리가 항상 보아왔고 들어왔던 질문이 달려 있었다. 선수들에게 캐디가 꼭 필요한가?

골프계에는 일부 선수들을 포함해서 우리가 돕는 부분이 무시해도 될 정도로 사소하다는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의견에 대응할 정도로 여유가 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짐작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아까 한 질문을 살짝 꼬아보려고 한다. 좋은 캐디는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다줄까?

만일 수치로 나타내고자 한다면 한 사람당 10타라고 하겠다. 쉽게 계산할 수 있는 문제이다. 대회당 0.5타도 안 되니 어쩌면 그리 큰 숫자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숫자는 투어에서 플레이하는 것과 투어에 남아 있는 것 그리고 컷 탈락하는 것에서부터 다승을 거두는 것을 가르는 차이다.

그러면 이렇게 줄여지는 스트로크는 어디서 오는 걸까? 그저 타수만 세는 것이 아니다. 레이업을 하는 대신 과감하게 공략하라고 부추기는 수많은 격려도 아니다. 말 한두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가장 좋은 예가 마이클 그렐러이다. 그는 가장 잘 알려진 캐디 중 한 명이다. 우리는 인기와 숙련도를 동일시하기 때문에 그를 예로 사용하는 것이 못마땅하지만 그는 우리 중 최고의 캐디 중 하나이다. 그를 다른 사람과 구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의 준비성이다. 우리 모두는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를 한다.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 그렐러는 그 수준을 초월한 사람이다. 어쩌면 제자를 가르쳤던 그의 전력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에게 안대를 하고 그린 뒤까지 40걸음을 가게 해도 그는 홀까지 남은 거리, 공략 각도 그리고 절대 볼을 보내면 안 되는 지점을 알려줄 것이다.

상황 대처 능력에 더해진 솔직함도 이 10타 계산법에 포함되어 있다. 간단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가장 인간성이 좋은 선수들조차 자존심이 있어서 가끔 의견 차이를 갈등으로 잘못 받아들인다. 캐디에게 갈등이란 종종 새로운 가방을 멜 기회를 찾는 것을 의미하곤 한다. 여성 캐디 판뉘 수네손이 닉 팔도와 함께 풍성한 열매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닉과 맞설 수 있는 배짱을 지녔기 때문이었고 닉 역시 그의 그런 점을 존중했다. 본스 매카이가 필 미컬슨과 그토록 오랜 시간 좋은 결과를 만든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최근 그룹 중에서는 맷 미니스터와 패트릭 캔틀레이가 좋은 호흡을 보인다. 그들이 거리낄 것이 없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확신이 여기서 비롯된다. 신뢰는 아니다. 라운드를 거듭하고 몇 주, 몇 년을 함께하는 가운데 쌓여가는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이런 복을 누리지 못한다. 이는 두말할 것 없이 내 선수가 나를 믿게 만드는 것이지만 동시에 선수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굳이 이런저런 격려의 말을 늘어놓지 않고도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토니 피나우와 호흡을 맞추는 그레그 보딘은 바로 이러한 감각을 지녔다. 브룩스 켑카는 자신감이 부족한 선수는 아니지만 가끔 기름통이 바닥을 보일 때면 리키 엘리엇이 이를 채워준다. 스티브 윌리엄스는 그다지 사랑받는 친구는 아니지만 (나는 어느 정도는 질투심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그 역시 리스트에 올려야 한다.

나는 너무 감성적이거나 영적인 것은 피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이 일을 오래 할수록 점점 더 좋은 라운드를 위대한 라운드로 바꾸는 것(혹은 나쁜 라운드를 막는 것)이 선수의 역량을 다지는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다. 가장 흔한 예를 든다면 수도꼭지가 새거나 물방울을 떨어뜨리지 않고 잘 흐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표현하겠다. 

한 가지 예를 들자. 로리 매킬로이가 J.P. 피츠제럴드를 해고하고 해리 다이아몬드에게 백을 메게 했을 때 우리들 사이에서는 호의적인 시각이 있었다. 해리는 골프를 잘 이해하고 있었고 자신의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며 이러한 자신의 지식과 철저한 준비를 로리와 우정에 결합시켰다. 다이아몬드가 캐디를 맡은 이후 로리가 세계 랭킹 5위권에 진입하는 강호가 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친해지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거칠 것 없는 능력에 대한 감각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조 라카바는 타이거 우즈, 프레드 커플스, 더스틴 존슨 등 세 명의 다른 캐릭터와 이러한 믿음을 쌓았다. 지미 존슨은 저스틴 토머스와 한 조를 이루기 훨씬 전까지 나쁜 남자였다. 스콧 맥기니스는 꽤 오랫동안 이 직업군에서 가장 저평가 받은 인물 중 하나였다. 스코티 셰플러와 함께하면서는 응당 받아야 할 인정을 받게 되길 바란다.

물론 우리는 많은 차이를 만들 수 있지만 기껏해야 우리는 이 연극의 조연일 뿐이다. 만일 우리의 스타가 그의 대사를 잊어버리거나 계속 무대에서 넘어진다면 쇼는 더 이상 브로드웨이에 남아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글_조엘 빌 / 정리_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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