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전설’ 제임스 워디 “마이클 조던 때문에 골프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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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전설’ 제임스 워디 “마이클 조던 때문에 골프 시작했죠”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0.09.1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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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거나 사무실로 출근하는 평일, 미국프로농구(NB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빅 게임) 제임스 워디는 18홀 라운드를 하고 바구니 두 개 분량의 롱 아이언 샷을 한다. 심지어 그의 나이가 59세이고 이제 막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끝낸 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는 우리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게 만드는 사람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재학 시절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우승을 차지하고 LA 레이커스에 몸담고 있던 시절 세 번의 NBA 우승을 이끈 워디는 “내가 골프에 적용할 수 있었던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직업의식입니다”라고 말한다.

“골프에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내가 농구를 할 때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낄 때가 있죠. 내가 볼을 잡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직 골프에서는 그 경지까지 도달해본 적은 없지만 플레이가 잘 풀리고 컨디션이 잘 풀릴 때는 그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폴로스루를 잘하고 있는지 머리를 들지 않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거예요.”

워디는 50센트 내기 스킨스를 할 때도 최선을 다한다. 그가 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클럽에서 골퍼들과 경쟁하는 것은 NBA 경기를 뛰는 것과 거의 흡사할 만큼 치열한 승리욕이 일어나게 만듭니다. (농구 경기에서) 2만 명의 팬들이 나를 위해 응원하면서 내게 필요한 에너지를 전하는 것은 아주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어쩌면 내가 정말 즐긴 것은 길에 나섰을 때 누군가 내게 ’당신 별로야!’라고 말해주는 거였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골프 코스에 나갔을 때 귓가에 들리는 것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와 바람 부는 소리 뿐이에요. 그리고 세 명이 서서 나를 지켜보고 있어요.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워디의 홈 코스는 LA의 마운틴게이트컨트리클럽이다. 그의 핸디캡은 17. 그가 정기적으로 함께 라운드하는 친구 가운데 ‘레이커스의 목소리’라 불리는 스포츠 캐스터 존 아일랜드도 있다. 골프에 대한 워디의 열정은 어디서 누구와 어떤 조건 아래에서도 플레이할 정도이다.

아일랜드는 몇 년 전 12월 레이커스 팀과 떠난 겨울 여행에서 워디와 함께 샬럿의 퀘일홀로클럽에서 라운드한 일을 떠올린다. “우리가 플레이하기로 한 날을 하루 앞두고 기온은 영하 1도였고 눈이 내렸습니다. 당연히 라운드가 취소될 줄 알았죠. 그런데 밤 10시에 내 휴대전화가 울려서 받았더니 워디였어요. ‘지금 막 프로랑 통화했어요. 내일 그린이 눈에 덮여 있지 않으면 라운드를 할 거예요’라고 하더군요. 그는 다음 날 아침에도 전화를 했습니다. 기온은 영하 2도까지 떨어졌지만 눈은 내리지 않았죠. 워디가 그러더군요. ‘갑시다!’”

1970년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작은 마을에서 자란 워디는 골프에 그리 흥미를 가지지 않았다. “클럽을 살 돈도 없었고 어디 갈 만한 코스도 없었습니다.” 그는 잠깐 동안 캐디를 한 적도 있어서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개스턴컨트리클럽에서 골프백당 5달러를 벌기도 했다. 하지만 골프를 하는 것은 옵션이라 느껴지지 않았다. “1976년에요? 가난한 흑인 아이가 골프를요? 만일 내가 어깨에 골프백을 메고 집으로 돌아갔다면 아마 친구들이 내 엉덩이를 걷어찼을 겁니다. 골프는 정말 인기 없는 스포츠였거든요.”

그가 대학에 진학했을 때 그는 팀원 중 탁월한 기량을 자랑하던 윌밍턴 출신의 빼빼 마른 선수, 마이클 조던이 골프를 하는 것을 흥미 있게 지켜보다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고 곧 골프를 즐기게 됐다. 워디는 그의 친구인 데이비스 러브 3세가 조던이 골프를 하도록 만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하지만 1990년대 초 그가 NBA 은퇴를 눈앞에 두게 됐을 때까지만 해도 그에게 골프는 그저 약간의 흥미를 느끼는 수준에 불과했다. 레이커스가 플레이오프에서 피닉스 선즈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당시 스코츠데일의 애리조나 빌트모어에 머무르고 있던 워디는 정처 없이 거닐다 코스에 이르러 머리를 식히고 싶어 볼을 몇 번 치게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골프의 이론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은퇴하고 나자 조금씩 깨달아지더군요.”

워디는 1994년 레이커스를 떠날 즈음 말리부컨트리클럽에서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한때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찾던 인기 있는 퍼블릭 코스였다. 워디는 여기서 최저 타수(79타)를 치고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한 것 외에도 찰스 브론슨이 나들이를 와서 점심 식사하는 것을 본 것과 마샤 클라크(O.J. 심프슨 사건의 검사)가 골디 혼과 함께 라운드를 마치는 것을 목격한 것을 기억한다. 

“하루는 혼자 라운드를 하고 싶어 아침 일찍 갔는데 남자 두 명이 있더군요. 처음에는 그들이 누군지 몰랐습니다. 그들이 ‘우리는 작가들’이라고 했을 때 ‘와우, 이것 봐. LA에서는 누구나 다 글을 쓴다고 하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저, 지금 우리가 쓰는 것이 작품화되면 우리 쇼에 출연해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스포츠 작가 역을 맡았거든요’라고 하더군요. 알고 봤더니 그들은 유명 배우이자 작가인 레이 로마노와 그의 친구 케빈 제임스였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내 사람 레이몬드(Everybody Loves Raymond)>의 첫 에피소드에 출연하게 됐습니다. 이 친구들을 골프 코스에서 만난 덕분이었죠.”

골프에 대한 그의 사랑은 점차 깊어갔지만 골프는 가끔 워디에게 아픔을 주곤 한다. 그는 “나는 59세이지만 육체 나이가 89세라는 것이 문제”라고 고백한다. “여기저기 관절염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죠. 나는 운동선수로서 고통을 참으며 플레이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을 때 내가 다리를 곧게 펴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부기가 너무나 극심했죠. 이를 무릅쓰고 플레이하려고 애썼습니다. 어느 순간 더 이상 뛸 수 없더군요. 그래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습니다. 효과는 정말 좋았어요. 다시 다리를 곧게 펼 수 있게 됐고 볼도 칠 수 있어요. 앞으로 실력이 훨씬 더 향상되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골프가 어떻게 워디의 삶에서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됐는지를 살피는 것은 다른 사람들, 골프를 전혀 접해보지 못했거나 아니면 골프를 시도해볼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상기시킨다. 어쨌든 골프는 개스턴컨트리클럽에서 캐디를 하던 그 꼬마에게 단지 가방만이 아니라 클럽을 집어 들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워디는 골프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더 많은 사람이 골프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골프를 성장시키려는 해리 바던 3세와 같은 선수와 퍼스트 티와 같은 조직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골프는 자석처럼 사람들을 끌어당깁니다. 골프에는 상당한 수준의 치료 효과가 있어요. 사람을 밖으로 인도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4시간을 보내도록 만들죠. 나는 골프를 정말 좋아합니다.”

그에게 뭔가 변한 것은 없을까? “단 한 가지 꼽으라면 음료 카트가 오는지 더 자주 돌아보게 됐다는 점일 겁니다.” 그는 웃으며 털어놓는다. “그게 다예요!” 


[글_벤 라이언스 / 정리_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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