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고 뛰어! 디오픈 스트리커, 마크 로버츠의 코믹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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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고 뛰어! 디오픈 스트리커, 마크 로버츠의 코믹 인생
  • 인혜정 기자
  • 승인 2019.07.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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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픈에는 스트리킹의 역사가 유구하지만 그중에서도 마크 로버츠는 전설적인 존재다.

잉글랜드 리버풀에서 주택 도장공으로 일하는 마크 로버츠는 세 자녀의 아버지이자 손주 셋을 둔 할아버지다. 사람들을 웃기겠다는 일념으로 스포츠 대회에서 옷 벗는 걸 좋아하는 것만 빼면 평범한 사람이다.

로버츠는 25년 동안 23개국에서 모두 563번 스트리킹을 했고 그중에는 세 번의 디오픈과 세 번의 라이더컵이 포함되어 있다. 존 댈리가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1995년 디오픈에서 마지막 퍼팅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 지었을 때 로버츠는 플라스틱 클럽 세트를 어깨에 걸머진 채 엉덩이를 내놓고 18번 그린을 쏜살같이 가로질렀다.

등에는 ‘19번홀’이라는 글자와 함께 엉덩이골을 가리키는 화살표를 그려 넣었다. 스트리킹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은 이 골을 내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 쉰세 살인 로버츠는 이걸 그만둘 생각이 없다. 다음은 스트리킹의 예술에 대해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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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스트리커를 사랑하지만 보안요원들은 다를 텐데?
그동안 경찰들은 나를 상당히 잘 대우해줬다. 대부분 나를 쫓아오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한다.

보통은 유치장에 가나?
기소할 경우에는 몇 시간 동안 가둬뒀다가 법정 출두 날짜를 잡고 풀어준다. 하지만 두 번에 한 번은 스포츠 대회가 끝날 때까지만 붙들어둔다.

끔찍한 경우도 있었을 것 같은데?
최악의 대우를 받은 건 잉글랜드에서 열린 도그 쇼에서였다. 나는 중요한 부분을 가린 채 고양이 마스크를 쓰고 무대에 뛰어 올라갔다. 보안요원들이 나를 어떤 방으로 데려가더니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15분 동안 구타했다. 너무 아파서 정신을 잃었다. 그냥 도그 쇼였을 뿐인데.

스트리킹에서 가장 중요한 에티켓은 뭔가?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선수의 집중을 흐트러트리거나 게임의 흐름을 바꾸는 건 아무도 원치 않는다. 스트리킹의 목적은 수천 명의 관중을 상대로 잠깐 코미디 공연을 펼치는 것이다.

스트리커를 꿈꾸는 사람에게 조언을 한다면?
체포될 각오를 하고 그에 따른 여파를 알고 있어야 한다. 나는 잠깐 스트리킹을 하며 평생에 한 번 있을 재미를 누린 것으로 후회하지 않는다는 사람을 많이 봤다. 하지만 여왕이 퍼레이드할 때 그 앞에서 스트리킹을 한 사람도 안다. 그는 특수 경호원들에게 붙잡혀서 일자리를 잃고 엄청난 벌금을 냈다. 언제나 재미를 주는 행동이어야 한다. 그게 스트리킹의 묘미다.

좋은 변호사를 두는 것도 중요할 텐데?
대단히 중요하다. 나는 거의 20년 동안 같은 변호사를 두고 있다. 그는 이 일을 아주 좋아한다. 내가 그만둘 생각을 할 때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마크, 그만두지 않을 거죠?” 법정에서도 아주 재미있다. 그의 창의적인 변론과 판사에게 말할 때 짓는 그 무표정한 얼굴. 법정이 늘 웃음바다가 된다.

가장 많이 낸 벌금은 얼마였나?
휴스턴에서 열린 제38회 슈퍼볼에서 스트리킹을 한 죄로 1000달러를 냈다. 그럴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검사는 텍사스 감옥 6개월을 구형했다. 와, 다행히도 벌금형으로 끝났다.

2006년 케이클럽에서 열린 라이더컵에서는 플레이가 끝나기 전에 스트리킹을 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
내가 있는 곳에서는 18번홀의 그린이 반밖에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끝났다고 하기에 뛰어나갔다. 미국 선수(J. J. 헨리)가 퍼팅 라인을 읽고 있었다. 나는 홀딱 벗고 등에는 ‘홀인원’이라고 쓴 다음 엉덩이 사이에 볼을 끼워 넣은 상태였다. 사방이 너무나 조용했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아이고, 미안해라.’ 그래서 관중 사이로 다시 걸어 들어오는데 경비원 두 명이 다가왔다. 그때는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그린을 가로질러 배치기를 하며 호수에 뛰어들었다.

스트리킹은 어쩌다 시작하게 됐나? 
홍콩에서 열린 럭비세븐스에 갔다. 누가 부추겼다. 럭비의 양대 라이벌이 플레이하는 중이었다. 나는 운동장으로 들어가서 볼을 집어 들고 냅다 달렸다. 돌아봤더니 6만5000명의 관중이 모두 일어나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나는 앉아 있던 자리까지 달려왔다. 여자들이 입을 맞추고 남자들은 내 머리에 맥주를 부었다. 경찰이 나를 데리고 나갈 때는 모든 사람이 “풀어줘라!”라고 외쳤다. 그 순간 조금 바보 같은 짓을 하고 내 안에 있는지도 몰랐던 용기를 내면 수천 명을 웃게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가족은 당신의 이런 취미 활동에 대해 뭐라고 하나?
다들 응원해준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무척이나 사랑한다. 이 일에는 부정적인 면이 하나도 없다. 신나는 순간이었다. 인생을 즐길 뿐이다.

글_앨런 P. 피트먼(Alan P. Pittman) / 정리_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ihj@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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