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신지애, "원하지 않고 욕심이 없으면 심장이 절대 요동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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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신지애, "원하지 않고 욕심이 없으면 심장이 절대 요동치지 않아요"
  • 고형승 기자
  • 승인 2020.01.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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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세 개 투어에서 상금 랭킹 1위에 올라본 선수는 없다. 골프 역사상, 이 기록에 가장 근접한 이가 바로 한국의 신지애다. 

그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KLPGA투어 상금 랭킹 1위에 올랐고 2009년 미국으로 무대를 옮기자마자 역시 상금 랭킹 1위에 등극했다. 2014년부터는 본격적으로 JLPGA투어에서 활동하기 시작했고 지난 6년간 상금 랭킹 5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다. 특히 지난 2016년과 2018년은 아쉽게 2위에 머물렀고 지난해 역시 막판 경쟁에서 밀리며 아쉽게 3위로 내려앉았다. 

2020년 JLPGA투어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다른 사람이 아닌 신지애를 선정한 이유는 그의 (어쩌면) 마지막 기록 도전을 응원하는 의미에서다. 그는 1988년생으로 어느덧 만으로 서른두 살이 됐다. 물론 과거 일본에서 30대에도 우승한 경우는 다른 투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다. 

이제는 투어에 신지애와 띠동갑인 선수가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황금 세대(1998년 전후로 태어난 세대)’라 불리는 일본 선수들이 그의 도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신지애의 말이다.

“일본 골프계에서 그들의 영향력이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동안 일본 골프의 특징이 정확성과 안정성이었는데 새로운 세대의 골퍼들은 모험도 할 줄 알고 스코어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우리도 ‘세리 키즈’라 불리는 것처럼 그들도 10년 전 미야자토 아이를 보면서 꿈을 키우던 세대입니다. 그들의 시선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이미 더 큰 무대로 향해 있습니다. 이전 세대는 환경이 바뀌는 데 두려움이 있었지만 ‘황금 세대’에게 환경은 중요하지 않아요.”

황금 세대의 거센 도전 때문에 어쩌면 2019년의 결과가 더 아쉬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지애는 이런 물음에 “아니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계속해서 그의 말이다. 

“주변에서 결과만 보고 너무 아쉽다고 하세요. 물론 결과적으로는 저도 화나고 답답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과정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을 만들어가다 보니 어느새 속이 꽉 차기 시작하더라고요. 1년 내내 골프에 집중하는 시간이 어느 때보다 오래 유지된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지난해 상반기를 마치고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순간도 있었다고 말하는 신지애를 보며 제아무리 베테랑 선수일지라도 ‘기대’와 ‘욕심’에는 일순간 무너질 수도 있다는 걸 실감했다. 

“좋은 성적으로 상반기를 끝내니 주변이 시끄러워지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코스에 서 있는 저 자신을 놓치더라고요. 나중에 상을 받는 모습만 그리고 있었던 거죠.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잘 몰입할 수 있었어요. 시즌 마지막으로 갈수록 집중하지 않았다면 아마 성적은 더 곤두박질쳤을 거예요.”

한국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다시 일본으로 무대를 옮기며 제2, 제3의 전성기를 만들어낸 신지애에게 아직도 ‘욕심’이라는 게 솟아나는지 물었다.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경험이 쌓이면 시야도 넓어지고 계산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양한 상황을 예측하게 되는데 그게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어요. 돌아가는 법만 있는 게 아니란 걸 알고 있는 거죠. 그 욕심이 가끔 발목을 잡을 때가 있어요. 요즘은 경기의 흐름을 잘 파악하려고 노력해요. 이미 많은 고민 끝에 선택하고 날린 샷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아요. 다만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그것을 어떻게 다시 좋은 흐름으로 저에게 가져올 수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것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으니까 가능한 거겠죠?”

그는 지난해 어떤 플레이에 대해 자신에게 화를 내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화가 났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기쁘고 반가웠어요. 아직 저에게 열정이 남아 있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있다는 거잖아요. 요즘 필드에서 긴장감이 사라진 지 오래예요. 대회에 나가도 떨리지 않아요. 저는 그럴 때마다 심장이 뛰고 있는 가슴 주변을 주먹으로 때려요.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리죠. ‘네가 정말 원하면 반응해!’ 원하지 않고 욕심이 없으면 심장이 절대 요동치지 않아요.”

신지애는 올해 골프에 더욱더 미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무언가를 원하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늘 마지막처럼 저 자신을 몰아붙이고 열정을 태울 거예요. 가끔 지칠 수 있지만 지쳐도 그것을 놓지 않고 어떻게 하면 다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찾는 과정이 노력인 것 같아요. 힘들어도 그것을 약으로 만들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하죠. 힘든 것을 독으로 생각하고 쉬면 그건 절대 약이 될 수 없어요. 올해는 빨리만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신지애 
나이 32세
신장 156cm
소속 KPS. JAPAN
후원 스리본드
기록 JLPGA투어 상금 랭킹 3위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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