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3년 6개월 만에 우승한 김경태 “골프 인생 이제 반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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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3년 6개월 만에 우승한 김경태 “골프 인생 이제 반 왔죠”
  • 주미희 기자
  • 승인 2019.12.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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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6개월의 긴 부진의 터널을 뚫고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경태(33)는 지난 1일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 월드 오픈에서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몰아치며 3년 6개월 만에 일본 투어 정상에 올랐다. 원인 모를 지독한 슬럼프를 이겨낸 김경태는 "이제 골프 인생에 반 왔다. 앞으로 10년은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전화 인터뷰에 응한 김경태는 "골프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의욕이 없을 정도로 지쳐 있었다. 우승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선수는 본인이 생각하는 기대치가 있지 않나. 그걸 다 따라갈 수는 없지만 내가 해온 게 있으니까 최소한 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데, 터무니없이 그 기준에 못 미치니까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경태는 아마추어 시절 도하 아시안게임 개인전, 단체전 2관왕을 포함해 포카리 에너지 오픈, 삼성 베네스트 오픈에서 우승, 괴물 신인으로 불리며 2007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데뷔전인 토마토저축은행 오픈 우승을 포함해 3승을 기록한 김경태는 데뷔 시즌에 KPGA 명출상, 덕춘상, 상금왕 대상 등 4관왕에 등극했다.

일본 투어에 진출한 이후엔 2010년 3승을 거두며 한국인 최초로 일본 투어 상금왕에 올랐고, 38년 만에 일본 오픈을 제패했다.

2013~2014년 더 큰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비거리를 늘리려다가 슬럼프를 겪었던 김경태는 2015년 일본에서만 5승을 거두며 생애 최고의 해를 맞았다. 2016년엔 7개 대회 만에 3승을 쓸어 담았다.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김경태는 "이런 슬럼프는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김경태는 "지금까지 안 됐을 땐 원인이 확실히 있었다. 드라이버가 너무 말도 안 되는 데로 간다든가, 퍼터가 안 되든가 기술적인 부분으로 인한 슬럼프였다. 이번엔 기술적으로 특별히 안 되는 게 없는데 스코어를 못 만드니 조급함이 쌓였고 심리 상태가 바닥을 쳤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 일본 투어 상금 랭킹 37위에 그쳤던 김경태는 올해도 7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이라는 부진에 빠졌다.

그러다가 소속사 신한금융그룹 담당자로부터 멘털 코치 정그린대표(그린 HRD 컨설팅그룹)를 소개받으며 새로운 시도를 했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생기면서 점차 긴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김경태는 카시오 월드 오픈 마지막 날 8언더파를 몰아치며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일본 투어 통산 14승째였다.

우승 후 강경남 앞에서 눈물을 닦는 듯한 사진에 대해선 "사실 그 사진은 울고 있는 게 아니라 (강)경남이 형과 이원준 프로가 음료수를 뿌려서 눈이 따가워 비비고 있는 상황에서 찍힌 사진"이라고 밝히며 웃음을 터뜨렸다.

김경태는 "4년 동안 함께 한 캐디(시마나카 다이스케)와 포옹을 하면서 눈물이 났다. 캐디가 너무 울더라"고 말했다.

김경태는 "시마나카 캐디는 호흡을 맞춘 5경기 중 네 경기에서 우승할 정도로 가장 좋았을 때 시작해 최악의 상황까지 다 경험했다. 내가 먼저 보내줘야 하나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힘들 때 옆에서 같이 있어 줬다. 본인도 말은 안 해도 힘들었을 텐데 먼저 떠나지도 않았다. 만감이 교차했다"고 밝혔다.

김경태는 우승 후 최종전도 4위로 마무리하며 상승세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경태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 조금만 더 일찍 감이 왔다면, 시즌이 조금 더 길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컷 탈락을 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으니까 좋기도 하다. 무엇보다 작년엔 몸이 안 좋아서 대회를 쉰 적도 있었는데 올해는 몸이 한 번도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만족해했다.

한계를 넘어서 부활한 김경태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김경태는 "지금까지 골프를 13년 해왔는데 그 정도만 더 하고 싶다. 이제 반 왔다. 미국, 유럽, 일본엔 40대 선수가 상위권에 많이 오르는데, 한국에선 그렇지 않은 게 사실이다. 시니어에 가까운 나이까지 충분히 경쟁력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JGTO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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