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캐디] PGA 투어 보수? “아주 많거나 혹은 형편없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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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캐디] PGA 투어 보수? “아주 많거나 혹은 형편없거나”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0.06.2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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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지 묻는 것이 아니라고 배웠다. 하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우리의 은행 잔고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렇다. 이는 우리에게 자주 던져지는 질문이지만 꼭 2018년 맷 쿠처-엘 투칸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 사건은 확실히 질문의 빈도를 증폭시키긴 했다. 하지만 나는 10년 이상 프로 캐디로 일해왔고 처음 골프백을 메던 그날부터 지금껏 이 질문을 받아오고 있다.

앞으로 더 나아가기 전에 쿠처 사건 이전에 캐디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대체 인력이었다는 점이다. 비록 정규적으로 프로 무대에서 활동하는 사람이지만 계약의 세부 사항은 조금 다르다. 둘째, 임시 캐디 업무가 더 빡빡하다는 것은 피터 앨리스보다도 더 오래된 전통이다. 최악의 대우는 약 10년 전에 있었다. 작은 대회였지만 아주 유명한 우승자가 연관된 사건이었다. 캐디는 너무나 형편없는 보수를 받았고 결국 스폰서가 해당 선수를 제외해버렸다는 말이 돌았다. 

그래서 우리가 얼마나 버냐고? 추정 액수는 선수가 버는 돈의 10%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꼭 그렇지는 않다. 한때 우승, 준우승, 10위권 진입 등에 관한 인센티브가 있던 시기도 있었다. 최근 우리는 선수가 우승할 때 상금의 9~12%를 받는다. 우승 이외의 경우 메이드 컷을 했을 경우에는 평균 6~7% 정도를 들고 집에 갈 수 있고 더 일찍 짐을 쌀 경우에는 주급 외에 한 푼도 더 챙기는 것은 없다. 

대다수 캐디의 주급은 2000달러(약 245만원) 수준이지만 최고 수준의 캐디는 4000달러(약 490만원) 가까이 받는다(최고 수준, 그러니까 최고의 선수 / 캐디 계약은 최고의 선수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 차이는 아주 중요하다). 이렇게 말하면 아주 큰돈이 오가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사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교통, 숙박 그리고 다른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것이 아무리 못해도 주급의 40%를 차지한다.

나는 이런 상황이 조금씩이지만 나아지고 있다고 말하겠다. 물론 상금이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은 나이 든 노장들보다 젊은 친구들이 더 후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골프에서 ‘팀’의 역동성에 관한 허다한 농담을 들어왔지만 30세 이하의 친구들은 이를 받아들이고 이 같은 사고방식으로 우리를 대한다(그리고 보상해준다). 그렇다고 일부러 불을 붙이지는 말자. 그냥 대체로 그들은 우리를 일종의 일회용품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핵심은 오래 이어지는 것이다. 그 안에 성공이 있고 성공은 풍성한 수입을 가져다준다. 담당하는 친구가 더 오래 이 바닥에 있을수록 그는 개인용 항공기를 탈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고…. 가끔은 우리도 그 비행기를 공짜로 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트너와 진정한 관계를 트게 되면 그는 당신이 임대주택에서 그와 함께 머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것이 10위권 진입만큼 좋은 것은 아니지만 감사한 마음은 오래간다.

산수를 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뭐, 그렇다. 하지만 10여 명을 제외한다면 부유하게 사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우리는 중산층 사람들이고 고용 안정성은 아예 없다. 단 한 번의 부진한 대회, 단 한 번의 부진한 라운드만으로도 우리는 실업자가 된다. 혈압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진짜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가? 바로 페덱스컵이다.

얼마나 많은 돈이 오가는지에 대해서는 다들 들어봤으리라 생각한다. 정말 엄청난 액수 아닌가? 단 한 가지 문제가 있기는 하다. 그것은 상금이 아니라 보너스로 간주된다. 이것이 아주 중대한 차이다. 우리는 투어챔피언십에서 정규 급여를 받고 절반 이상의 선수들이 페덱스컵 보너스에 대해 우리에게 3~10% 사이 어디쯤의 액수를 보상으로 주는 것은 분명하다(이스트레이크에서 공동 29위를 했을 때 40만 달러(약 4억9000만원)를 받는다. 3%라 해도 1만2000달러(약 1471만원)다). 하지만 보너스는 온전히 자기 것이라 생각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그 수가 적지 않다.

투어챔피언십 출전 기회를 얻었다면 좋은 성적을 거둔 한 해였다는 뜻이다. 1승 정도는 거뒀겠지. 지갑도 두둑할 테고. 하지만 자신의 동료 캐디가 수백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리고 그 캐디가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쫓겨났다면 꼭지가 돌 정도로 화가 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일 것이다. 내가 담당한 선수들은 내게 잘해주었다. 하지만 가장 친한 친구의 경우 2년 전 홀대를 당했다. 그 후 그와 자신의 선수와의 관계는 예전 같지 않았다.

물론 더 나쁜 상황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 한 캐디는 자신이 팔자를 고칠 수 있는 액수의 돈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고작 2100달러(약 257만원)를 받았는데 이는 당시 그의 주급에 300달러(약 37만원)를 얹은 금액이었다.

말할 것도 없이 그는 그날 밤 우리가 뭉치는 술집에 나타나지 않았다. 

[글_조엘 빌 / 정리_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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