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쇼트 코스, 새로운 트렌드로 뜨는 ‘골프 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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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쇼트 코스, 새로운 트렌드로 뜨는 ‘골프 오락’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0.09.1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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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콘신주 샌드밸리의 샌드박스 코스 17번홀에서 바라본 16번홀.
위스콘신주 샌드밸리의 샌드박스 코스 17번홀에서 바라본 16번홀.

미국 내 18홀 코스의 숫자가 1974년까지 9홀 코스 숫자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마 많은 이가 놀랄 것이다. 비록 이제는 가끔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을 받지만 18홀 미만인 골프 코스는 20세기 전반에 걸쳐 골프의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다시 일어날 조짐을 보인다. 야심 찬 건축으로 가득한 오락적이고 빠른 플레이를 위한 액세서리 디자인으로서 쇼트 코스가 누리는 인기는 미처 예상치 못한 최근의 건축 트렌드다.

풀 사이즈 코스의 미니어처 버전인 쇼트 코스는 공식화된 홀 수를 따르지 않고 있다. 밴던듄스의 밴던프리저브는 13홀이고 샌드밸리의 샌드박스는 17홀이며 올여름에 개장한 두 골프장 미시간주 북부의 포레스트듄스의 쇼트 코스와 캐벗케이프브레턴의 더네스트는 각각 10홀이다. 

대개의 경우 쇼트 코스는 하나 이상의 정규 코스에 동반되기 때문에 설계에서 급진적인 레이아웃과 환상적인 쇼트 게임 상황을 자유롭게 제공한다. 매치플레이와 가볍게 즐기는 사교 놀이에 최적화되어 있다. 골퍼는 2~3개 클럽만 들고 경사와 방어벽에서 긴 범프 & 런을 시도하고 티에서 그린까지 90야드 퍼트를 하는 등 실험적인 플레이를 해볼 용기를 얻는다.

일반적인 관행을 따르지 않는 쇼트 코스의 본질은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정신을 고취한다. 파인허스트의 더크레이들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맨발로 플레이를 하고 푸드 트럭에서 간식을 주문할 수 있다. 오리건주 동부 실비스밸리랜치의 7홀 맥베이스건틀릿에서는 염소가 캐디로 활동한다(쿨러를 싣고 있어서 골퍼의 간식도 함께 운반할 수 있다). 변덕스럽고 가혹한 해저드는 스코츠데일내셔널의 더배드리틀나인을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혹은 최소한 가장 이상한) 파3 코스로 만들어 버렸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쇼트 코스는 회원제 클럽이나 여행지 리조트처럼 이미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골퍼를 만족시키는 곳에 존재해왔다. 종종 해 질 무렵 모임의 사람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 마시는 밤술처럼 맥주나 칵테일을 끌고 와 플레이했다. 쇼트 코스는 정찬 코스 사이 혹은 그 후에 제공되지만 간혹 식사를 방해할 정도로 충분한 풍미를 지닌 간식 같은 일종의 골프 오락이다. 또 오자크 절벽(빅시더로지의 마운틴톱 코스), 카리브해 해변의 만(바하마 잭스베이클럽에 있는 타이거우즈플레이그라운드) 혹은 목가적인 농장의 넓은 대지(켄터키주 올드스톤의 더클럽에 추가된 더싱크홀, 제리 레몬스가 설계를 맡았다) 등 거의 어디에도 적용할 수 있다.

더 많은 쇼트 코스가 개장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데이비드 맥레이 키드는 워싱턴주 중부 갬블샌즈에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14홀 규모의 퀵샌즈를 새롭게 지었다. 빌 쿠어와 그의 동료들은 태즈메이니아의 반부글듄스에 14개의 파3, 파4 홀 조합을 더하는 중이다. 타이거 우즈는 페블비치의 낡은 9홀짜리 피터헤이 쇼트 코스를 새롭게 단장하고 있다.

쇼트 코스가 조성하는 독특한 세팅과 자연스러운 친밀감은 분명 매력을 한층 더한다. 그 즐거움은 대개의 경우 클럽 회원들과 헌신적인 여행객들에게만 국한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도시 근교의 독립형 설계는 건축학적으로 야심 찬 그린과 볼을 잃을 염려가 없는 세팅으로 더 빠르고 더 흥미진진한 플레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더 좋은 목적이 있을 수 있다. 코스의 길이나 홀의 개수에 대한 엄격한 기대만 없다면 쇼트 코스는 도시환경 속에서도 작은 생태계로서 기능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이를 직관하기 시작한 단계이다. 마이크 누조는 텍사스주 클리블랜드의 그랜드오크스리저브에 정규 코스 나인그랜드에 곁들일 1000야드 전장의 스리그랜드라는 9홀을 건설했다. 위스콘신주 버로나에서는 코스 설계 회사 로만퀴트노가 파이어니어포인트라고 불리는 13홀 규모의 C.B. 맥도널드/세스 레이너 스타일의 테마 코스를 만드는 중이다. 데이비스 러브 3세와 마크 형제는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중심가에서 북쪽으로 8km 지점에 자리한 역사적인 벨몬트골프클럽의 대규모 정비를 감독하면서 A.W. 틸링해스트가 설계한 원래의 홀 12개를 복원하는 한편 비기너들에게 적합한 6홀의 쇼트 코스를 추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네소타주 채스카 시 정부는 영국과 미국의 고전적인 홀을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 그리고 벙커가 없어 비기너, 시니어, 장애인 골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강조된 파30 코스 디자인을 벤저민 워런/아티즌 골프디자인회사에 의뢰했다(장애인 골퍼들이 자문 위원의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때 소도시와 지자체는 시민들에게 제공할 건전하고 가치 있는 생활 편의 시설로 골프를 열심히 찾았다. 만일 골프가 통합적인 공동체의 자산으로서 평판을 회복하고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빠르게 즐길 수 있는 활발한 아웃도어 레크리에이션으로서 골프를 선보이기를 원한다면 쇼트 코스야말로 가장 완벽한 매개체인 듯하다. 모델도 찾아볼 수 있다. 그저 집 가까이 가져다놓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글_데릭 덩컨 / 정리_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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