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시선으로 바라본 골프장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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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시선으로 바라본 골프장 ①
  • 류시환 기자
  • 승인 2019.05.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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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문턱에서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4명이 한 차에 올랐다. 성향도 식성도, 심지어 골프 실력도 제각기 다른 개성 강한 사람들이 뭉쳤다. 우리는 같은 코스를 방문해 어떤 곳을 바라보고 무슨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냈는지 각자 적어보기로 했다. 그냥 일기를 끄적이듯 말이다. 

프로처럼 플레이하고 싶다

골프 하는 과정에서 접하는 모든 요소, 이를테면 이동하는 거리와 동선, 골프장 주변 환경, 클럽하우스의 곳곳까지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하지만 나는 골프 플레이에 집중한 후부터 ‘코스’를 가장 먼저 살핀다. 골프장은 골프를 하는 곳이니까. 

***

일상을 벗어나 코스로 나가는 자체가 좋다. 동반자와 함께하는 동안 골프는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좋은 스코어가 더해진다면 그 즐거움이 배가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 ‘코스’를 가장 먼저 살핀다. 그중에서도 스코어와 연결되는 부분이 먼저다. 각각의 홀이 어떤 모양인지, 길이는 어떤지, 어떤 장해물이 어디에 자리하는지 확인하고 공략법을 세운다. 더 좋은 스코어를 위해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더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려면 코스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래서 라운드에 앞서 코스 전체 형태부터 각각의 홀을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어려워서 스코어를 지켜야 할 홀, 도전으로 스코어를 줄여야 할 홀, 쉽지만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홀을 정한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골프라지만 아무 계획 없이 도전하는 것보다 이렇게 전략을 짜는 게 훨씬 결과가 좋다.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의 작품 

골든베이골프앤리조트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리아스식 해안에 자리한다. 언덕에 앉힌 코스는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플레이하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하지만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계절과 때에 따라 다르겠지만 바람은 코스 난도를 크게 높이는 요소다. 다행히 우리가 방문한 5월 1일은 싱그러운 꽃향기를 머금고 가볍게 불어서 더없이 반가운 바람이었다. 

코스를 짧게 정의한다면 ‘매우 전략적’이다. ‘골프 여제’로 불리는 안니카 소렌스탐이 설계를 맡았는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경험을 그대로 녹여냈다. 오랜 시간 플레이해온 대회 코스의 다양성, 전략성, 샷 가치 등을 9개 홀씩 3개 코스에 담아냈다. 

전략을 세우다 

다른 코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지막한 분지에 앉힌 밸리, 태안해안국립공원을 감싼 오션이 이곳의 메인 코스다. 우리는 밸리를 아웃 코스로, 오션을 인 코스로 플레이했는데 주목할 홀은 이렇다. 

밸리는 산비탈을 걷다가 계곡을 만나고 계곡을 지나면 다시 산비탈을 걷는 식으로 홀이 이어진다. 숨이 차지 않을 정도의 높낮이로 전체적으로 편안함이 느껴진다.  

파4, 1번홀(블랙 354m, 블루 335m, 화이트 312m, 옐로 287m, 레드 243m)은 곧게 뻗은 약간의 내리막 홀이다. 왼쪽으로는 바위산, 오른쪽으로는 2번홀 페어웨이가 자리한다. 슬라이스를 고민하는 골퍼라면 부담감이 클 수 있다. 짧지만 부담이 적지 않은 첫 홀로 안전한 공략이 좋다. 

파4, 2번홀(블랙 390m, 블루 342m, 화이트 294m, 레드 243m)은 페어웨이 중간부터 왼쪽으로 휘는 도그레그 홀이다. 왼쪽으로 티 샷을 보낼수록 남은 거리가 짧아지지만 200~250m 지점에 벙커 세 개가 입을 벌리고 있다. 웬만한 장타자가 아니라면 넘기기 쉽지 않으므로 역시 안전한 공략을 택한다. 

파5, 5번홀(블랙 521m, 블루 483m, 화이트 455m, 옐로 427m, 레드 392m)은 페어웨이 중간부터 그린까지 왼쪽에 워터해저드가 있다. 그리고 페어웨이 3/4지점에 워터해저드에서 이어지는 개천이 있어 심리적 부담이 크다. 페어웨이를 지키는 티 샷, 워터해저드를 넘겨 그린을 공략하는 투온 전략도 괜찮다. 하지만 세컨드 샷을 그린 앞에 보낸 후 짧은 어프로치 샷으로 핀을 공략하는 게 현실적이다. 

파5, 9번홀(블랙 590m, 블루 570m, 화이트 547m, 레드 479m)은 좁고 긴 홀이라 어렵다. 거리 부담에 힘이 들어가면 티 샷을 실수해 타수를 잃을 수 있다. 최대한 안전한 공략을 택해야 할 홀이다. 

편안하지만 장해물이 가득한 코스 

오션 코스는 무리한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 좋은 스코어를 얻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버디 찬스를 맞을 홀이 많다. 다만 곳곳에 자리한 장해물을 미적 요소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신경 써야 할 홀은 파5, 5번홀(블랙 532m, 블루 481m, 화이트 454m, 옐로 433m, 레드 412m)이다. 티 샷과 세컨드 샷은 어렵지 않은데 서드 샷이 문제다. 그린 앞부터 오른쪽을 감싸는 워터해저드가 위협 요소다. 워터해저드를 피해 안전하게 그린 왼쪽을 공략하려고 해도 벙커가 부담을 준다. 

파5, 7번홀(블랙 524m, 블루 486m, 화이트 450m, 레드 416m)도 쉽지 않다. 페어웨이가 곧게 뻗어 있지만 좁을 뿐만 아니라 지그재그로 페어웨이 좌우에 자리한 벙커 때문에 공략이 까다롭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파4, 9번홀(블랙 319m, 블루 279m, 화이트 233m, 레드 197m)은 마지막 버디 찬스를 노릴 수 있다. 거리가 짧고 페어웨이가 넓어 티 샷 부담이 크지 않다. 대신 티 샷을 한 볼이 떨어지는 지점 좌우로 벙커가 하나씩 있고 그린 앞에 세 개의 벙커가 더 있다. 벙커만 잘 피한다면 라운드를 즐겁게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류시환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soonsoo8790@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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