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음악과 발레에 관심이 많은 유소연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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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음악과 발레에 관심이 많은 유소연 (Ⅰ)
  • 전민선 기자
  • 승인 2019.02.0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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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 달성이 꿈이지만 음악과 발레까지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은 유소연과 일문일답.

골프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부모님을 통해 골프를 배우는데 우리 부모님은 골프를 하지 않는다. 나는 친한 친구 때문에 방과 후 수업으로 골프를 선택하게 됐다. 친구가 “뭐든 함께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골프를 하자”고 했다. 그때는 골프가 뭔지도 몰랐고 그냥 친구랑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었을 뿐이다.

그 친구도 프로로 활동하고 있나?
친구는 6학년 때 골프를 그만뒀다. 골프가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내 삶이 정말 근사해 보인다면서 “골프를 계속할 걸 그랬다”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실제로 근사한 건 맞는데 힘든 면도 있다고 얘기한다.   

어떤 면이 힘든가? 
외로움이다. 선수들끼리 어울리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니다. 우리는 실제로 많이 어울린다. 하지만 골프는 독립적인 스포츠이기 때문에 뭔가를 함께하고 싶을 때도 혹시 상대방의 일정에 방해가 될까 봐 물어보는 걸 꺼리게 된다. 그러다 보면 생각이 많아지고 누군가를 귀찮게 하느니 혼자 식사를 하게 된다. 나는 나만 그렇게 느끼는 줄 알았는데 많은 선수가 나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다들 뭔가 함께하고 싶어도 선뜻 물어보지 않고 누가 못하겠다고 해도 기분 나빠 하지 않는다.

경쟁하는 상대와 친구가 되는 건 어렵지 않나?
나는 열일곱 살에 프로로 전향했고 곧바로 KLPGA에서 첫 승을 거뒀다. 그래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질투도 받은 것 같다. 누가 그렇게 곧바로 우승하는 걸 보면 축하해 주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얼마 전에 프로가 됐는데 바로 우승했단 말이야?’ 그래서 초반에는 경쟁자인 동시에 친구가 될 수는 없다고 느꼈다. 하지만 LPGA에 합류하니 선수들끼리 진심으로 챙겨 주는 느낌이 들었다. 생일이면 라커를 장식해 주면서 즐거워한다. 서로 경쟁할 때도 좋은 샷이 나오면 거리낌없이 엄지를 치켜세우고 박수를 쳐 준다. 나는 서로 경쟁하는 동료라도 절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골퍼가 아니라면 이 느낌을 알지 못할 테지만 이쪽 사람들은 내 생각을 이해할 것이다. 나는 선수들과 어울리는 게 정말 편해졌고 진정한 스포츠맨십이 뭔지 배웠다.

다른 스포츠를 하는 게 있나?
2016년 오프시즌에 발레를 시작했다. 그걸 시작한 이유는 뭔가 좀 더 여성스러운 걸 해 보고 싶었고 발레가 재미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훈련도 상당히 고강도로 받는다.

골프에 도움이 되는 점이 있던가?
발레는 골프와 접점이 많다. 골프 스윙을 할 때는 지면의 힘을 활용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발레도 마찬가지다. 점프를 잘하려면 지면의 힘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아야 한다. 나는 뭘 하든 골프와 접점을 찾아낸다.

골퍼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뭘 하고 있었을까?
네 살 때 피아노를 그리고 다섯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내가 다닌 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활동을 최소한 하나는 해야 했다. 1학년 때는 플루트를 했다. 그러니까 악기를 세 개 배웠다. 바이올린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그만큼 좋았다. 골프를 하기 시작한 후에도 늘 음악가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골프를 선택하게 됐나?
열네 살이 됐을 때 엄마가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바보 같은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음악이 내 전부였으니까. 그런데 좀 더 생각을 해 보니까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보다 코스에 있을 때 더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다.

어려운 선택이었나?
그때는 어린 데다 뭐든 하고 싶은 걸 하는 성격이라서 상당히 쉬웠다. 내일 아침에 골프를 하고 싶지 않으면 그만둘 것이다. 인생은 한 번뿐이므로 하고 싶지 않은 걸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면 안 된다는 게 내 인생의 모토다. 그래서 나는 늘 내가 하고 싶은 걸 한다.

지금도 바이올린을 연주하나?
음악은 이제 취미가 되었다. 여동생은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그래서 지금도 나를 조금씩 가르쳐 준다. 그러면서 늘 이런 말로 나를 자극한다. “좋은 바이올린을 가지고 있잖아. 연주하고 있지?” 하지만 그것도 골프와 마찬가지다. 연주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그리고 기대치가 워낙 높기 때문에 좌절감이 든다.

글_킬리 레빈스(Keeley Levins)
정리_ 정리_전민선 골프다이제스트 기자(jms@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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