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부드럽고 더 다정해진 타이거 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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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부드럽고 더 다정해진 타이거 우즈
  • 주미희 기자
  • 승인 2019.12.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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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의 허리 수술과 수많은 부상, 거듭되는 복귀전을 치른 우즈는 이제 더 이상 오르막이라고 할 수 없지만(비록 4월에 마스터스에서 거머쥔 통산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이 빛을 발하고는 있어도) 그가 더 행복하고 더 친절하고 더 인정 많은 사람이 됐다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우즈가 사는 플로리다주 남부에서 그는 골프계의 젊은 스타들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했다. 로리 매킬로이는 2017년 추수감사절 기간에 우즈와 플레이했고 그를 친구라고 부른다. 저스틴 토머스가 2017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 그는 주피터에 있는 우즈의 레스토랑에서 타이거와 함께 승리를 자축했다. 리키 파울러와 타이거는 그곳에서 가끔씩 저녁을 함께 먹는다.
 
사실 타이거는 예전에도 언론에 비치는 것보다 더 친절한 사람이었다. 제이슨 데이는 문자를 자주 주고 받고 대화도 많이 한다면서 침이 마르도록 우즈를 칭찬했다. 우즈는 심지어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 데이를 자신의 집에 초대했다.
 
우즈는 아마추어나 루키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데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2018년에 타이거는 오거스타에서 소방관인 맷 파지에일과 연습 라운드를 함께 했는데 그는 2017년 US 미드암에서 우승하면서 마스터스 출전권을 얻었다. 우즈는 그에게 우승을 축하하며 소방관으로서 노고에 감사하는 편지를 보냈다. 또 루키인 오스틴 쿡이 노던 트러스트 마지막 라운드에서 긴장한 채 우즈와 플레이를 함께 했다. 우즈는 먼저 말을 걸고 질문에 대답하면서 쿡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줬고 결코 거물인 양 거드름을 피우지 않았다.
 
우즈는 심지어 언론 매체와 인터뷰에서도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마스터스에서는 사생활을 묻는 질문에도 대답을 피하지 않았다. 그가 늘 그랬던 건 아니었다. 특히 전성기에는 말할 것도 없었으며 자신의 독점적인 지위에 위협이 될 만한 사람에게는 곁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우즈가 성취한 것처럼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큼 탁월한 경지에 오르는 과정에서 어떻게 진심으로 친절할 수가 있겠는가?
 
“뮤즈는 우승에만 완전히 전념해야 한다.” 전성기에 우즈의 주변에 있었고 투어의 여러 선수들과도 함께 했던 한 스포츠 심리학자는 말했다. “세계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데에는 어중간한 노력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꼭대기에 올라서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게 어떤 건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든 종목을 망라하고 우즈보다 더 탁월한 성취를 거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영웅의 길에서 성공과 풍요와 교만 다음에는 추락이 그리고 마지막에야 속죄가 뒤따른다.

2018년 투어챔피언십 때 이리스트레이크의 라커 룸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한 직원은 우즈가 크게 달라졌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때는 우즈가 5년 만에 첫 승을 거두기 전이었다. 우즈는 동료 선수들뿐만 아니라 클럽의 직원들에게도 더 다정하게 굴었고 사진 촬영을 요청하면 기꺼이 포즈를 취해주었으며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몇 년 전에 콘페리 투어 수준으로 추락하고 이혼의 아픔까지 겪은 어느 베테랑 골퍼는 정기적으로 안부를 묻고 자신의 딸까지 걱정해주는 우즈의 문자를 받았다. 우정의 시작이 주니어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또 다른 골퍼도 올해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했을 때 그가 달라졌다는 걸 실감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뿐만 아니라 축하 메시지에 즉각적으로 응답한 것이나 그 내용에서도 변화는 두드러졌다.

“처음 열네 번까지는 역사의 추격전을 벌였던 것이다.” 그 선수는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본인과 가족들에게 드러낸 감정에서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지난 열네 번을 합친 것보다 이번의 우승을 더 많이 즐겼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건 썩 보기 좋았다.”

글_브라이언 왜커(Brian Wacker) / 정리_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chuchu@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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