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쓴 누르 아메드, 골프를 통해 배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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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쓴 누르 아메드, 골프를 통해 배운 세상
  • 인혜정 기자
  • 승인 2019.05.3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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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미국인인 누르 아메드는 히잡을 쓴 첫 번째 골퍼다. 골프는 그를 더욱 단단하고 성숙하게 성장하도록 도왔다. 그가 골퍼가 되기까지 어떤 일들을 겪어 왔는지 들어봤다.

코스에 나갈 때마다 히잡은 내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다른 어떤 선수도 나처럼 옷을 입거나 나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나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에 일조하고 있다. 내 부모님은 이집트에서 이민을 와서 캘리포니아주 폴섬에 자리 잡았다.

나는 모든 종류의 인종차별적으로 비방하는 말을 들었다. 7학년 때 히잡을 쓰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주위의 관심은 견디기 어려웠지만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촌들이 이 과정을 겪어나가는 것을 지켜봤다. 나 자신이 정신적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을 감당할 준비를 마쳤다고 확신했다.

내가 아주 어릴 때 사람들은 9•11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선생님들이 이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모든 학생은 나를 쳐다보곤 했다. 내 어머니는 가해자들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간에 그들은 너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단다. 범인들은 어떤 모양으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너와 관련이 없어. 그리고 넌 다르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변명해야 할 필요가 없다.”

우리 집은 엠파이어랜치골프클럽의 7번홀에 있었다. 아버지는 골프를 하셨고 나와 내 남동생들에게 다양한 스포츠를 하라고 격려해주셨다. 고등학교 때 나는 어두워질 때까지 연습장에서 볼을 치곤 했다. 더 이상 홀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퍼트를 했다. 이는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됐다.

골프는 나 혼자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이해하도록 도왔다. 내가 처음 사회 공동체 안에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것은 2016년의 일이다. 펜싱 선수였던 이브티하즈 무하마드는 올림픽에서 최초로 메달을 획득한 무슬림 미국 여성이자 히잡을 쓰고 미국을 대표해 경기를 치른 최초의 올림픽 선수가 됐다. 그가 승리를 거둔 첫 경기를 지켜봤다. 그가 마스크를 벗었을 때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마침내 나처럼 생긴 누군가가 스포츠 분야에서 나라를 대표해 경기하는 것을 본 것이다.

내가 얼마나 큰 슬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는지, 얼마나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았는지 깨닫지 못했다. 나는 최초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 그리고 무하마드에게 그것은 세계무대에 서는 일이었다. 나는 그가 감당해야 했을 어려움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나는 워싱턴 D.C.의 퍼스트티콩그레셔널 브렉퍼스트에 초대받았다. 그리 많은 사람이 와서 인사를 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연설하는 동안 조금 목이 메었다. 내가 잘못 안 것일지도 모르지만 청중들 역시 눈물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연설을 마치자 많은 사람이 내게 다가와 인사를 나눴다. PGA투어 제이 모너핸 회장도 그곳에 있었다. 그가 내게 연설을 요청했기 때문에 PGA투어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를 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때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 안니카 소렌스탐 그리고 많은 골프 지도자를 만났다. 이런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쌓아가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었다.

골프 코스에서 인종차별주의보다 성차별을 더 많이 경험하는지도 모르겠다. 레이디스 티에서 플레이하지 않고 있는데도 항상 여기서 플레이할 거냐는 질문을 받는다. 네브래스카대학 링컨 캠퍼스에서 두 시즌을 보내는 동안 6300야드가 넘는 코스에서 기록한 평균 스코어는 76타를 조금 넘는다.

나는 프로 골퍼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지 않다. 대학 간 스포츠 교류를 위한 일을 하고 싶다. 내가 겪고 있는 것을 앞으로 겪을 학생 선수들과 함께 일하면서 스포츠에 보답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것은 스포츠 산업의 다각화를 이끄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다. 히잡 때문에 받는 관심은 아마도 나보다 내 부모님이 더 걱정할 것이다. 부모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진솔한 삶을 살아가는 중이며 다른 사람들 역시 그렇게 살아가도록 용기를 북돋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_누르 아메드(Noor Ahmed) / 정리_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ihj@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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