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가족 부양 위해 시작한 골프로 US오픈 제패 “난 러키 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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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가족 부양 위해 시작한 골프로 US오픈 제패 “난 러키 식스”
  • 주미희 기자
  • 승인 2019.06.0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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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이 US 여자오픈 우승 인터뷰에서 "가족을 부양하고 싶어 골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정은(23)은 2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찰스턴 컨트리클럽(파71, 6,732야드)에서 열린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미국 여자골프 내셔널 타이틀 대회 'US 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약 65억5000만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를 엮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이정은은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했다.

LPGA에 따르면 우승 후 인터뷰에 참석한 이정은은 "LPGA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건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신인이라서 그저 막연하게 우승을 원하기만 했지, 이렇게 빨리 우승할 줄 몰랐다. 이번 메이저 대회 우승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첫 경기했을 때 6언더파를 쳤고, 오늘도 6언더파로 우승했다. 6은 정말 행운의 숫자인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이정은은 KLPGA 투어에 입회한 6번째 이정은이어서 이름 뒤에 숫자 '6'를 붙였다. KLPGA 투어 때부터 '이정은6'로 활동한 이정은은 미국에 와서도 숫자 6를 이름 뒤에 붙여 'JEONGEUN LEE6'를 사용한다. LPGA 투어에 이정은5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정은은 시상식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우승했던 대회들과 느낌이 정말 다르다. 지금까지 골프했던 게 생각이 나서 눈물이 많이 난다"며 펑펑 울었다. 힘들게 골프를 쳐 온 지난날이 생각나 눈물을 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에서도 이정은은 "4살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을 부양하고 싶어 골프를 시작했다. 3년 동안 KLPGA 투어에서 뛰면서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좀 더 즐겁게 경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LPGA 투어에 오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정은의 아버지 이정호 씨는 트럭 운전사였고, 이정은이 4세 때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외동딸이던 이정은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레슨 프로가 되기 위해 그만뒀던 골프를 다시 시작했다.

이정은은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2관왕에 오르며 큰 관심을 받았고, 2016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신인상을 받았다. 이정은은 2017년 4승을 거두며 대상, 상금왕, 최소 타수상, 다승왕을 휩쓸었고 2018년엔 메이저 2승을 거두며 상금왕과 최소 타수상 2연패에 성공했다.

이정은은 그해 11월 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하며 올해 화려하게 LPGA 투어에 데뷔했다. 이정은은 데뷔 9개 대회 만에 통산 첫 우승을 차지하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이정은은 "KLPGA 투어에 있을 땐 경쟁이 심해서 경기 자체를 즐기지 못했다. 하지만 LPGA 투어에선 코스에서 경기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정은은 "박세리 선배님이 신발을 벗고 맨발로 샷 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 US 여자오픈에 출전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은은 올해 US 여자오픈 역사상 최고 우승 상금인 100만 달러(약 11억8000만 원)도 받는다.

우승 상금으로 뭘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정은은 "보통 대회에서 우승하면 내게 주는 선물로 라면을 먹는다. 이번 대회에선 톱5로 끝내면 신발을 사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둘 다 할 수 있게 됐다"며 활짝 미소 지었다.

이정은은 "US 여자오픈과 모든 단체에 정말 감사하다. 자원봉사자, 스태프, 경호원, 또 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대방건설 등 스폰서들에도 고맙다고 하고 싶다. 무엇보다 지금 한국에서 TV로 보고 있을 가족들, 항상 응원해 주는 가족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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