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자리한 세계적인 코스 다섯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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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자리한 세계적인 코스 다섯 곳
  • 인혜정 기자
  • 승인 2019.10.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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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대도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골프 클럽은 자연스럽게 외곽으로 밀려났다. 그래도 도시의 코스는 여전히 존재하며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플레이를 위해 또는 출장차 다음의 도시를 방문할 경우 찾아가 볼 만한 세계적인 코스 다섯 곳을 소개한다.

싱가포르 : 마리나베이골프코스
이 도시국가는 근대에 경제성장의 기적을 이룩한 곳이지만 경제가 발전하면서 물가도 함께 올랐다. 부동산 가격이 세계에서 최고를 다투는 곳이다 보니 싱가포르의 상업지구 바로 옆에서 골프 코스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울 수밖에 없다.

필 제이컵(Phil Jacob)은 열대의 기후에 링크스 골프를 완성했다. 항아리 벙커와 주름 잡힌 페어웨이, 심지어 몇몇 홀을 가로지르는 개울은 동남아시아보다 스코틀랜드에 있어야 더 어울릴 것 같다. 하지만 드라이버 샷의 착지 지역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벙커만 피한다면 플레이하기에는 어려움이 없는 코스이다.

싱가포르 국립 무역협회의 레저 지부에서 관리하는 이 코스에서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드넓게 펼쳐지며 대관람차인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정점을 찍는다. 이곳은 싱가포르의 유일한 퍼블릭이며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티타임에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

이곳에서 플레이하는 것의 좋은 점은 파5인 마지막 홀(두 번의 멋진 샷으로 개울 앞에 레이업을 한 뒤 층이 진 야트막한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에서 플레이를 마친 후에 경험하게 된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설계 사무소인 DP 아키텍츠에서 디자인한 아름다운 클럽하우스는 실내에서 경험하는 야외의 탁월한 사례다. 담을 두르지 않은 테라스에서는 제이컵의 도전적인 여러 홀을 막힘없이 감상할 수 있으며 싱가포르가 이룬 도시의 업적이 조금은 초현실적으로 그 배경을 이룬다.

코스 : 18홀, 파72, 6561m
공항과의 거리 : 17km, 자동차로 약 20분

쿠알라룸푸르, 말레이시아 : 로열셀랑고르골프클럽
아시아 대륙 전체는 아니더라도 동남아시아에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클럽으로,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에서 그야말로 넘어지면 코가 닿을 거리에 위치한 데는 그런 배경이 있다. 1893년에 설립된 로열셀랑고르골프클럽은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클럽 가운데 한 곳이며 꾸준히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에서는 올드와 뉴, 두 개의 코스가 있는데 뉴코스가 더 오래되고 유명한 올드코스의 전반 나인을 휘감고 있는 형태다. 이곳의 매력은 말레이시아의 복잡한 수도 한가운데에서, 그것도 숲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 부지는 산림청 산하 수목 연구 시설의 소유이며 아름다운 수풀 사이사이에 연못이 놓여 있는 데는 그런 이유가 있다.

넬슨과 하워스는 몇 년 전에 이곳의 코스를 재단장했다. 잔디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일부 나무를 제거하기도 했지만 그걸 제외하면 올드코스와 뉴코스의 레이아웃은 대체로 좁은 페어웨이와 전략적인 벙커 배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만든 코스 가운데 한 곳답게 이곳은 유명한 대회도 다수 개최했다. 지역 아마추어 대회인 푸트라컵도 1961년에 이곳에서 처음 열렸고 아시안투어의 일환으로 1999년부터는 유러피언투어에서도 공동으로 개최하는 말레이시아오픈도 첫 대회를 이곳에서 개최했다.

로열셀랑고르의 클럽하우스는 식민지 시대의 위용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다양한 스포츠 시설과 여러 개의 레스토랑 때문에 이곳의 회원권은 말레이시아 사교계에서 알아줄 만한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

코스 : 올드코스, 18홀, 파72, 6742야드 / 뉴코스, 18홀, 파72, 6605야드 / 나인홀 숏 코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과의 거리 : 55km, 자동차로 약 한 시간

인천, 한국 :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 
2015년 프레지던츠컵은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를 세계 골프 지도에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18홀의 챔피언십 홀 내내 뛰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잭 니클러스의 이 시그니처 코스는 그 자체로도 토너먼트의 무대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이 코스의 가장 독특한 점이라면 인천의 송도경제자유구역 안에 자리 잡았다는 점일 것이다. 원활한 글로벌 경제활동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이 지역은 12.3km의 아름다운 인천대교를 지나 인천 국제공항과 바로 연결된다.

세심하게 구성된 도로를 따라 늘어선 화려한 숙박 시설과 상업용 건물은 송도의 자랑거리다. 하지만 이 도전적인 코스에서 티업을 할 때는 그 모습이 시선을 빼앗지 않는다. 니클러스는 단지 난이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코스를 어렵게 설계하지 않는다.

이곳에서도 티박스에서의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어프로치 샷을 고민하게 만든다. 그린 콤플렉스에서는 약간의 속임수를 발휘해서 정확한 퍼팅 높이에 볼을 올리는 것이 성패를 가른다. 대부분의 그린은 높게 처리한 단에 놓여 있기 때문에 볼을 홀에 가까이 붙이려면 클럽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미국의 부동산 회사인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E&C가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를 공동 개발했다. 대기업의 후원은 회원권 가격에도 반영되어 상당히 고가로 책정되어 있다. 골프 외에 클럽하우스도 부담스럽지 않게 기품 있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주변의 완고한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섬세함을 과시하는 우아한 기울기의 지붕 아래 공간은 화려하면서도 품위가 있다. 라커룸은 한국에서 가장 세련된 곳으로 손꼽힐 만하며 피로를 풀어주는 온탕에 앉아 느긋한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

코스 : 18홀, 파72, 7470야드
인천 국제공항과의 거리 : 약 20km, 자동차로 약 30분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 세나얀내셔널골프클럽
자카르타는 심약한 사람들과는 잘 맞지 않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수도의 붐비는 상업지구 한복판에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 있다면 그곳은 틀림없이 세나얀내셔널골프클럽일 것이다. 도심 요지에 있는 32ha 땅에 펼쳐진 이 골프 클럽은 도시 생활의 고단함을 잠시 잊을 수 있는 고요한 휴식의 공간이며 자카르타에서는 이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다.

하지만 이곳이 그저 일정한 부지에 몇 개의 홀을 조성한 곳에 불과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세나얀의 코스는 섬세하게 설계된 태피스트리처럼 골퍼들에게 엄격한 도전을 제시하고 또 몇몇 홀에서는 드라이버를 작렬할 호쾌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 코스는 원래 1968년에 20ha의 땅에 케바요란골프코스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1980년대에 추가로 부지를 획득하면서 클럽골프세나얀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2011년에는 무어에게 코스의 재단장을 의뢰하면서 세나얀내셔널이 공식 명칭이 되었다. 재단장에는 기반을 다지는 것 외에 클럽하우스의 새 라커룸과 바, 라운지 같은 편의 시설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세나얀의 웅장한 매력은 다름 아닌 코스다. 무어는 코스를 새롭게 손보면서 이런 말로 자신의 통찰력을 드러냈다. “조경 디자인은 오래전부터 예술로 간주되어왔다. 골프 코스의 구조가 본질적으로 땅의 형태에 기초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세심하게 나무를 배치했을 때 골퍼들은 가장 큰 찬사를 보낼 때가 많다.

위대한 골프 코스 디자인은 나무와 관목, 잔디의 사용에 예술성과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나는 새롭게 태어난 세나얀내셔널골프클럽에서 골퍼들이 조각과 음악, 회화, 조경 그리고 ‘골프 코스 설계의 예술’을 발견하게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코스 : 18홀, 파72, 6158야드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과의 거리 : 30km, 교통 체증이 없을 경우 자동차로 한 시간 반

뭄바이, 인도 : 윌링던스포츠클럽
인도는 어느 도시를 막론하고 엄청난 인구 앞에서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뭄바이는 또 다른 차원이다. 그러니 이 정신없고 분주한 인도의 도심 한복판에 18홀이 있다고 상상해보라. 그건 정말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일 것이다.

그러나 물론 윌링던스포츠클럽의 골프 코스는 이 도시가 지금의 규모로 성장하기 전부터 이곳에 존재했다. 당시 봄베이의 통치자였던 윌링던 경이 설립한 이 클럽의 탄생 일화는 매우 흥미롭다.

윌링던은 인도 토후를 봄베이짐카나(Bombay Gymkhana) 또는 로열봄베이요트클럽처럼 유럽인만 출입이 허용되던 최고급 시설에 데려갈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인도인과 유럽인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독자적인 클럽을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현재 윌링던에는 18홀 골프 코스가 있는데 도시 내에서는 유일한 퍼블릭 코스다.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긴 편은 아니지만 페어웨이가 좁고 인도에서 잔디 벙커의 수가 가장 많기로 유명하다. 테니스와 스쿼시, 배드민턴 코트를 포함한 다른 스포츠 시설과 헬스클럽, 수영장을 두루 갖추고 있다.

코스 : 18홀, 4500야드
뭄바이 국제공항과의 거리 : 17km, 자동차로 약 45분

글_주광탄(GD 인터네셔널 에디터) / 정리_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ihj@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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