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골프 역사 탐방 1] 영친왕도 다녀간 올드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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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골프 역사 탐방 1] 영친왕도 다녀간 올드 코스
  • 인혜정 기자
  • 승인 2019.07.3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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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올드 코스 18번홀에 자리한 스윌컨 브리지.

한국 골프사 연구가인 조상우 교수가 골프 역사의 현장이자 세계 골프의 성지인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를 다녀왔다. 조 교수의 스코틀랜드 여행기를 공개한다.

‘골프 역사를 연구하면서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를 가보지 않고 어떻게 골프 역사를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여행을 떠났다. 가는 여정은 쉽지 않았다. 영국 런던에 도착해 영화 <해리 포터>의 승강장으로 유명한 킹스크로스 역에서 기차를 타고 4시간 30분을 더 달렸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영국 북쪽에 자리한 에든버러였다.

세인트앤드루스에 가려면 에든버러를 꼭 거치게 된다. 매년 8월, 이곳은 세계적인 축제의 장이 된다. 도시 전체가 불야성을 이루고 밤새 폭죽 소리와 함성이 이어진다. 이 시기에는 많은 관광객이 몰리기 때문에 호텔 숙박비가 비싸고 예약도 힘들어 미리 알아봐야 한다.

선잠을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에든버러 역에서 1시간가량 기차를 타고 세인트앤드루스가 있는 루카스 역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세인트앤드루스행 버스를 타고 10분을 달리니 골프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흥분된 마음에 목적지보다 일찍 내리는 실수를 범했지만 뜻밖에 ‘올드 코스호텔’을 발견했다. 그 근처에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클럽하우스가 있었다.

사진_➊ 올드 코스 클럽하우스에 걸린 우승 선수들의 사진. ➋ 디오픈은 1860년부터 1870년까지 우승자에게 벨트를 시상했다.

영친왕도 다녀간 올드 코스 클럽하우스
필자는 여행 전 영친왕의 사진 두 장을 챙겼다. 영친왕이 일제강점기였던 1927년 유럽 순방을 떠나 8월 말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을 방문해 찍은 사진이었다. 한국 골프 역사 속의 현장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올드 코스 클럽하우스에서 관계자에게 사진 속의 장소를 물어봤다. 그런데 9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골프장을 여러 차례 고쳤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는 말만 되돌아왔다.

올드 코스 클럽하우스 내부 벽면에는 1860년부터 ‘디오픈’에서 우승한 선수들의 이름이 새겨진 액자가 부착돼 있다. 또 다른 벽에는 이들의 사진도 걸려 있다. 사진에서는 1860년부터 1870년까지 우승자에게 벨트를, 1872년부터는 우승컵을 시상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의 안내도는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게 했다. 안내도를 발견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에는 올드 코스와 뉴 코스만 존재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곳에는 올드 코스와 뉴 코스 외에도 주빌리, 이든, 밸고브, 캐슬 코스와 골프 아카데미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필자가 버스 정류장을 잘못 알고 내린 이유도 이렇게 많은 코스가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_➌ 올드 코스의 산책로. ➍ 긴 러프에 볼을 떨어트리면 빠져나오기 어렵다.

삶과 공존하는 독특한 골프 대회 현장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의 특징은 해안가에 있는 링크스 코스라는 점이다. 주빌리 코스는 바다를 바로 접하고 있다. 골프공의 방향과 거리에 영향을 미칠 만한 해풍이 계속 불었다. ‘디오픈’이 열릴 때 바람과 싸우는 선수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한여름인 8월 세인트앤드루스의 날씨는 변덕스러웠다. 갑자기 비가 내리고 바람이 많이 불기도 했으며 해가 잠시 구름 사이에 숨으면 기온이 뚝 떨어지기도 했다. 반팔을 입고 있다가도 패딩 점퍼를 걸쳐야 할 정도였다.

재미있었던 점은 코스 주변에 산책로가 있어 관광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골프 경기 중에도 산책할 수 있다는 것. 어떤 때는 이들이 코스 중간을 가로질러 해수욕장으로 갈 때도 있다. 올드 코스 17번홀에서 티 샷을 할 때 캐디가 산책 중인 주변인들에게 정지하라고 신호를 보낸다. 골프장과 주변 주택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골프는 주변 환경과 더불어 공존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올드 코스 18번홀에 자리한 스윌컨 브리지는 포토존이다. 이 홀에서 경기 중인 골퍼들이 오면 잠시 자리를 피했다가 이들이 지나가면 다시 되돌아와 사진을 찍는 것이 반복된다. 아마 한국이었으면 일반인이 골프 코스에 들어오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코스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조상우 : 호서대 스포츠과학부 골프 전공 교수이며, 한국 골프사 연구와 함께 골프 골동품을 수집하고 있다. 슈페리어에서 운영하는 세계골프역사박물관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ihj@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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