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원 “아마추어 시절 밟은 마스터스 무대…다시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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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원 “아마추어 시절 밟은 마스터스 무대…다시 가고 싶어요”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0.06.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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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원(29)은 아마추어 시절 '골프 천재'로 불렸다. 2009년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그다음 해 전 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치는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는 마스터스 무대를 밟았다. 매해 실력이 차근차근 늘었고 성적도 좋았다. 프로 무대에서도 아마추어 시절의 명성이 이어질 줄 알았다. 그러나 너무 잘하려던 욕심은 오히려 한창원에게 독이 됐다. 스윙을 고치고 변화를 시도하려다가 오히려 한창원의 골프가 망가졌다.

도피는 아니었지만 이후 2013년 입대를 선택했다. 군대에선 골프채를 아예 잡지 않고 일반 병사로 생활했다. 한창원은 "오히려 골프를 안 했던 게 도움이 됐다. 골프가 너무 안 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안 좋은 감을 잊을 수 있었다. 2015년 9월 제대 후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골프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제대 후 한창원은 2부 투어에서 우승한 뒤 2017년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복귀했다.

복귀 후 가장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건 2018년이었다.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코오롱 한국오픈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했고 선두권을 맴돌다가 공동 5위를 기록했다. 바로 이어진 KPGA 선수권대회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목 디스크로 이 상승세도 오래가지 못했다.

한창원은 올 시즌 다시 한번 제대로 골프를 해볼 생각이다. 지난 4일 서울시 강남구의 갤럭시아SM 사무실에서 만난 한창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대회가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에 계속 대회 준비하면서 지냈다. 필드도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매주 나갔고 연습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한창원은 "현재 골프존 아카데미에서 연습하고 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아이들에게도 배우는 게 많다"며 "사실 나는 어렸을 때보다 지금 잘 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빨리 우승해서 기량을 뽐내고 싶다"고 바랐다.

아마추어 시절보다 나아진 건 아무래도 '힘'이다. 한창원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힘이 세졌다"라며 웃은 뒤 "요새는 어린 선수들도 웨이트를 많이 한다. 특히 남자는 해외에 진출하려면 비거리가 많이 나가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해외에 진출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비거리를 늘리는 것에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음먹고 치면 300m(328야드)를 보내고, 편하게 쳐도 270m(295야드)가 나간다는 게 한창원의 설명이다.

해외 진출 생각이 있으면 마스터스에도 다시 나가보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한창원은 "마스터스에 나가보니 갤러리가 엄청 많고 축제 분위기여서 설렜다. 또 가서 즐겨보자, 다시 가고 싶다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가장 긴장됐던 순간은 대선배 최경주(50)와의 연습 라운드. 마스터스 출전 당시 최경주가 직접 연습 라운드를 같이하자고 제안했다.

한창원은 "당시 코스 공략, 어프로치 등을 알려주셨다. 캐디도 소개해주셨던 거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사실 아마추어와 프로 세계는 완전히 다른 무대더라. 쟁쟁한 프로들과도 경쟁해야 하고 상금이 걸려 있고 부모님에게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활동하다 보니까 책임감이 더 생긴다. 부담감을 안 가지려고 해도 훌륭한 선수가 많으니까 욕심이 나는 게 어쩔 수 없더라"고 설명했다.

골프가 한창원의 노력을 외면한 적은 있었어도 한창원이 골프를 외면한 적은 없다. 한창원은 지금도 자신의 꿈을 향하고 있다.

한창원은 "국내에서 상위 랭커가 된 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하고 싶다. 멋있고 세계 최고의 무대이기 때문에 경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창원은 7월 2일 우성종합건설·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으로 개막하는 KPGA 코리안투어를 앞두고, 8일 양용은(48)이 기획한 예스킨·골프다이제스트 미니투어 2차 대회에 출전한다.

한창원은 "경기감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훌륭한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이 정규 투어 활동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미니투어에 출전하고 싶은 선수는 많은데 출전 인원이 제한돼 있어 경쟁률이 치열하다"며 웃어 보였다.

한창원은 "남자 대회는 실제로 보면 시원시원하고 선수들도 젠틀하고 멋있다"며 "나도 꾸준하고 매년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드라이버 정확도를 올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멘탈적인 면과 안 좋은 스윙 습관도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골프 인생이 50점이라는 한창원에게 남은 50점은 어떻게 채우고 싶냐고 물었다.

한창원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질문이 너무 애매했나 싶었는데 오히려 한창원은 "너무 좋은 질문인데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한창원은 "할 게 많다. 배울 것도 많다. 그저 지금처럼 열심히 하고 큰 무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갤럭시아SM, 볼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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