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가 필요한 ‘샤프트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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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가 필요한 ‘샤프트의 세계’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0.07.1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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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는 골퍼가 가장 자주 바꾸고 싶은 클럽이다. 샷이 엉망이라고? 당신이 잘못 짚은 실수일 수 있다. 샤프트의 문제다. 드라이버 헤드에 나에게 맞는 샤프트만 바꿔보자. 화제의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파탄 났지만 <샤프트의 세계>는 외도를 허락한다. 

헤드에 집중하던 골프 클럽 시장의 흐름이 샤프트로 옮겨 붙은 뒤 어느새 10년이 훌쩍 지났다. 골프업계에서는 샤프트의 신소재 개발도 한계점에 가까워졌다고 말한다. 이미 시장에는 다양한 샤프트가 퍼져 있다는 얘기다. 장비에 깊숙이 관심을 기울인 골퍼는 샤프트의 매력에 빠진다.

하지만 일반 아마추어 골퍼는 클럽 브랜드를 꼼꼼히 따지면서 샤프트에는 무관심하다. 복합적인 요소로 구성된 샤프트는 너무 복잡해 보여 선뜻 발을 들여놓기 쉽지 않다. 영어는 좋은데 수학이 싫은 학생이 상위 내신 성적을 받을 수 없는 것처럼 골퍼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맞지 않는 샤프트는 고가의 헤드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 완성한 멋진 스윙에도 최상의 샷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아는 만큼 더 보이는 샤프트의 세계로 발을 들여보자. 

▲ 샤프트 돋보기

샤프트는 골퍼의 스윙에 따라 휘어졌다가 펴지면서 헤드가 볼을 맞히는 간단한 원리다. 샤프트는 스윙 에너지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힐을 통해 최대의 에너지를 헤드에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한마디로 ‘연결 고리’ 역할이다. 이 휘어지는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질 때 가장 효율적이고 일관성 있는 스윙으로 공을 더 멀리 더 정확하게 보낼 수 있다. 

용어 정리부터 쉽게 풀어보자. 골퍼가 알아야 할 샤프트의 특성은 강도, 무게중심, 킥 포인트, 토크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어렵지 않다.

일반적으로 플렉스(Flex), S(Stiff), SR(Stiff regular), R(Regular)로 구분하는 강도는 어느 정도의 탄성을 가졌는지 CPM(Cycles per Minute)을 통해 측정한다. CPM은 그립을 고정하고 헤드를 튕겨 1분 동안 흔들리는 진동수를 의미하는데 CPM이 높으면 강도가 강한 샤프트, 낮으면 강도가 약한 샤프트다(브랜드마다 CPM 측정 방법과 기준이 달라 절댓값은 아니다).

샤프트에서 무게중심은 중요한 요소다. 무게중심이 버트(Butt) 혹은 팁(Tip) 쪽에 있느냐에 따라 탄도에 영향을 미친다. 샤프트가 가장 많이 휘어지는 지점인 킥 포인트도 탄도와 타구감을 결정한다. 킥 포인트가 팁에 가까우면 로 킥, 버트에 가까우면 하이 킥이라고 부른다. 샤프트의 뒤틀리는 정도를 각도로 표시한 것이 토크다. 

이 가운데 무게중심 위치에 따른 샤프트 선택의 기준에 대해 소개한다. 

▲ 스피드 & 스타일

샤프트를 선택하기 전 자신의 스윙 스피드와 스타일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브랜드 드라이버 헤드를 장착한 A와 B 골퍼를 예를 들어보자. A는 나이와 신체 조건, 골프 경력이 비슷한 B보다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턱없이 짧다. A는 B보다 헤드 스피드가 너무 적게 나온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과연 그럴까. 헤드 스피드 탓이 아닐 수도 있다. 

여기서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사항은 헤드 스피드다. 자신의 헤드 스피드를 정확히 알아야 샤프트의 무게와 강도 등을 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자 아마추어 골퍼의 헤드 스피드는 60~65마일 정도로 30g대 샤프트를 장착한다. 헤드 스피드가 75마일이 넘으면 선택지가 여성용에서 벗어나니 40g대 샤프트를 사용해야 한다. 헤드 스피드 80마일 이상의 여자 아마추어 골퍼는 드물다. 여자 프로 골퍼의 경우 50g대 샤프트를 쓴다. 

남자 시니어 골퍼부터는 샤프트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 75~80마일의 골퍼는 42~44g(드라이버 전체 중량 270g대), 80~85마일은 45~47g(280g대), 85~90마일은 48~49g(290g대)의 샤프트가 적합하다. 95마일 이상의 헤드 스피드를 갖춘 힘 있는 골퍼는 50g대 샤프트를 추천한다. 남자 프로 골퍼의 경우 전체 중량 310g 이상의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290g대 무거운 드라이버에 40g대 초반의 가벼운 샤프트를 장착한 피팅 클럽도 있지만 예외로 둔다. 

샤프트의 선택은 단순하게 헤드 스피드로만 결정하지 않는다. 헤드 스피드를 기본으로 스윙 스타일에 따라 강도도 달라진다. 동일한 헤드 스피드에도 하향 타격으로 탄도가 낮은 경우 부드러운 SR/R 강도의 샤프트를, 상향 타격으로 탄도가 높은 경우에는 뻣뻣한 S 강도의 샤프트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 킥! 킥! 킥!

카본 소재의 그래파이트 샤프트가 개발된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둔 샤프트 시장은 가볍고 긴 샤프트를 장착할 수 있게 돼 비거리 증가 효과를 가져왔다. 올해 몸집을 불려 ‘헐크’로 변신한 ‘필드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가 48인치 샤프트 사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도 비거리를 더 늘이기 위한 방법이다. 문제는 샷 정확성이다. 길고 무거운 클럽은 컨트롤이 어렵다. 골프에서 비거리만큼 중요한 건 정확성이다. 샤프트를 선택할 때 강도뿐 아니라 무게중심의 위치에 따른 킥 포인트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킥 포인트는 샤프트의 휘어지는 중심점으로 탄성을 결정하는 요소다. 탄도와 방향, 속도, 타구감에 영향을 미치는 킥 포인트는 하이, 미들, 로 세 가지로 구분한다. 샤프트를 절반으로 나눴을 때 헤드에 가까운 아랫부분을 다시 3등분으로 나눠 버트에 가까우면 하이 킥 포인트, 헤드에 가까우면 로 킥 포인트다. 그 중간이 미들 킥 포인트다. 

일반적으로 하이 킥 포인트는 낮은 탄도의 힘이 강한 골퍼, 로 킥 포인트는 높은 탄도의 힘이 약한 골퍼에게 적합하다. 또 방향성은 좋은데 비거리가 나지 않는 골퍼는 부드러워서 멀리 보낼 수 있는 로 킥, 비거리보다 방향성을 잡기 위해서는 헤드 움직임이 적은 하이 킥 포인트 샤프트가 알맞다. 이런 이유로 여자 프로는 로 킥, 남자 프로는 하이 킥 포인트 샤프트를 주로 사용한다. 

스윙 스타일에 따라 킥 포인트도 달라져야 한다. 인 투 아웃의 스윙 궤도, 어퍼 블로, 캐스팅을 하지 않는 조건을 갖춘 골퍼에게는 로 킥 포인트를 권장하고 아웃 투 인 궤도의 스윙을 하면서 캐스팅 동작이 나오는 골퍼에게는 하이 킥 포인트를 추천한다. 두 가지 조건이 섞여 있는 골퍼는 미들 킥 포인트 샤프트를 사용하면 된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가벼운 클럽으로 멀리 보내기 위해 팁 쪽이 부드러운 샤프트를 선호한다. 

▲ 팁! 팁! 팁!

① 그립을 교체할 때 클럽 전체 무게 밸런스를 고려해야 한다. 3g도 엄청난 차이다. 그립이 무거워지면 헤드가 가벼워져 임팩트 때 빨리 닫히고 에너지 전달도 적어진다.

② 구질에 따라 훅이 심한 골퍼는 섈로 페이스와 하이 킥 포인트 샤프트로 교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③ 타구감에 예민한 골퍼라면 소프트한 느낌은 로 킥 포인트, 튕겨 나가는 딱딱한 느낌은 하이 킥 포인트 샤프트가 제격이다.
 

[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사진=조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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