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카드 이럴 때 짜증 난다?!
  • 정기구독
스코어카드 이럴 때 짜증 난다?!
  • 고형승 기자
  • 승인 2020.03.30 17: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로 골퍼 선수는 수십 년간 스코어카드를 써왔기 때문에 그것이 귀찮게 느껴지는 일은 아니다. 이는 핀을 제거하고 퍼트를 하던 것과 다름없이 버릇처럼 늘 해오던 일이다. 핀을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이 생긴 후 그동안 해온 루틴에 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봤을 것이다. 스코어카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스코어카드로 인해 짜증 나는 일도 많았을 테지만 그들은 크게 인지하지 못했을 뿐이다.

'잠깐만, 내가 방금 저 쓰레기봉투에 넣은 게 스코어카드는 아니었지?'

조던 스피스가 2015년 셸휴스턴오픈 1라운드에서 티 샷을 앞두고 잠깐 스코어카드와 야디지북을 정리하고 있다. 프로 선수는 경기 도중에 챙겨야 할 것이 많다. 간혹 스코어카드를 잠깐 들른 화장실에 놓고 오거나 쓰레기를 버리면서 무심코 함께 버리는 경우가 있다. 스코어카드는 분실하더라도 다시 받으면 된다.

'어디 보자. 내 연필이 어디로 갔더라. 떨어뜨렸나?'

DP월드투어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18번홀 그린 위의 세르히오 가르시아. 선수들이 가장 난감할 때가 스코어카드(또는 야디지북 사이)에 끼워놓은 연필이 사라진 경우다. 그보다 더 열 받을 때는 연필심이 똑 부러졌을 때다. 그리고 그 부스러기가 흰색 바지의 호주머니를 까맣게 물들였을 때다.

'젠장, 이 스코어는 정말 쓰고 싶지 않아.'

미겔 앙헬 히메네스가 2011년 웨일스오픈 2라운드 18번홀에서 볼이 페널티 에어리어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자신의 스코어카드를 바닥에 던지고 있다. 프로 선수에겐 벌타를 포함한 스코어를 써넣는 것이 가장 짜증 나는 순간이다. 이를 지켜본 동반 플레이어가 볼이 들어간 곳을 아주 상세하게 콕 집어 손가락으로 확인시켜준다면 그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때도 있다. 

'정말 억울해. 단지 기억이 잠깐 왜곡된 것뿐이라고.'

아무리 프로 선수라고 해도 자신이 기록한 스코어보다 적게 적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해 실격당한 경우도 많다. 실제 스코어보다 적은 타수를 기록한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 스코어링 텐트(에어리어)를 벗어나면 플레이어는 그대로 실격 처리된다. 예외는 없다.

'비가 내릴 때는 정말 난감해!'

호주의 브렛 럼퍼드가 2000년 2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에릭슨마스터스에서 비가 그치자 비옷을 벗다 말고 스코어카드에 자신의 스코어를 적고 있다. 비가 오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바로 스코어카드다. 비에 젖어 찢어지거나 잘 써지지 않아 난감할 때도 있다. 일부 선수는 별도로 마련한 스코어카드 보호용 비닐을 사용하지만 바람이 불면 그건 큰 의미가 없다. 

'스코어카드 쓸 힘도 남아 있지 않았어.'

2017년 하와이 코올리나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롯데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가 우산을 든 채 스코어카드를 작성하고 있다. 더운 날씨에는 비 올 때 못지않게 집중력이 떨어진다. 덧셈과 뺄셈이 안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스코어를 쓸 힘도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있다. 

'지금 내 앞에 날아가는 게 설마 스코어카드는 아니겠지?'

2017년 애버딘애셋매니지먼트 레이디스스코티시오픈 둘째 날, 잉글랜드의 찰리 헐이 같은 조에서 플레이한 미셸 위의 스코어카드가 바람에 날아가자 그것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회가 열린 스코틀랜드처럼 바람이 매서운 곳에서 스코어카드는 그야말로 애물단지다. 

'아, 정말 왜 이렇게 챙겨야 할 게 많은 거야!'

2018년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 16번홀에서 타이거 우즈가 파 퍼트를 놓친 후 스코어카드에 자신의 스코어를 써넣기 위해 야디지북을 들추고 있다. 입에는 핀 위치가 적힌 종이까지. 경기 중 골프 선수가 챙겨야 할 종이는 너무 많다. 

'스코어카드 좀 제출하고 사인해드릴게요.'

2018년 캘리포니아 토리파인스에서 열린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2라운드를 마친 타이거 우즈가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선수는 스코어카드를 제출해야만 비로소 경기가 끝나는 것이다. 그전까지 사인 요청은 자제해야 한다. 선수의 신경이 가장 곤두서는 순간이기도 하다. 스코어 오기는 바로 실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잡지사명 : (주)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제호명 :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2, 6층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대표전화 : 02-6096-2999  /  팩스 : 02-6096-2998
잡지등록번호 : 마포 라 00528    등록일 : 2007-12-22    발행일 : 전월 25일     발행인 : 홍원의    편집인 : 손은정   개인정보보호책임자 : 고형승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형승
Copyright © 2020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om@golfdigest.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