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3년만에 첫 우승한 이원준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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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3년만에 첫 우승한 이원준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 주미희 기자
  • 승인 2019.06.3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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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졌던 기대주 호주 동포 이원준(34)이 프로 데뷔 13년 만에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2억 원)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원준은 30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0, 6934야드)에서 열린 제62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범해 1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이원준은 서형석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접어들었고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을 확정지었다.

2006년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이원준은 2007년 프로로 전향한 뒤 손목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부상 등으로 2년간 골프를 치지 않는 등 우여곡절의 시간을 보냈다. 이번 우승이 프로 데뷔 13년 만의 첫 우승이다.

5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결국 서형석에게 공동 선두로 따라잡히고 연장전까지 간 끝에 우승을 차지한 이원준은 "긴장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떨렸다. 5타 차가 그리 크지 않더라. 우승해서 너무 행복하다"라며 미소지었다.

이원준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우승에 대한 압박으로 퍼트를 약하게 치는 경향이 있었다. 13번 홀(파5)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하게 되면서 경기를 힘들게 이끌어 갔다. 이제 집(인천 청라)으로 가려면 5시간 정도 운전을 해야 하는데 즐겁게 운전하면서 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원준은 "우승까지 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이전까지 너무 힘들었다. 어렸을 때는 정말 골프를 잘 쳤지만 프로 데뷔 이후 성적도 안 나오고 부상도 겪는 등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 생겼다. ‘없어진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다시 일본투어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아직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이후 그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골프를 쳤다. 그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원준은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아버지를 언급했다. 이원준은 "아버지가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부터 아버지가 항상 곁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본인 일도 하시면서 나까지 챙기느라 힘드셨을 것이다. 이번 우승에 대해 나보다 아버지가 더 기뻐하실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원준은 연장전에선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고 돌아봤다. 이원준은 "어차피 결과는 이기든 지든 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조금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라고 회상했다.

정규 라운드 최종 18번 홀(파4)에선 공동 선두인 상황에서 티샷한 볼이 물에 반 잠기는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이원준은 세 번 만에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약 4m 파 세이브에 성공해 승부를 극적으로 연장전으로 이끌었다.

이원준은 "다행히 프로암 때 같은 홀에서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그래서 위기를 잘 극복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KPGA 코리안투어 5년 시드를 받고 오는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나인브릿지 출전권도 획득한 이원준은 "최대한 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 많이 나올 수 있는 쪽으로 계획을 세울 것이다. 전보다 더 열심히 한국 무대에서 활동하겠다.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다. 더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라고 의욕을 보냈다.

또 "CJ컵에 출전하게 돼 설렌다. 오랜만에 참가하는 PGA 투어 대회인 만큼 기대도 된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플레이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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