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소연의 미국 투어 적응기 그리고 최고의 샷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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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소연의 미국 투어 적응기 그리고 최고의 샷 (Ⅱ)
  • 전민선 기자
  • 승인 2019.02.0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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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골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
한국에서는 비용이 많이 든다. 한 라운드에 200달러 정도 지불해야 한다. 주니어에 대한 혜택도 많지 않다. 가족이 전부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여자 골프는 정말 강하고 점점 인기가 높아지면서 상황도 나아지고 있다. 스크린골프 회사인 골프존도 골프 인구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 세대의 골프 인구가 늘어난 데는 골프존의 비용이 훨씬 저렴한 것도 큰 몫을 했다. 스크린골프는 노래방에 가는 것과 비슷하다.

한국에서 열리는 LPGA 대회에 출전할 때와 미국에서 출전할 때를 비교해 본다면?
코스 문화가 다르다. 한국 선수들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행복할 때 특히 더 그렇다. LPGA에 합류하기 전, KLPGA에서 4년 동안 활동했는데 제일 처음 배운 게 나쁜 샷을 하고 나서 클럽으로 지면을 내리치거나 클럽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토너먼트에서 우승할 경우 캐디와 주먹을 마주치거나 포옹을 하는 건 괜찮지만 감정을 너무 드러내면 안 되는데 경쟁자가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더 차분한 마음으로 플레이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지금은 KLPGA도 달라졌을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배웠다. 미국에서 선수들이 코스에서 보여주는 행동과 사뭇 다르다. 완전히 다르다. 미국 사람들은 코스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걸 좋아한다. 선수들이 욕을 하고 클럽을 던지기도 한다. 그리고 행복한 감정도 드러낸다. 타이거처럼. 미국 사람들은 그걸 정말 좋아한다. 미국에서 플레이하면 편안한 이유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양쪽 스타일에 각각 장단점이 있다. 서로 다른 문화에 매끄럽게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미국 스타일에 그렇게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날 때부터 남들보다 서구적이었던 것 같다. 스물두 살에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금방 미국식으로 전환했다. 그건 내가 아주 독립적인 사람이기 때문인 것 같다. 미국에서는 열여덟 살이 되어 대학에 진학하면 곧바로 독립을 한다. 물론 부모님은 여전히 걱정을 하시지만 많은 사람이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혼자 살아가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결혼할 때까지 부모님과 함께 사는 사람이 많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독립을 그렇게 중시하는 문화가 아니다. 나는 늘 독립적이었다. 이를테면 엄마가 숙제를 하라고 하면 하지 않고 그런 말을 하지 않으면 하곤 했다. 부모님은 그걸 간파하고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셨다. 그리고 나 역시 더 독립적인 생활을 하려면 더 많은 걸 책임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면서 뭐든 잘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그게 내 책임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릴 때도 어떤 결정을 내리고 뭘 선택하든 최선을 다해야 했다. 어려서부터 독자적인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서구화된 것 같다.

코스 밖에서는 뭘 하고 싶나?
10년 전에 비해 피로가 심해져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지 늘 생각한다. 그러다가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요리를 하면 아주 작은 재료까지 그 속에 뭐가 들어가는지 알 수 있다. 나는 파스타를 아주 좋아한다. 파스타가 건강에 아주 좋은 편은 아니라는 건 알지만 쌀 파스타라는 걸 찾아냈는데 일반 파스타와 맛이 정말 비슷하다. 나는 채소를 많이 넣고 단백질을 섭취한다. 토너먼트 중에는 닭고기와 돼지고기, 소고기를 먹지 않는데 그러면 몸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주로 해산물과 버섯을 먹는다.

색다른 다이어트도 시도해 봤나?
몸에 잘 맞는지 보려고 2주 동안 채식을 해 봤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나는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완전한 채식주의는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몇 달에 한 번씩은 그렇게 하고 싶다.

메이저 대회 우승과 정규 투어 우승은 어떻게 다른가?
메이저 대회에서는 모든 걸 다르게 관리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냥 똑같은 토너먼트다. 메이저 대회이기 때문에 마음가짐을 더 강하게 다지는 것뿐이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으면 메이저 대회에 대처하는 것도 더 수월하다. 메이저 대회의 코스 세팅은 더 까다롭기 때문에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면 다른 대회에 임할 때 더 자신감이 생긴다. 메이저 챔피언이 되면 사람들이 보는 시각도 달라진다. US여자오픈 이후에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려졌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국 사람들은 내가 US오픈 우승자라는 걸 안다. 곧바로 스타가 되는 것 같다. 

PGA투어 중계를 보나?
본다. 나는 로리의 플레이를 좋아한다. CVS클래식에서 그와 플레이를 했다. 그의 스윙은 굉장했다. 파워가 엄청났고 지면의 힘을 아주 잘 활용했다. LPGA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그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골프광이다. 골프에 관한 것이면 뭐든 좋아한다. 나도 골프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에 비하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지금까지 들은 스윙 팁 중에서 최고를 꼽는다면?
몇 달 전에 내 코치인 캐머런 매코믹이 이런 말을 했다. “다운스윙을 시작하기 전에 백스윙을 마쳐야 한다는 건 알고 있지?” 하지만 나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나는 늘 스윙을 하나로 연결된 동작으로 생각했다. 늘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었다. 그건 아마추어들에게도 좋은 팁이다. 볼을 맞히는 데 급급하면 템포가 흐트러진다. 그런데 백스윙을 끝마친다는 생각을 하면 좋은 템포를 갖는 것이 어렵지 않다.

골퍼로서 최고의 목표는 뭔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 박인비 선수는 그걸 해냈다. 그가 2015년에 그랜드슬램을 완성했을 때 그 곁에 있었다.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사람은 우리와는 다른 우주에 산다고 생각했는데 친한 언니가 그걸 해내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투어에서 보면 박인비가 언니처럼 보이던데.
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멘토다. 그는 내가 겪은 모든 것과 그것을 넘어서는 것들을 경험했다. 그는 상황을 단순화하는 데 아주 능하고 매우 직설적이다. 내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거짓말 같은 건 하지 않는다. 그리고 늘 기탄없이 보탬이 되는 조언을 해 준다.

지치지 않으려는 노력도 중요할 것 같은데.
항상 경쟁하는 삶은 정말 힘들다. 경쟁이 싫다는 얘기가 아니라, 경쟁할 때면 최고의 실력을 내야 하니까 늘 안간힘을 쓰게 된다. 지치지 않으려면 자신만의 삶이 있어야 한다. 골프는 내 삶의 전부가 아니다. 나는 부상의 위험만 없다면 새로운 뭔가를 시도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골프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을 하면 늘 기분이 새로워진다.

지금까지 한 샷 중에 최악의 샷은?
올해 KPMG, 17번홀의 티 샷. 볼을 물에 빠트리면서 메이저 대회 우승 추가의 기회가 물거품이 되었다.

최고의 샷은?
2011년 US여자오픈, 72번 홀, 세컨드 샷. 까다로운 홀이었고 핀의 위치도 아주 까다로웠다. 나는 6번 아이언 샷을 2.4m 앞에 보낸 후 퍼팅을 성공했다. 그 덕분에 연장전에 진출했고 거기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 그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면 지금 내가 어디에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KLPGA에서 활동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골프를 관뒀을지도 모른다. 내 인생을 바꿔 놓은 샷이다.

글_킬리 레빈스(Keeley Levins)
정리_전민선 골프다이제스트 기자(jms@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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