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속 낙원 샴발라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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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속 낙원 샴발라의 등장
  • 고형승 기자
  • 승인 2020.07.0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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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킨-골프다이제스트 미니투어가 열리는 경기도 포천의 샴발라컨트리클럽은 그 이름처럼 신비의 왕국이나 지상 낙원이 아니다. 절대 고수를 꿈꾸는 수많은 골퍼에게 시련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샴발라(Shambhala)는 히말라야산맥(티베트) 북쪽 어딘가에 있는 성스러운 나라다. 황금 불탑과 아름다운 꽃이 가득하며 깨달음을 얻은 왕과 그 경지에 다다른 주민 여럿이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 누구도 두 눈으로 확인한 바 없는 전설 속 왕국이다. 부정한 기운을 거부하는 곳이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게 낙원의 존재를 믿는 이들의 주장이다. 

신비한 기운이 흐르는 왕국의 이름을 딴 샴발라컨트리클럽이 지난 3월 국내에 정식 개장했다. 아직 가건물 형태의 클럽하우스가 낙원의 매무새에 적합하지 않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내부는 제법 훌륭하다. 아이러니한 점이 있다면 불교의 이념이 들어간 골프장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캐디들은 서로를 ‘천사’라고 부른다. 종교 대화합의 흐뭇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샴발라컨트리클럽은 마운틴(9홀)과 레이크(9홀) 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화이트 티 기준 5935m, 블루 티 기준 6506m의 전장을 갖추고 있다. 예스킨-골프다이제스트 미니투어가 열릴 때는 레이크가 아웃 코스이며 마운틴이 인 코스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 대부분은 “절대 쉽지 않은 코스”라고 입을 모았다. 

일단 페어웨이나 그린을 공략할 때 전략을 완벽하게 세우고 덤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번번이 스탠스가 불안정한 곳에서 플레이해야 하며 빠른 그린과 사투를 벌어야 할지도 모른다. 계류로 끊어진 페어웨이가 많고 페널티 에어리어도 곳곳에 숨어 있어 공을 잘 달래가며 쳐야 한다. 미스 샷이 발생하면 공 찾는 것은 포기해야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열네 개 클럽을 골고루 사용할 수 있는 코스이기 때문에 정확한 클럽별 거리를 파악해둬야 유리하다. 그린은 밀도가 무척 촘촘해서 그린 스피드가 빠른 편이다. 아직 개장 초기라 그린이 공을 잘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튕겨 나가는 것까지 계산해서 공략해야 한 타라도 줄일 수 있다. 클럽 선택이 어려울 때는 가끔 ‘천사 찬스’를 활용해보길 바란다. 천사의 조언은 꽤 달콤한 결과를 안겨줄 것이다. 

주의해야 할 홀은 레이크 3번홀이다. 화이트 티 기준 447m(블루 티 500m)의 파5홀인데 왼쪽은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은 오비(OB) 구역이다. 왼쪽에 있는 벙커 오른쪽 끝을 공략한 후 그린 앞 계류에서 한 번 끊어 가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공 여러 개를 헌납하고 다음 홀로 넘어가야 하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미니투어에서 프로 선수들을 가장 괴롭힌 홀 중 하나다. 

샴발라의 시그너처 홀은 파5(화이트 티 기준 453m, 블루 티 기준 500m)인 마운틴 9번홀이다. 마지막 짜릿한 승부 홀로는 최고다. 거리상 투온을 노릴 수 있는 도그레그 홀이지만 왼쪽 숲을 넘기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세컨드 샷이 그린을 살짝 벗어나더라도 핀에 붙여 버디를 잡아내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이 홀에서는 욕심을 부리면 망하고 보수적인 전략을 펼쳐도 망한다. 

티베트의 오래된 경전에 적혀 있는 문구가 이 골프장을 찾는 골퍼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샴발라를 향하는 자 앞에는 끝없이 계속되는 황야와 사막, 험난한 산을 넘어야 하는 신비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수없이 많은 고난을 극복한 자에게만 보석처럼 귀한 ‘깨달음’이 얻어진다. 충분한 수행을 경험한 자이거나 이 신비의 나라에 초대받은 자에게만 샴발라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며 그 외의 사람은 황량한 풍경만 볼 수 있고 그곳에서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죽음’뿐이다.”

샴발라컨트리클럽은 서울 어느 지역에서든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그 끝에 도달한 골프장은 첫 홀부터 골퍼의 신경을 슬슬 긁어댄다. 그리고 휘청거리는 골퍼를 향해 계속해서 카운터펀치를 날린다. 하지만 갖은 고난 속에서 일종의 해탈을 경험한 골퍼라면 반드시 또 한 번 찾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골프장이다.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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