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첫해에 성공적인 적응력을 보이는 이정은(23)이 미국 진출 후 가장 변화된 점에 대해 설명했다. 또 도쿄올림픽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정은은 4일 서울 소공동의 롯데호텔 서울 메인 타워 가넷 스위트에서 'Celebrating our Champion-US 여자오픈' 기자 간담회에 참석, "미국에서 뛰어 보니 오래 골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지난 6월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골프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끝난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의 US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날은 USGA가 이정은과 함께 한국에서 해외 첫 트로피 투어를 개최한 날이었다. USGA에서 최초로 미국 밖에서 US 여자오픈 진품 트로피를 공개했다.
US 여자오픈 우승 장면을 다시 보면서도 눈물을 흘려 주위를 놀라게 한 이정은은 "한국에서는 힘들게 골프를 했다. 골프를 하기 싫어했다. 경쟁이 너무 셌고 모든 선수를 이겨야 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오히려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골프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고 골프를 오래 할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돌아봤다.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해 신인상을 받았고, 2017년 4승에 개인 타이틀 싹쓸이 등 6관왕, 지난해엔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을 거두고 상금왕과 최저 타수상 2연패를 달성했다. 또 총 8라운드로 치러진 퀄리파잉(Q) 시리즈를 무려 수석으로 졸업하고 올해 LPGA 투어에 진출했다.
한국에서 이룬 게 많았지만 늘 "골프는 서른까지만 하겠다"고 말했던 이정은이었다.
그랬던 이정은은 "한국에선 (골프를) 빨리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는데 (미국에서) 환경도 좋고 좋은 선수들과 함께 골프를 오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 게 가장 많이 변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US 여자오픈 우승 당시 펑펑 울었던 것에 대해선 "초등학교 때부터 골프를 했던 기억들이 생생하게 기억나서 많이 울었다"고 회상했다.
이정은은 "처음 LPGA 투어에 가기 전엔 내가 실력이 될까, 나 자신을 의심하며 겁을 먹었다. 루키 시즌에 우승하기 어려운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남은 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는 도전 정신이 생겼다. 이왕이면 한국 팬이 많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한 가지 목표가 더 있다. 오는 2020년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이정은은 현재 여자골프 세계 랭킹 4위, 한국 선수 중 세 번째로 높은 순위여서 세계 랭킹 관리를 잘하면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이정은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올림픽에 대해선 와닿지 않았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을 하면서 주말에 스위스 올림픽 박물관을 가게 됐다. 거기에 다녀온 이후 나도 골프를 시작했으니 도쿄 올림픽에 나가고 메달을 따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올겨울에 혹독하게 훈련하면서 올림픽 출전 목표를 꼭 이뤄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US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