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민, 골프 레슨은 도미노 현상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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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민, 골프 레슨은 도미노 현상과 같다
  • 고형승 기자
  • 승인 2019.05.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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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에서 투어 생활을 한 프로 골퍼 임경민을 만났다. 그는 레슨이 도미노와 같아서 하나만 쓰러뜨려도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교습가는 뇌관을 찾아 건드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평소 낯을 많이 가려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적어도 몸이 너무 아파서 새벽까지 잠들지 못할 때까지는 말이다.

7년 정도 한국과 일본에서 투어 생활을 하던 나는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40~50야드 줄고 공이 숲을 향하는 원인이 몸(허리와 어깨 그리고 목)에 있다는 걸 몰랐다. 그냥 골프 선수는 고질적으로 몸이 아픈 줄로만 알았다.

세수하다가도 담이 결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서 유난스럽게 테이핑을 하거나 병원을 찾지 않았다. 어느 날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허리를 펴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결국 몸이 문제라는 걸 알게 됐고 그 순간 더는 선수 생활이 불가능하리란 걸 직감했다.

2016년부터 골프 레슨을 시작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선수 생활을 하면서 오로지 나만 위해 살아오다가 다른 사람에게 맞춰야 한다는 게 어렵고 큰 스트레스였다. 중심이 내가 아닌 타인이 됐다. 추운 겨울 이른 새벽에 레슨을 받고 싶다면 나는 기꺼이 네다섯 시에 일어나야만 했다. 이제는 아주 당연한 일이 됐다.

신기하게도 내 전문 분야인 골프에서만큼은 낯가림이 심하지 않았다. 특히 여자 아마추어 골퍼와 ‘케미’가 좋다. 상대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소통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일단 처음에는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마추어 골퍼는 의외로 단순하고 쉬운 부분에서 막혀 진도가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프로가 생각할 때는 답답할 수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프로 선수도 스윙을 바꾸기 위해 몇 개월 동안 연습한다. 연습장에 살다시피 하면서 하루에 수백 개씩 공을 치며 바꾸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잘 안 되는 게 골프 스윙이다. 아마추어 골퍼는 오죽하겠는가.

하나만이라도 숙지하고 몸에 익히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 문제점이 다섯 가지라도 하나씩 고쳐가는 게 맞다. 사실 골프 레슨은 도미노와 같아서 하나가 풀리면 다 풀리는 경우도 있다. 그럼 학습자도 스윙이 점차 좋아지는 걸 느끼고 흥미를 갖게 된다. 뇌관을 건드려주는 게 교습가의 역할이다.

요즘은 좋은 레슨 콘텐츠도 많고 훌륭한 교습가도 많기 때문에 아마추어 골퍼가 아는 지식은 프로 선수 못지않다. 하지만 문제는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백스윙은 생각의 영역이고 폴로스루는 행동의 영역이다. 대부분 생각만 하다가 폴로스루까지 이어진다. 이는 공을 적절한 타이밍에 던지는 게 아니라 꽉 잡고 있다가 마지막에 던져 땅바닥으로 내팽개치는 모양새와 같다.

나는 “몸을 타깃 방향으로 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백스윙은 최대한 작게 만들고 임팩트 이후 몸을 목표 지점으로 재빨리 돌리는 연습을 하면 좋다. 아주 단순하지만 많은 이가 잘 인지하지 못한다.

가끔 학습자와 팽팽한 기 싸움을 할 때도 있다. 특히 거리 욕심이 많은 골퍼는 상대하기 버거울 때가 있다. 아직 스윙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힘을 쓰는 것은 일관성만 떨어뜨릴 뿐이다. 너무 자기 주장을 내세우거나 고집을 부릴 때는 나도 강하게 “그건 아니다”라고 지적하는 편이다.

거창하게 교습 철학까지는 아닐지라도 가르치는 나만의 스타일은 확실히 가지고 있다. 교습가는 어렵게 이해하더라도 학습자에게는 최대한 쉽게 설명해야 한다. 어려운 건 내가 알아내야 할 내 몫이지 상대가 의문을 계속 남겨두게 하는 건 좋지 않다.

요즘은 바뀐 룰을 숙지하고 있다. 어떤 질문이 어떻게 들어올지 모르니까. 공만 잘 친다고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습가도 모르는 것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이나 공부를 통해 많은 것을 습득하려고 노력한다.

골프 지도자로서 앞으로 주니어 골프에도 관심을 가져보려고 한다. 선수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임경민
나이 :
29세 
신장 :
165cm 
프로 데뷔 : 2007년 
소속 : 청담스포피아  
활동 :
KLPGA투어(2008~2009년), JLPGA투어(2011~2015년) 현재 골프다이제스트 인스트럭터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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